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배 마치고 뭐할 거야' 물으면 '글쎄 할일 없어. 그냥 타운에 세워줘, 사람 구경하다 집에 가지 뭐' 주일 차 안에서 제이콥과나누는 대화입니다.
주일마다 차량 운행을 하는데 하루는 거실 테이블 위에 작업 중인 그림 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을 그려 팔기도 하고 선물로 준다고 합니다. 이거다 싶어 제이콥에게 주일오후 청소년들에게 그림 그리기를 가르쳐 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가르쳐 본 경험이 없어 자신 없다고 주춤했지만 그를 격려해 주일오후 강사로 초대했습니다. 주일 오후 그들이 좋아하는 독수리 조각상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더니 다짜고짜 그리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매의 눈으로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리기 시작합니다. 선교사는 속으로 '너무 준비가 없는 거 아니야'생각 했지만 잠시 후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노트를 꺼내더니 한장씩 한장씩 번호가 매겨진 그림을 펼쳐 보입니다. 그림을 그릴 때 어떤 순서와 구조를 가지고 그려야 하는지 보여주는 노트였습니다. 아이들은 그의 설명에 귀 기울이며 그리기를 이어갑니다. 평소 같았으면 20분 설교도 집중하기 힘들어 하는 아이들인데 한 시간이 넘도록 앉아 있는 모습에 선교사를 놀라게 했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통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제이콥이 활짝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