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웠던 2010년의 겨울...
괜스레 아쉬운 녀석이 지나가고 있다
생각해보면 무언가에 애정을 쏟는다는 것은 상당히 심적으로 위험한 행위일런지 모른다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변해가는 욕심이란 녀석과 조우하며
내 품안의 것이 아니라 여겼었지만 남의 공을 가로채가는 소식을 듣곤 약간의 섭섭함과
그런 것에 집착하고 있는 나 자신이 싫어지던 어느 날...
그렇게 차를 몰고 찾아간 곳
개인적으로 마음속에 품고있는 종교는 없지만 심적으로 어렸을적 부모님 손을 잡고 따라가던 사찰에서 받은
마음의 풍요로움 덕분에 불교에 기울어 있다
분당으로 이사하고 마음의 정리가 필요할 때면 홀로 찾아가는 작은 사찰 "대도사"
여느때처럼 간신히 차 한대 지나갈 수 있는 산 길을 따라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곤
약간의 언덕길을 향해 조심스런 발걸음을 띄운다
생각해보니 겨울들어 이 곳을 찾은 것이 처음이었다
산중턱 자리잡은 조그만 법당으로 향하는 돌계단...
눈이 내려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레 하나씩 밟아 올라가며 현재의 머리 속 복잡한 생각들을
발 아래 내려놓는 나만의 수련을 시작한다
한걸음씩 띄울때마다 떨어져 나가는 머리속의 상념들...
계단 끝에 다달았을 쯤 소박한 대웅전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합장을 하고 법당으로 들어가 절을 올렸다
일년에 한두번 치르는 나만의 의식
나에게 있어 종교란 그저 가슴 답답한 심경이 있을때나
무언가 간절히 소망하는 무언가 있을 때 찾는 안식처와 같다
하지만 이 날..
절을 올리면서도 마음 한 구석 남아있는 심경이
스스로를 좌불안석으로 만드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와 법당 앞을 거닐며 눈에 들어오는 누군가의 소원성취 기와들...
인간은 살아가면서 언제나 소원과 소망을 갖게된다
현재에 안주하기 쉽지않은 현실에서 어쩌면 그런 욕심들 덕분에 좀 더 나은 미래를 갖게되는 것이겠지만
때론 욕심이 과욕이 되어 현실의 시각을 가려 자신을 잃어버리게도 만든다
삶은 언제나 정답없는 행로의 연속...
그렇게 한참을 걷다 법당 옆에 있는 또다른 불상을 바라보며 느꼈던 감성...
반쯤 감긴 눈으로 세상을 응시하는 모습에서
어쩌면 욕심에 자신을 잃어버린채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애써 회피하려는 부다의 마음이 느껴졌었다
인간은 태어나 누구나 인생이라는 기나긴 삶의 여정을 걸어간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며 사회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찾고 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때론 자신이 타인의 삶속에서도 주인공이 되려는 쓸데없는 욕심을 키우기도 하지만
결국에 돌아오는 것은 홀로의 남겨진 자신 뿐이다
무척이나 이기적인,
삶이란 녀석은 노력없이 나태히 안주 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어쩌다 일확천금의 행운을 맞이하는 이는 지구상의 100분의 1에게도 주어지지 않는 행운일뿐...
나머지 99%의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주제를 인지하고 그에 맞게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는 길 뿐이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조우하게 되는 기쁨과 감사함이라는 녀석...
인생은 쉽 없는 행로다
기나긴 인생이라는 여로속에서
잠시 나태해지기 하고
자신의 욕심을 채워 줄 무언가에 마음을 쏟기도 하며
그런 과정 속에서 만족감을 얻기도 하고
때론 실망감을 얻기도 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여행길
굽이진 산로를 따라 걸어가는 길 위에서
때론 가파른 언덕길과 내리막길을 만나기도 하고
평탄한 길을 만나기도 한다
홀로이 걸어가는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누군가 자신의 발걸음에 장단을 맞춰주는 단 한사람이
당신 곁에 있다면 지금 당신은 행복하다
어쩌면 우리는 쓸데없는 욕심과 자긍심에
자신의 심장에 스스로 칼질을 하는 우메함을 범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더 앞서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거짓이라는 위선을 친구로 삼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세상은 언제나...
진실에 손을 건네고
노력하는 이에게 팔을 벌리며
겸손한 이에게 입을 맞춘다...Fin
[ Alone I pass a lonely road ]
첫댓글 포토에세이네요. 정말 저 조용한 곳을 찾아가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싶은 이즈음입니다.
글에서 묻어나는 자아성찰적 느낌이 숙연하게 다가옵니다.
자주 오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