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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동영상 소개 스크랩 EBS 다큐 프라임 - 자본주의 1부 - 돈은 빚이다
Vistar 추천 0 조회 373 13.12.07 12:4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1부

돈은 빚이다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맙소사! ”

“오! 하느님”

“모르겠네요.”

“경제구조에서 가장 성공한 형태죠.”

 

노벨상 사상자에게도 어려운 질문이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자본주의.

 

자본주의. 솔직히 말만 들어도 어렸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뭔지도 모르고 어떻게 자본주의 시대를 살겠습니까? 우리는 자본주의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 세계적인 석학들을 만났습니다.

 

 

 

 

“자본주의는 자유 시장 체제입니다.”

 

 

 

 

“금융은 인류 문명에 필수적이었습니다.”

 

 

 

 

“돈은 장막 같은 거예요. 진짜 경제를 보려면 이걸 열어젖혀야 하죠.”

 

 

 

 

“현대 경제에서 돈은 돈을 찍어내는 중앙은행에서 나옵니다.”

 

 

 

 

“중앙은행은 은행가들을 위한 은행입니다.”

 

 

“중앙은행은 재정적으로 경제를 안정시키고 불황을 줄이기 위한 금융기관입니다.”

 

 

“은행이 하는 것은 야바위(shell game)입니다.”

 

자, 그럼 제일 먼저 무엇부터 알아야 할까요. 현대에는 금융 자본주의 세상입니다. 금융, 즉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뜻이죠. 돈이 태어나는 근본원리를 아는 것은 여러분들에게 불편한 진실이 될 것입니다. 그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진실의 세계로 가볼까요.

 

아무도 말하지 않는 돈의 진실

돈이란 무엇인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 없이는 한순간도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때로는 돈을 사랑합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비난 받을 일일까요. 아니면 돈을 무시하는 것이 어리석은 짓일까요. 아니면 돈을 모르는 것이 문제일까요.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시스템이 아닙니다. 영국에서 시작돼서 미국에서 발전된 시스템입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全)세계에 금융시스템은 대동소이합니다. 우리는 돈을 때로는 미국이나 영국 얘기를 때로는 한국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다르지 않습니다. 돈이 돈의 근본원리는 다 똑같기 때문입니다.

 

돈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역시 어려운 질문입니다. 그래서 쉽게 물가 얘기부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어렸을 때는 짜장면 한 그릇이면 정말 최고의 외식 거리였습니다. 그때 돈으로 십오원. 그런데 요즘 짜장면 한 그릇 먹으려면 보통 4,500원은 내야 합니다. 50년 동안에 무려 300배. 뭐 짜장면뿐이겠습니까? 오늘 물가 다르고 내일 물가 다르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죠. 시장만 갔다 오면 나날이 홀쭉해지는 장바구니에 한숨이 절로 나오죠. 도대체 물가는 왜 자꾸만 오르기만 하는 것일까요.

 

 

 

물론 가격에 대해 학교에선 배우긴 했습니다. 바로 수요공급법칙.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곳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거죠. 그러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공급이 부족하거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뜻,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물가가 오르는 것이 정말 그 이유뿐일까요? 1억짜리 아파트 가격이 1년도 채 안돼서 2억이 되는 것도 공급이 부족하거나 갑자기 수요가 늘어서 일까요? 혹시 물가가 오르는 데에는 수요와 공급 법칙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 혹시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물가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돈의 양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 즉 통화량이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돈의 양이 많아지다.’ 무슨 황당한 소리냐구요. 이제부터 잘 보십시오. 지난 50년간 어떻게 돈의 양이 늘어났는지, 왜 물가는 오르기만 했는지.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돈의 최고의 가치를 갖는 금융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돈이 돌고 도는지 분명하게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신문에 오르내리는 양적완화, 통화팽창, 또 이런 말들이 무슨 뜻인지 이젠 아시게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금융자본주의라는 숲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자, 그럼 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어떻게 돌고 도는지부터 알아볼까요.

 

헤더 스미스

“돈이 어디에서 생기냐고요? 제가 일해서 벌잖아요.”

제스 워커

“돈이 어떻게 움직이냐고요? 잘 몰라요. 충분히 알고 있지 않나요.”

 

누가 돈을 만드나요?

“아마도 조폐공사? 잉글랜드 은행과 가치가 같은 스코틀랜드은행도 있어요.”

 

맞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돈은 조폐공사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물론 조폐공사에서 찍어내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 중에서 극히 일부분입니다.

 

니얼 퍼거슨 / 미국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

“돈을 말할 때 대부분 사람들이 이런 것을 떠올립니다. 5달러 지폐에요. 지폐 혹은 동전만을 상상하죠. 물론 그것도 돈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 돈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은행에 있죠.”

엘렌 브라운 / 미국 공공은행연구소 대표 변호사

“정부 인쇄기를 보고 정부가 돈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돈을 만드는 방식이 아닙니다.”

 

 

이해가 안 되시죠. 그럼 나머지 돈은 어디서 나오느냐고요. 그걸 알려면 일단 이 사회에서 돈이 어떻게 도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 간단하게 말해보겠습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조폐공사에서 100원을 찍어서 시중은행에 줬습니다. 그러자 중소기업사장 A가 그 100원을 대출 받아서 기계도 사고 직원들 월급도 줍니다. 다행히 이익이 나서 은행의 대출 받은 것에 대해 원금과 이자를 일단 50원을 갚았습니다. 그럼 은행은 그 50원을 다시 학원 원장 B에게 대출해주죠. B는 그 돈으로 학원 운영비도 쓰고 선생님들 월급도 줍니다. 다 아는 얘기죠.

 

아마 여러분은 이렇게 은행에 다른 누군가가 저금을 하거나 값은 돈을 ‘나에게 대출해 준다’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이제껏 우리가 알고 있었던 은행의 모습이니까요. 하지만 그건 우리가 은행에 대해서 너무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입니다.

 

엘렌 브라운

“은행은 예금 한도 내에서만 빌려주진 않습니다. 은행에서 인출하려 할 때 ‘죄송합니다. 당신의 예금을 방금 스미스 씨에게 대출해줬습니다. 30년 후에 찾으러 오세요’ 하지 않습니다.”

 

“예금으로 대출해 주는 게 아니다.” 그럼 대체 무슨 돈으로 대출을 해주는 걸까요.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방금 얘기했던 것처럼 돈이 돈다면 시중에 있는 돈은 딱 100원 뿐입니다. 말도 안 됩니다. 조금 전에 분명히 조폐공사에서 찍은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시중에 돌아다닌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죠. 시중에 있는 돈은 당연히 100원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럼 어떻게 찍어내지도 않은 돈이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일까요.

 

 

내가 100원을 벌어서 그대로 금고에 넣어두면 돈은 계속 100원 뿐입니다. 은행도 마찬가지죠. 내가 예금한 돈을 그대로 두면 돈을 계속 100원 뿐입니다. 그런데 은행은 이걸 그냥 넣어 두지 않습니다. 은행은 그중에서 10원 남겨두면 나머지 90원을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그걸 A가 대출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내 통장에는 분명히 100원이 찍혀 있는데 A가 대출한 금액은 90원. 이제 나와 A 두 사람이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는 돈은 190원이 됐습니다. 100원이 어떻게 190원이 된 걸까요? 알쏭달쏭하죠. 수학방정식에 집어넣어 봐도 전혀 맞지 않는 계산입니다. 뭐 듣고 보니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어떻게 갑자기 90원이 생겼을까요? 그리고 왜 은행은 100원을 다 대출해 주지 않고 10원을 남겼을까요?

 

 

약속 때문입니다. 정부랑 은행이랑 약속한 겁니다. 100원이 들어오면 은행은 10원을 남기고 나머지 90원은 대출해 줘도 된다고 정부가 허락해 준 것입니다. 그래서 없던 돈 90원이 갑자기 생기게 된 겁니다. 못 믿으시겠다고요. 보세요. 분명히 경제학 교제에도 쓰여 있습니다.

 

은행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이 원리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 바로 1963년 미국 연방준비은행(FRB) FRB에서 만든 업무 매뉴얼 현대금융원리입니다. 이 문서는 돈의 탄생원리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규정에 따르면 10%를 부분 지급 준비율로 갖고 있게 돼 있습니다. 부분 지급 준비율이란 예금한 고객이 다시 돈을 찾아갈 것에 대비해서 은행이 쌓아 두어야 하는 돈의 비율을 말하는 것이죠. 이제부터는 간단히 지급 준비율이란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마디로 은행은 은행에 들어온 돈 100원 중 10% 즉 10원만 남겨 놓으면 나머지 90원은 대출해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냐고요. 사실 지급 준비율은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엘렌 브라운

“영국 사람들이 금 세공업자에게 금의 안전을 위해 맡기던 것에서 유래됐어요.”

 

 

캐나다의 유명한 경제학자, 찰스 넬슨은 그의 책 거시 경제학에서 이 얘기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16세기 영국의 도시들에서 때때로 또는 자주 있었던 일입니다. 이 시대에는 금이 돈이었습니다. 근데 금은 무거웠죠. 금세공업자는 금을 휴대하기 편리하게 금화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보관하기 위해 금고를 마련했죠.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귀중한 금을 보관하기 위해서 금세공업자의 금고를 빌렸습니다. 그럼 금세공업자는 보관증을 써 주었죠. 보관증만 가져오면 ‘언제든 금을 내주겠다’ 하는 뜻입니다. 물론 보관료도 받았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 사이에서는 금화 대신 보관증이 돌아다녔습니다. 금화보다 훨씬 가볍고 언제든 금세공업자에게 가서 주면 다시 금화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었죠. 그것은 본 금세공업자는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은 한꺼번에 모든 금화를 찾으러 오지도 않고, 동시에 몰려오지도 않는다!”

 

금세공업자는 재치를 발휘합니다.

 

“금화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자.”

 

사람들이 맡겨 둔 금화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기로 하죠. 대출이 잘 갚아지는 한 아무도 눈치 챌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세공업자는 고객의 금화를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출해 줬습니다. 그리고 대출하면서 받은 이자로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됐습니다.

 

“대출 때문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던데”

“그래? 인도 무역에 엄청나게 돈을 댄다는 소문이 있던데 틀린 말이 아니군.”

 

사람들은 금세공업자가 갑자기 많은 돈을 벌은 것을 수상하게 여겼습니다.

 

“이에 금 세공업자는 재치를 발휘.”

 

하지만 곧 자신들의 금화로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신수 훤 한데~”

 

사람들은 금세공업자에게 가서 항의했습니다.

 

“런던 시계탑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금화를 가지신 분이군요.”

“내가 맡긴 금화는 잘 있겠지?”

 

그러자 금 세공업자는 제안은 합니다. 당신의 금으로 대출을 해서 이자를 받으면 그걸 나누어주겠다고. 사람들은 괜찮은 거래라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금세공업자도 걱정이 없습니다. 대출이자가 항상 예금이자보다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금세공업자는 더 욕심이 생겼습니다. 다시 머리를 썼죠.

 

“내 금고에 금화가 얼마나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아내 제인도, 내 딸 엘리스도 모르지 아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야.”

 

금세공업자는 금고에 있지도 않은 금화를 마음대로 빌려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금세공업자가 없는 돈을 만든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죠. 어떻게 그걸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엘렌 브라운

“금세공업자들은 금고의 금보다 10배나 많은 보관증을 발행했습니다. 더 현명한 사람은 없었을 거예요. 사람들이 통상 약 10%의 금을 찾으러 온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이것이 현재 10% 지급준비율의 토대가 됩니다.”

 

 

 

 

그렇게 있지도 않은 금화에 이자 수입까지 벌어 드리다 보니 어느 새 금세공업자는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은행업자로 대변신을 하게 됩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금세공업자를 의심하기 시작했죠. 갑자기 몇몇 부유한 예금주들이 은행에 나타나서 그들의 금화를 모두 가져가 버렸습니다. 뒤늦게 금화를 찾으러 온 사람들이 보관증 대신 금화를 내놓으라 했지만 이미 늦은 일이죠. 있지도 않은 금화까지 빌려줬으니까요. 바로 뱅크런(Bankrun)이 일어난 것입니다. 은행에 돈을 맡겨 사람들이 한꺼번에 돈을 인출하는 현상, 뱅크런. 현대에도 아무리 건전한 은행일지라도 뱅크런이 일어나면 망하게 돼 있습니다. 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죠.

 

제프리 마이런 /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모든 사람들이 예금액을 같은 날 전부 찾는다면 은행은 파산 할 겁니다. 은행이 내줘야 하는 돈은 원래 예금액에 한참 못 미치니까요. 그것이 금융 위기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리처드 실라 / 미국 뉴욕대 금융사학과 교수

“금융위기는 300~400년 전에 시작됐습니다. 그 이후 주기적으로 종종 일어납니다.”

 

그러나 바로 그때 영국 왕실은 오랜 전쟁으로 금화가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은행업자에게 가상의 돈을 만들어서 대출영업을 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락해 줬습니다.

 

“정기적으로 관청에 나와서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은행의 이름에 들어 있는 ‘Chartered’는 바로 ‘면허받은, 공인된’이라는 뜻입니다. 약 300년 전쯤의 일입니다. 당시 영국 왕실은 금 보유량의 약 3배까지 대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었습니다.

 

제프리 잉햄 / 영국 캠브리지대 사회학과 교수

"왕은 전쟁을 위해 돈을 빌려야 했고, 상인들은 무역로가 확보되길 바랐죠. 연결고리가 있었던 거예요. 부르주아 자본주의 상인들과 국가가 서로 연합을 했죠. 거래가 성립됐어요. 왕은 상인들이 잉글랜드 은행을 설립하는 걸 허락했습니다. 왕실이 특권을 준거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은행이 설립되고 은행은 지급준비율을 이용해서 돈을 마음대로 불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약속은 현대 은행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제프리 마이론 /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예금액 대부분은 은행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 대출되었죠. 은행에 두는 지급준비율은 통상 10% 정도입니다."

 

 

자, 그러면 지급준비율이 10%인 경우에 돈이 얼마나 불어나는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자 이번에는 돈을 늘려보겠습니다. 은행에 100억이 들어오면 은행은 그중 10%인 10억을 지급준비율로 놔두고 나머지 90억을 대출해 줍니다. 이렇게 난데없이 생긴 90억을 신용통화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제 실질 시장에서 도는 돈 즉 통화량은 모두 190억이 된 셈이죠. 90억은 지급준비율 10%을 떼고 다시 대출할 수 있는 돈 81억을 만듭니다. 81억은 72억을 만들고 72억은 65억을 만들고 마치,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무한 등비급수의 합처럼 이렇게 돈이 계속 부풀어 나는데 이 과정을 신용창조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럼 이렇게 빌려 줄 수 있는 최대까지 빌려 준다면 얼마까지 만들 수 있겠습니까? 원래 있던 100억을 더해 최대 1000억 대출할 때마다 새 돈이 생기는 겁니다.

 

제프리 임행

"지불에 대한 약속입니다. 신용인거죠. 모든 돈은 신용이에요."

엘렌 브라운

"오늘날엔 금과 무관합니다. 은행은 통화 시스템을 부풀립니다. 그게 은행이 하는 일입니다. 더 많은 대출을 해줘야 통화 시스템에 더 많은 돈이 생깁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사회가 빚 권하는 사회가 된 이유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대출 문자가 날아오고 여기 저기 은행에서 대출 안내문을 보내는 이유인 것입니다. 고객이 대출을 해가야 은행은 새 돈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돈은 이다

 

 

 

 

 

지급준비율이 적을수록 은행은 더 적은 돈만 남기면 됩니다. 돈을 더 많이 불릴 수 있다하는 뜻이죠. 우리나라는 중앙인행인 한국은행이 결정합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지급준비율은 평균 3.5%내외.

 

 

자, 그럼 평균 지급준비율을 3.5%다, 이렇게 가정하고 돈이 얼마나 불어나는지 볼까요. 한국은행이 애플은행에 5000억 원을 대출로 공급합니다. 그럼 애플은행은 이 돈을 대기업사장 남자 1호에게 대출해주죠. 남자 1호는 그 돈을 A에게 재료값으로 줍니다. A는 그중에서 5% 정도인 250억 원을 회사 금고에 현찰로 넣어 두고 쓰고 나머지 4750억 원은 은행통장에 예금해 놓고 사용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돈은 오렌지 은행에 A의 예금계좌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럼 오렌지 은행은 A가 예금한 돈의 3.5%인 166억 3천만 원을 지급준비금으로 떼어 놓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4583억 8천만 원을 남자 2호에게 대출해 주죠. 남자 2호는 B씨에게 지불하고 B씨는 역시 5%정도만 현찰로 두고 나머지 금액은 바나나 은행에 예치합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되죠. 그럼 얼마로 늘어날까요? 대출할 수 있을 때까지 다 대출한 경우에 모두 6조 60억 원이 됩니다.

 

5000억이 6조 60억이 되다니 신기할 따름이죠. 여하튼 새 돈이 생기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니얼 퍼거슨

"금융시스템의 돈은 거의 눈에 보이지 않고 단지 컴퓨터 화면에 입력된 숫자로만 존재합니다."

엘렌 브라운

"은행이 하는 것은 야바위 게임(shell game)입니다. 은행은 '꼭 실제의 돈을 보유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당신이 원하면 즉시 내주겠다'고 주장합니다."

 

 

새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뚜껑을 열 때마다 살짝 더 작은 인형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과 같습니다. 돈은 은행에 들어갈 때마다 계속 불어나게 돼 있습니다.

 

존스틸 고든 / 미국 금융사학자

"은행은 무엇을 할까요? 남의 돈을 가지고 돈을 법니다."

 

 

이제는 시중에 돌고 있는 돈이 조폐공사에서 찍어낸 돈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믿으시겠습니까? 이 그래프는 지난 50년 간 우리나라의 통화량 그래프입니다. 그리고 이 그래프는 지난 50년 간 우리나라의 물가 그래프입니다. 그런데 두 그래프를 비교해 보면 기울기가 비슷하지 않습니까? 통화량이 늘어난 만큼 물가가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금값을 보면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1970년 1000달러를 가지면 금 28온스(OZ)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 2월 1일 금 시세는 1온스 당 1738달러 1000달러를 가지면 겨우 0.58온스의 금을 살 수 있을 뿐입니다. 가격이 무려 48배나 올랐습니다. 물가가 계속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돈이 많아지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리고 이렇게 통화량이 증가해서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통화팽창,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합니다. 자 이쯤 되면 머리가 지끈 거리고 왜 내가 이걸 알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하지만 모르면 안 됩니다. 이걸 알아야 이제부터 할 더 중요한 이야기를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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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저보고 자본주의에 대해 논하라고요?

 

자 그럼, 다시 되짚어 보겠습니다. 시중 은행이 대출을 해서 돈을 돌리는데 그 원금은 누가 준다고 했죠. 그렇습니다. 중앙은행이 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앙은행도 돈을 불립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먼저 중앙은행이 어떤 일을 하는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중앙은행은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하는 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기 위해 두 가지의 권한을 갖고 있죠. 이자율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화폐를 찍어낼 수 있는 권리입니다.

 

리처드 실라

"현대경제에서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관리합니다. 시중에 돈이 더 필요하면 중앙은행이 돈을 더 공급할 수 있습니다."

 

"기존 금리인 콜금리를 3.5%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예, 콜금리가 인상됐지만 금융시장의 반응은 과거와는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 뉴스보도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했다거나 동결했다는 뉴스를 자주 보셨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여기 저기서 들썩들썩 합니다. 대출 받을 것을 갚아야 할지 아니면 더 대출을 해야 할지

 

"요즘 장보기가 두렵다는 주부가 많습니다. 배추 가격은 한포기에 6000원이 넘었고 생갈치 한 마리는 예년보다 25% 가까이 올랐습니다." - 뉴스보도

 

 

물가는 어떻게 될지 이는 이자를 이용해 기존의 통화량을 조절하려는 것입니다. 보통 침체해 있는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즉 경기부양을 위해서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중앙은행은 바로 이렇게 이자율을 조절해서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하죠. 그런데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화폐를 찍어내는 일이죠. 뉴스나 신문에서 소위 양적 완화라는 표현, 많이 들어보셨죠. 금융위기 이후 거의 매일 듣는 말이었을 겁니다. 한마디로 중앙은행이 기존 금리를 내려도 효과가 없을 때 직접 돈을 푸는 방법을 말합니다.

 

 

 

그런데 중앙은행이 이렇게 자꾸 돈을 찍어야만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실 따로 있습니다. 로저 랭그릭(Roger Langrick)이 논문을 통해 개시한 이론을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해 봤습니다.

 

이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섬이 하나 있습니다. 이 섬은 외부와 전혀 소통하지 않은 단일한 통화체제를 갖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섬에는 중앙은행 A와 시민 B, 시민 C. 세 사람이 삽니다. 중앙은행이 발행한 돈은 딱 만원. 이 돈을 시민 B가 연이율 5%로 빌렸습니다. 그러니까 1년 뒤에 이자 500원을 더해 10,500원으로 갚기로 한 것이죠. B는 빌린 10,000원을 주고 C에게서 배를 한 척 삽니다. B는 열심히 고기를 잡아 돈을 법니다. 자, 그럼 B는 과연 1년 뒤에 10,500원을 갚을 수 있을까요. 답은 ‘갚을 수 없다’입니다.

 

 

 

 

 

왜냐하면 섬에 있는 돈은 딱 10,000원. 이자 500원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은행 시스템에는 애초에 이자가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이자를 갚으려면 방법은 딱 하나 다시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중앙은행 A가 500원을 더 발행하고 그걸 누군가 대출하는 겁니다. 이제 섬에 있는 돈은 모두 10,500원. 만약 B가 열심히 일해서 섬에 있는 돈을 모조리 벌면 빌린 돈과 이자를 다 갚을 수 있게 되죠. 그런데 가만, 그럼 D가 빌린 500원의 원금과 이자는 또 어떻게 될까요. 또 만들어야 하고 또 누군가 빌려야 합니다. 결론은 이자가 없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계속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엘렌 브라운

"이자와 과거의 대출을 갚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대출을 주는 겁니다. 이것이 통화량을 팽창시키고,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제프리 마이론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적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오죠. 1달러당 살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줄어드는 겁니다. 정부가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이 옵니다."

 

은행이 대출을 통해 돈을 불리는 경우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이 화폐를 찍어 돈을 불리는 경우에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사실 인플레이션은 누구나 다 좋아합니다. 일단 돈이 많이 도니까 흥청망청 쓸 수 있는 것이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잘 사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이죠.

 

 

 

 

 

 

 

이 모두 14개. 이것은 100조 달러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짐바브웨에서 2008년에 실제로 사용했던 짐바브웨 달러입니다. 이때 짐바브웨는 한해 최고 2억 3천 100만 퍼센트라는 상상초월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바로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태. 40여 년을 통치한 무가베 대통령의 무지한 정책이 바로 그 원인이었습니다. 극심한 실업률을 극복하고 외채를 상환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화폐를 찍어서 국고로 썼기 때문이었습니다.

 

리처드 실라

"단 기간에 너무 많은 돈을 찍어내면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중앙은행이 과도하게 돈을 만들었을 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가지 중앙은행이 왜 돈을 불리는지 그리고 과도한 경우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통화시스템에는 항상 이자가 없다는 사실은 또 다른 끔찍한 상황을 만듭니다. B는 대출한 돈 10,000원과 이자 500원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래서 섬에 있는 10,500원을 다 벌어 빚을 갚았습니다. 그럼 D는 은행에서 빌린 500원을 어떻게 갚을까요. 당연히 못 갚습니다. 파산하게 되는 거죠. 즉 내가 이자를 갚으려면 누군가의 대출금을 가져와야 합니다. 그래서 현대 금융시스템에서 빚을 갚는 건 개인한테는 좋은 일이지만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돈이 적게 돌면 결국 누군가는 이자를 갚을 수 없게 되고 그럼 그 사람은 파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당연히 수입이 적고 빚은 많고 경제 사정이 어두운 사람이 제일 먼저 피해자가 되겠죠.

 

이 세상에는 여러 보존의 법칙이 있습니다. 에너지 보존 법칙, 운동량 보존 법칙 등등. 현대 금융시스템은 바로 빚 보존 법칙이 지배하는 시스템이죠. 누군가 빚을 갚으면 누군가는 파산하게 됩니다. 모든 돈이 빚에게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이 필연적입니다. 이자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다른 이의 돈을 뺏기 위해 경쟁할 수 밖에 없게 돼 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싸웁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매일 돈, 돈, 돈하고 사는 이유죠.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이 전부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우리의 경쟁이 여기에서 시작된 것이죠.

 

"우리의 은행시스템은 아이들의 의자 앉기 놀이와 다를 바가 없다. 노래하고 춤추는 동안은 낙오자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이 멈추면 언제나 탈락자가 생긴다. 의자는 언제나 사람보다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에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연속으로 벌어지면 시중의 돈의 양이 줄어들게 됩니다. 돈이 부족하니 돈을 못 갚는 사람들이 더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대량 부도 사태가 속출하고 파산하게 됩니다. 통화량도 계속 줄어듭니다. 팽창이 멈추는 순간 우리는 순식간에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디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입니다.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돈이 돌지 않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거품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일단 돈이 없으니까 기업이 위축됩니다. 생산과 투자를 줄이게 되죠. 직원을 새로 뽑기는커녕, 일하던 사람들도 내보냅니다. 일자리가 부족해집니다. 돈을 벌기가 힘들죠. 여기저기서 돈 없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서 디플레이션은 누구나 싫어합니다.

 

엘렌 브라운

"세계의 신용은 무너졌어요. 여전히 디플레이션에 있습니다. 돈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유럽 연합을 보세요. 여러 국가가 빚에 허덕이고 있어요. 누구에게 진 빚인가요? 빚과 이자를 갚을 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플레이션 후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숙명과도 같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호황이 진정한 돈이 아닌 빚으로 쌓아올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품을 만들어 번 돈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만든 돈, 일해서 번 돈이 아니라 빌린 돈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에도 4계절이 있는 법입니다. 여름이 지나면 가을, 겨울이 오는 법이죠. 그럼 궁금해집니다. 겨울이 온다는 건, 미리 알 수는 없는 일일까요?

 

에릭 메스킨 /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미국 프린스턴대 사회학과 교수

"금융위기가 정확히 언제 일어날지 미리 아는 것은 어렵습니다. 지진이 언제 일어날지 아는 것 만큼이요. 하지만 금융시스템의 위기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지질학, 지진학을 통해 어느 지역에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지 알 수 있는 것과 같죠."

 

 

 

 

 

 

1925년 러시아의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드라예프는 자본주의 경제 환경에서는 장기 순환 주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주기가 48년에서 60년 정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죠. 금세기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가운데 한 명 슘페터 역시 자본주의 경제는 물결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콘드라티예프 파동, 이렇게 이름을 붙였습니다.

 

 

자, 그럼 이제 우리가 어디에 와 있는지 볼까요. 미국의 콘드라티예프 주기의 겨울은 2000년부터 이미 시작됐습니다. 2007년부터 시작한 급격한 이자율 하락은 디플레이션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융회사들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까지 돈을 대출해 준 것입니다. 바로 모기지죠. 그것으로 그들은 집을 사고 차를 샀습니다. 빌릴 수 있는 사람은 다 빌렸고 빌려서는 안 되는 사람까지도 다 빌렸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추락하니까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했습니다. 금융위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집값은 항상 오르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콘드라티예프 주기의 여름에 사셨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제 왜 금융위기가 일어나는지, 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지, 왜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지, 왜 젊은 사람들이 취직을 못하는지 아시겠습니까?

 

갚아도 갚아도 없어지지 않는 빚. 우리는 결코 갚을 수 없는 부채 사슬에 묶여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기에 희생되는 언제나 힘없는 우리들 중에 누굽니다.

 

엘렌 브라운

"이건 민주적인 시스템이 아닙니다. 은행가를 위한, 은행가에 의한 민간은행 시스템입니다."

 

〃우리는 물고기입니다.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물과 양분을 주듯이 돈을 풉니다. 이제 살았구나 싶습니다. 우리는 금융자본이 쏟아 붓는 빚을 먹고 몸집이 커집니다. 그러나 때가 되면 금융자본은 순식간에 물을 뺍니다. 이미 커져버린 몸집은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하지만 이미 죽은 목숨 입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뉴스와 신문은 연일 미국의 FRB가 무엇을 했는지 미국의 경제 상황이 어떤지 그래서 우리나라의 전망은 어떤지를 분석하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는 아직도 불황의 터널에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미국, 미국 하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미국이 뭘 하든 어찌 됐든 내 지갑 속의 돈과 무슨 상관인가 하실 겁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나라는 자원이 거의 없습니다. 석유도 철광석도 나무도 거의 다 수입하죠. 그런데 그런 것을 사려면 달러가 필요합니다. 세계 수많은 돈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돈은 달러뿐입니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이죠. 자, 그럼 달러는 어떻게 세계 기축 통화가 됐을까요?

 

태환 제도(Gold standard system)

 

 

 

1944년 7월 미국 뉴햄프셔주에 브레튼 우즈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44개 연합국 대표가 모였습니다. 그들은 외환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무역을 활성화한다하는 그런 목적으로 브레튼우즈 협정을 맺었습니다. 35달러는 내면 금 1온스를 내주겠다고 각국의 달러를 고정시킨 것입니다. 미국의 달러가 세계 기축 통화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욕심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전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자, ‘금으로 바꿔달라’ 하는 요구가 많아졌습니다. 그러자 금 보유호가 크게 떨어지고 돈을 찍어 내려면 금이 더 필요했지만 금을 확보하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러자 다른 나라들이 달러 가치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금 태환제를 철폐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닉슨

“우리는 미국 달러를 보호해야 합니다.”

 

엘렌 브라운

“닉슨 대통령은 ‘죄송합니다. 금이 떨어졌어요.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바꿔줄 수 없어요.’ 라며 금 태환제를 폐지했습니다.”

 

 

 

 

 

 

 

위의 달러는 1971년 이전의 달러입니다. 아래의 달러는 1971년 이후의 달러입니다. 무슨 차이점이 있는지 아십니까? 1971년 이전의 달러는 은행에 가면 언제든지 금으로 바꿔주겠다,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그러나 71년 이후의 달러는 금과 무관합니다. 종이 돈일 뿐입니다. 1971년은 달러가 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미국이 원하기만 하면 마음대로 돈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자, 그럼 여기서 잠깐. 상식 테스트 한 번 해보겠습니다. 달러는 누가 찍어낼까요? 1번 미국 정부, 2번 민간 은행, 답은 뭐겠습니까? 2번 민간은행입니다. 달러는 미국 연방준비은행 즉 Federal Reserve Bank. 흔히 FRB라 이렇게 부르죠. 바로 이 FRB에서 찍어 냅니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죠. 그런데 좀 다릅니다. 한국은행은 정부기관입니다. 하지만 FRB의 Federal이 정말 ‘연반정부의’라는 뜻일까요.

 

 

 

 

 

 

그런 미국에 전화번호부만 찾아봐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연방란을 찾아보겠습니다. 연방란에는 없습니다. 자, 그럼 민간기업란으로 가보겠습니다. Federal Reserve Bank. 예, 있네요. 민간기업란에 있습니다. FRB는 정부기관이 아닙니다.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몇몇 민간은행들의 법인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FRB가 달러를 발행하는 것입니다.

 

엘렌 브라운

“사실은 정부가 아니고 연방준비은행(FRB)이 돈을 발행합니다. 정부도 FRB로부터 돈을 빌려야 합니다. 연방준비은행은 민간 은행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달러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몇몇 금융자본들이 세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존스틸 고든

“미국이 재채기하면 세계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주장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새로운 기축통화를 찾는다는 거죠. 하지만 기축통화를 쓸 만큼 경제규모가 큰 나라가 없습니다. 맘에 들 든, 말 든 당분간 세계는 미국에 고정된 것입니다.”

 

 

 

결국 전 세계는 미국 금융에 운명을 맡기고 있습니다. 미국, 미국 하는 것이 맘에 안 들어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돈의 흐름을 알려면 미국의 정책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나의 지갑이 세계 경제와 그리고 미국 경제와 연결돼 있는 이유입니다. 이제 자본주의 세상이 좀 보이십니까? 큰 그림에서 돈의 흐름을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잊어버린 돈은 우연히 아닙니다. 시작부터 잘못된 통화정책과 탐욕스러운 금융자본의 그 첫 번째 차림이 있습니다. 물론 빚으로 만든 돈을 흥청망청 쓴 우리의 잘못도 큽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돈이 돌아가는 원리를 모르면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금융자본주의 세상에서 빚은 돈입니다. 돈은 빚입니다. 이자가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언제 의자를 뺏기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돈의 노예, 빚의 노예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미국이 어떻게 돌아가고 그래서 우리나라의 정책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이 디플레이션의 시대인 것도 아셨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빚을 내라고 흥청망청 쓰라고 유혹하는 목소리가 들릴지라도 스스로 중심을 잡고 판단하셔야 되겠습니다. 나와 내 가족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도 참 다행입니다. 추운 겨울을 잘 지내면 따뜻한 봄이 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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