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독서 정기 모임이 있었다. 한 달에 한번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 해사한 햇볕을 얼굴 가득 담고, 반기며 웃어 주면, 그동안 별고 없었지요, 하고 말하는 분들의 밝고 맑은 목소리를 들으면, 이민자 우리들 마음은 따뜻한 고향이 된다. 공원 한쪽 벤치가 있는 곳에 마련한 밥을 같이 나누면, 이시간은 인정이 넘치던 한국의 여름철 농부의 꿀맛 같은 점심시간이 된다. 넓은 고원에는 적당히 바람도 불어오고, 나무 그늘에선 여기저기 누워있는 사람이 많다. 이곳의 공원은 집 없는 사람들의 집이고, 생활 터전이 되어 있다.
회원들은 한 달 동안 쌓인 정을 나누며 먹는 것이다. 안부를 물으며, 자질구레한 일을 먹고 마신다. 살만큼 사신 분들, 바쁘게, 분주하게 살다가 얼마큼 살았나, 되돌아보는 시간이 된 분들이 주로를 이룬다. 더러 솜씨를 발휘하여, 만들어 온, 음식도 곁들인다. 사과 괴 짝에 상추 심고, 고추 심었더니, 제법 자랐다. 둘이서 매일 같이 몇 닢 뜯어 먹어도 남아 한소쿠리 뜯어왔다. 이건 무기농이고요, 요새 말하는 웰빙 인데요, 하고 권하니, 귀한 것이네요. 고추는 매운 가요 하기도 한다. 주고받은 말들이 풋 것이다. 풋풋한 바람이 불고 지나간다. 공원 벤치에서 먹는 점심 가을 소풍이다 . 바닥에 파란 비닐을 깔고 앉아 먹는 그 자체가 모임이다, 이런 모임을 올해로 십년 1년 번째이다. 점점 회원이 늘어 이제는 20명이 넘는다. 공원 한쪽이 그득하다. 의학계, 박사님들이 세분이나 된다. 종교인, 산악인. 교육계, 각계각층이다. 점심을 한 시간 먹으면서, 이미 한 달 동안 사정을 다 듣게 된다. 이미 마음속은 이미 녹아 봄날이다. 막걸리 한잔 걸친 볼커 한 얼굴이다. 넉넉한 마음들이 된다.
다음 코스, 모임 장소는 맥컬리 도서관으로 아래층 모임이다. 우리가 이 도서관 일층 회의실, 매달 사용하는 것이 큰 복이다. 회의실에는 의자와 책상을 마음대로 놓아도 되고, 맥컬리 도서관에서 우리에게 Free로 빌려 주는 것이다. 축복이다, 라는 생각이 매번 모일적마다 느끼는 것을 회원이면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자료를 전에는 점심 후, 먼저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점심 먹는 장소를 공원으로 옮긴 후로는 달라졌다
총무님이 지난 번 모임을 보고하고, 회비를 악착 같이 걷고, ( 왜 악착같이 란 말을 쓰는 고 하면 총무님 그건 사명감으로 회비를 걷는 모습이 보기 좋아 내가 명명한 것, 회비에는 점심 값과, 독서 자료 비) 이렇게 순서를 시작 한다. 회원들이 보기에 좋다. 40대에서 80대 까지 모인 사람들, 그들이 살아온 노하우를 가만 가만 열어 보는 시간이다.
오늘은 한국을 다녀온 반야월님의 따님이 경과보고를 들었다. 반야월은, 작곡가이고, 진방남은 가수,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 가사 따라 제천에 있는 박달재에 문학관이 걸립하여 다녀온 것이라고 한다.
소양강 처녀엔 소양강에 커다란 소녀상을 세워 놓았다고 한다. 산장의 여인은 그 산장에 있고. 노래 가사 따라 그 고장에 가사와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고 한다.
연세가 어떻게 되는가, 묻는 이에게 93세라고 한다. 장수하고 건강 비결은 묻는다, 부부가 해로하며 사신다는 반야월 선생님, 근면 검소하게 사시는 게 비결이라고 한다. 사진을 보여 준다고 말한다. 반야월 작곡가님은 지금도 작곡가 협회를 이끌어 가신다고 한다. 이침 여덟시면, 틀림없이 출근 하시고, 지금도 회식할 때, 삼차 가셔도, 끄떡없는 분이라고 따님이 은근히 자랑을 한다. 자랑으로 들리지 않고 부럽다,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 계신다는 자체가 부러운 것이다. 특히 이달은 어머니 날, 어린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니 더욱 간절하게 부모님 생각이 난다 .
한 달에 수입이 만 불 이상이라고 한다. 그 돈을 가난한 예술인에게 도움주고, 술값 대주신다고 신나게 말한다. 그렇게 후배들을 관리 하니 인기가 만점이라고 한다. 80세 먹은 후배들이 먼저 가셨기에 가장 연장자인 반야월 선생님이 손을 놓지 못하고 하신다고 하며 은근히 자랑을 한다. 자랑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하신다는 분. 즐거움은 남을 돕는데서 온다. 더불어 같이 공존하는데서 기쁨이 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이제는 예사로 안 들린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찌하면 곱게 아름답게 늙을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그 사람 늙으니까 좀 고집스러워 하는 소리를 노인들이 듣는 말이다. 어린애처럼 순박하게 순수하게 늙어 가면 얼마나 좋을까, 박완서의 수필을 읽으니, 피천득 시인님께서 늙으면서 천진스럽고, 순진하고, 순박하다고 칭찬 하는 글을 읽고 부러웠다.
피천득님도 그 제자들을 언제나 도와주므로 항상 그 피천득 옆엔 사람이 끊이지 찾아온다고 한다.
다음 달 모임에는 우울증에 대하여 토론 좀 하자고 여운을 남겨 놓았다. 나이 많은 사람이 나만 생각하고 고집불통일 때는 우울증 걸리기 쉽다니까, 어떻게 하면 더불어 아름답게 사는 가 숙제라고 다음 달까지 숙제 해가지고 오라고 했다. 하와이 독서 동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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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랜만에 오셨네요.^^
건강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