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초록교육연대 회원의 날로 대이작도 지질탐사를 다녀왔다. 날씨는 쾌청하고 따뜻한 봄날이다. 나는 배기봉 샘과 염창역에서 권향순 샘 부부의 차를 얻어 타고 인천으로 출발했다. 아침 7시에 도착하니 주차장은 만차라서 들어갈 수 없고, 여행객들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요즘 배낚시와 섬여행이 뜬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보다.
12명의 회원이 다 모이자 예약한 티켓과 주민증을 들고 오랜만에 설레는 맘으로 대이작도행 선박에 올랐다. 선박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같이 모여 인사나누고 이야기할 공간도 없었다. 간단히 수인사하고 목감기 때문에 내실로 들어왔다.
얼마후 바람이 차가운 탓에 하나 둘씩 방안으로 들어온다. 섬여행의 재미는 흔들리는 배 안에서 이것저것 주점부리 하면서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 교수의 젊은날 겪었던 김지하, 고은, 김사인, 최영미 등과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아주 꿀잼이다. 30년 전의 문학계 분위기를 지금 이야기해도 젊은이들은 이해할 수 없을게다.
성 선생님은 우간다에 시니어 봉사단으로 1년간 다녀왔다고 하는데 오히려 순박한 그들 덕에 힐링이 되었다면서 꼭 한 번 가보라고 전한다. 우간다는 적도를 지나가지만 고원지대라서 날씨가 환상적이라고 한다.
중간에 누군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북미회담'을 추진한다고 알려준다.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룻밤 사이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다시 천당으로 올라갔다고 할까?
배가 두 개의 섬을 거치는 사이에 승객들도 많이 줄어들고 드디어 대이작도에 1시간 반만에 도착하였다. 포구가 산 위에서 내려다 보면 하트 모양이라고 한다. 왕년에 영화 <섬마을 선생님>이 촬영된 곳이어서 섬 포구길부터 영화 장면읋 부착해 놓았고, 곳곳에 기념 팻말을 세워 놓았으나, 1967년 고작 열 살 때 나온 영화라 기억이 희미한데, 그나마 가수 이미자씨의 유명한 히트곡이라서 친근감이 든다.
오늘의 주주제는 대이작작도의 지질탐사라서 배기봉 선생이 섬의 지질 구조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우리나라는 편마암 지대인데, 그 아래로 화강암이 올라와 변성암으로 진해중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10만 년 전 빙하기 때는 수면이 졸아들어 황해 바다가 대하천과 대평야, 그리고 깊은 계곡으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빙하가 녹으면서 수면이 100미터쯤 올라왔고, 현재의 황해 바다 모습이 되었다.
배 샘은 황해는 영어로도 'Yellow Sea'이므로 우리도 서해라는 방향어 보다는 황해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하고, 나아가 동해는 도저히 일본해와 겨룰 수가 없는 용어라고 실패한 전략이라고 한다. 일본의 서쪽 바다를 어떻게 'East Sea' 라고 부를 수 있겠냐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나는 불현듯 깊고 푸른 동해 바다가 떠올라 'Blue Sea'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다른 곳에도 있을 수 있는 용어이니 뭐 이런 비슷한 감각으로 정해서 일본해와 싸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영뚱한 생각이 들었다. ^^;;
우리들은 지질 공부를 하면서 부아산 정상(162.8m)으로 올랐다. 작고 좁은 구름다리를 지나가니 봉수대가 나온다. 그 곁의 정자에서 땀을 식히면서 잠시 쉬노라니 뒤늦게 송윤옥 대표 부부가 올라온다. 우리는 두 부부의 단촐함을 위해 먼저 내려가 아름다운 팬플랫 소리를 따라 갔다. 동호회인듯 몇 사람이 모여 연습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빨간 해당화가 살랑살랑 우리를 반겨준다.
뒤따라 온 송 대표는 정상에 1만 2천 봉이 있는는데, 보았냐면서 우리를 자극한다. 어라, 봉수대가 끝이 아닌겨? 우씨! 우리는 다시 부아산 정상으로 두번째 올랐다. 가다가 검은 바위돌 사이로 하얀 줄이 간 것을 보고 석영이 관입(녹아 들어간) 것이라 한다. 과연 전망이 시원하고 대이작도 포구의 하트 모양이 뚜렷한 것도 확인하고 내려왔다.
우리는는 점심을 먹으러 삼신 하할머니 약수터를 지나 해양생태관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는데, 아뿔사 예약한 횟집은 포구에 있었다. 다행히 전화를 받고 봉고차를 보내주어 이작횟집으로 가서 좀 늦은 점심을 들었다. 주인이 직접 잡은 농어가 얇게 저며져 접시에 누워 있고, 우리는 맛난 회랑 매운탕으로 배를 채웠다.
점심 후에는 해변 데크를 따라 산책도 하고 좀 늦었지만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령 암석을 찾아가기도 했다. 나는 힘들어서 낙오하고 유 샘 등과 함께 쑥을 캤다. 섬의 쑥이 너무나 향기로워서 하루종일 '쑥타령'을 하였는데, 나도 감화되어 몇 잎 뜯어 왔다. 두 분은 한 바구니씩 캐어 득의 양양한 모습으로 내려왔다.
멀리 대부페리가 천천히 섬으로 다가와 우리를 안고는 다시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선실은 사람이 적어서 우리는 드러누운 채로 굴러다니면서 자기도 하고 미진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귀항 했다.
송윤옥 대표는 GMO 해독과 문제점, 그 극복의 방안을 이야기했고, 서울시가 하는 '장독대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
송 대표 덕분에 대이작도를 가보고 배 샘 덕분에 지질 공부도 하고 여러 회원들과 함께 너무나 즐거운 회원의 날이었다. 깊이 감사드린다. ^^
첫댓글 애썼슈~
Sea가 See로 오타났넹~~
암석의 하얀 띠는 규사 보다는 석영이 맞을 듯... 관입(貫入)의 법칙으로 설명이 되어요.
아하! 수정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강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