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시내관광
어제의 장시간 비행에 피로가 쌓여서 아침 잠까지 충분히 자고 늦으막이
일어났다.
오늘은 시드니 시내관광을 하는 날.
원래는 시내관광을 하는 '굿모닝 시드니 - 시티투어' 관광버스를 타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다른 관광객들과 어울려서 시내를 돌아볼 예정이었는데, 아무래도
정해진 코스를 따라 통제하에 겉핥기식 단체관광을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시티투어 버스관광을 취소하고 우리 둘이만 따로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래야
자유여행의 맛도 더 있을 것 같고...
그래서 간단한 아침(누룽지 + 모닝빵 + 커피 한
잔)을 먹으면서 호주 시드니 시내관광지도를 펼쳐놓고
돌아볼만한 장소와 코스를 정했다.
오늘 우리가 돌아보기로 한 장소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하버브릿지, 퀸 빅토리아 빌딩, 하이드 파크, 세인트 메리 성당, 울루물루
선착장(핫도그로 점심), 로얄보타닉 가든 등으로 하고, 휴대용
손가방 하나뿐인 가벼운 차림으로 호텔을 나섰다. (이번에는 카메라와
캠코더는 휴대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대채하기로
했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서 호텔에서 가까운 퀸 빅토리아 빌딩을 갔다. 여기는 대형쇼핑센타인데 딱히 무엇을 사겠다기 보다는 관광명소라고
하여 구경하러 갔는데, 그 앞에는 두세 팀의 한국관광객 단체가 있었다. 바로 이곳이 1일관광 신청자들의 모임장소라고 했다.
빅토리아 빌딩을 잠시 돌아보고 가까운 곳에 있는 하이드파크를 찾아
가다가 이번에는 파크스트리트 교차로에서 시티투어 버스가 지붕 위에 여러 국적의 관광객을 가득싣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같은 관광객 입장이니 일단 손을 흔들어 주고 공원 입구 도로 건널목에
도착하여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신호가 바뀌지를 않고 그대로 있었다. '고장인가?' 생각하고 건널까 말까 하는 중인데 옆에
한 사람이 와서 신호기 기둥에 설치되어 있는 버튼을 누르니 잠시 후에 신호가 바꼈다. (호주는 우리나라와 달리 건너고자 하는 사람이 신호기 버튼을 눌러야만 했던
것이다.)
비로소 길을 건너서 하이드파크 공원으로
들어섰다. 도시 속의 공원답지 않은 신선한 자연바람과 청명한 하늘 그리고 우거진 숲, 거기에다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참으로
아름다운 공원이었다. 더구나 공원 중앙의 웅장한 예술조각이 있는 분수대와 한쪽 끝에 있는 안작전쟁기념관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안작전쟁기념관에서 나와서 공원 중간을 가로지르는 도로에 서서
주변을 돌아보니 오른쪽을 보면 세인트 메리 대성당이 보이고, 왼쪽으로 보면 높은
타워가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시드니타워다.
아뭏든 시드니타워는 먼발치로 바라만 보고(부페식 만찬을 즐기면서 타워의 360도 회전을 따라 바라보는 시드니 야경이 최고라는데 일단 다음으로 미루고) 분수대를 비롯하여
공원 산책을 하면서 인접해 있는 세인트 메리
대성당으로 갔다. 세인트 메리 대성당은 교황이 다녀간 시드니의 대표 성당으로써 그 웅장함은 물론이고 내부의 구성물이 모두 하나의
작품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내부를 돌아보고 나왔을 때 성당 마당에서 웨딩사진을
찍고있는 커플을 보았는데 이곳이 웨딩촬영의 인기 장소라고 했다. (우리나라도 성당에서 웨딩포토를 많이 찍던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성당에서 결혼식은 많이 하는데...)
아뭏든 성당을 나와 더 걸어서 주립 미술관(NSW)을 돌아보고 밖에 있는 맷돼지 코를 만지면서 복을
빌었다.(코를 만지면서 복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만진 듯
코가 번들번들 했다.)
그리고 점심 때가 되어서 다시 공원을 가로질러 한참을 걸어 내려가서
100년 전통이라는 울루물루 핫도그 가게를 찾아 갔다.(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유명한 곳이어서 꼭 가보고 싶었었다.) 가게이름은
'헤리스 카페 드 휠'. 그런데 호주에서 최고로 유명하다는 이 핫도그 가게는 울루물루 선착장 한 쪽에 오래되어 녹슨 컨테이너 가건물처럼 규모도
작고 볼품이 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대실망!!
그런데 가게 벽에 붙어있는 사진을 자세히보니 금방 알아볼 수 있는
세계적인 유명할리우드 배우를 비롯하여 다 나보다 더 잘난 인물들이다. 이 사람들이 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래서 가게 앞쪽을 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갑자기 주눅이 들 지경. (겉만 보고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는 격언이 떠오르고...)그래서 일단 기념사진을 찍어 두고 음식을 주문했다. 울루물루 핫도그랑
호주식 전통파이(?).
한참을 기다린 후에 음식이 나왔는데 안에 들어갈 공간은 아예 없고
길거리 벤치에 앉아서 먹는데, 와! 정말 맛이 그만이었다.(특히
핫도그를 좋아하는 아내 입맛에는 최고였다고.)
그래서인지 나중에 들으니 우리나라에도 울루물루 핫도그 간판이 걸린
가게가 있다고 했다. (설마 체인점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점심을 먹고나서 울루물루 항구의 옆길을 따라서 바닷가를
연해 나있는 로얄보타닉가든 산책길을 걸었다. 바닷가임에도 갯내음이 전혀없고
상쾌한 바람이 코에 닿는 공원 길.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 마다 아름다운 풍경. 이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서 한 시간여를 돌아가니 저 멀리 물
건너로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눈에 들어 왔다.
사진이나 TV를 통해서만 보았던 그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데, 날씨까지
화창하니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멀리 보이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고, 다시 바닷가로 연해 나있는 산책로를 따라 계속 걸어서 오페라하우스로 갔다. (이 구역 전체가 공원이고 바닷가를 연해서 산책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길 바로 옆 공원에 있는 시드니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 나무랑
바오밥나무도 만났다.
다리가 아프다고 느낄즈음 드디어 오페라아후스에 도착.
TV에서 보거나 사진을 보면서 상상했던 것 보다 그 규모가 훨씬 컸다.
또 이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일대가 세계3대미항(리우데자네이루,
나폴리, 시드니)중의 하나이니 바라다보이는 하버브릿지와 더불어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손
꼽을만 했다. 그만큼 찾아온 사람들도 많고...
재미있는 것은 이 오페라하우스가 조개껍대기를 엎어둔 것처럼 생겨서
그것을 본땃으려니 생각했는데, 틀렸다. 설계공모에 응모했던 덴마크의 무명 건축가가 아내가 쪼개주는 오랜지 조각을 보고 영감을 얻어서 설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설계도는 공모에서 선택받지 못하고 쓰레기통에 버려졌다가 당선작이 없자 다시 찾아다가 심사를 하여 몇 사람의 강한
주장으로 인해 빛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다.
내부 공연장에서는 매년 4,000회정도의 공연이 있는데,
세계문화예술인들은 이곳에서 공연을 한 번 하는 것을 최대의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한국 연예인들도 몇 명이 공연을
했다고...
이렇게 오페라하우스를 돌아보고 한쪽 계단아래 물가에 있는 매점 앞
벤치에서 간단한 음료수 한 잔을 마시면서 마주보이는 하버브릿지를 감상하며 잠시 휴식을 한 뒤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는 로얄보타닉가든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이 가든 잔디밭에서 오페라하우스를 내려다 보면서 거의 한나절을
보냈다. 이래서 자유여행이 좋은 것이다.
호주는 공원 잔디밭을 출입금지 하지 않았다. 잔디를 즐기는 몫은
국민이고, 그것을 잘 가꾸는 것은 공무원 몫이여서 각자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어떤 나라처럼 공원만 가꾸어 놓으면 다니는 길 말고는
잔디밭에도 못들어가게 하고, 물에서 낚시놀이도 못하게 하는 것과는 너무나 사고(思考)가 달라서 부러웠다.
아뭏든 이곳에서 자유여행의 여유를 한껏 만끽하면서 호주의 5S(Sky,
Sunshine, Sandstone, Southern Closs, Sydney)중 3가지인 파란하늘, 햇빛, 시드니 운치를 충분히
맛보았다.
해가 기울무렵 이제 일어서서 벗어놓은 신발을 챙겨 신고 공원 한 가운데 위치한 매점으로 가 기념품도
살 겸 공원을 가로질러서 숙소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공원이 그렇게도 넓을 줄이야. 얼마를 참고 가다가 기념품을 사고 또 얼마를 참고 가다가 길
방향을 잃어 스마트폰 길안내를 받아서 겨우 반대편 문을 찾아 나올 수가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생겼다. 숙소까지의 거리는 먼데 도대체
버스도 택시도 다니지 않는 공원길이지 않는가? 그래서 지친 몸으로 택시가 다닐만한 길까지 더 걸었다. 그리고 누구나 식별이 가능할만한 큰
공원게이트 앞에서 우버택시를 불렀다. 다행히 4분거리이니 금방 오겠다고 답이 떴다.(우리나라는 후버택시가 불법으로
되어 있으나 호주는 잘 운영되고 있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미스터 송?'하면서 우버택시가
내 앞에 섰고, 우리는 그 택시를 타고 호텔근처의 대형 마트로 가서 내렸다.
필요한 물품도 구입해야 하고 특히 저녁식사를
식당에서 사먹지 않고 시장을 봐서 호텔에서 호주 소고기로 스테이크요리를 해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트는 우리나라 대도시의 대형마트와 유사하고,
우리나라 라면을 비롯하여 김밥까지 낯익은 제품도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값도 싼 편이어서 푸짐한 장을 봐 호텔로 와서
맛있는 요리를 해 먹고 스마트폰으로 국내 소식을 보면서 휴식.
스마트폰 만보기를 보니 하루동안 23,400보를 걸었다.
그리고 포근한 침대에서 편안한
잠~~
** 다음 얘기는 포트스테판 관광이야기
(계속)
첫댓글 두분이 너무 편안하게 자유롭게 여행 하셧군요..
대단하세요...사전준비를 철저하게 하셧네요. 멋진여행 내가 다녀온듯 실감나는 표현에 감사 합니다.
내 경험 참고로 해서 다리 성할 때 다녀들 오라고... 표는 안 냈지만 사실 다리 아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