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잘못이 있을 때, 같이 어울려서 시비하면 같은 사람이 되며, 그것이 바로 척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내 도리만 다하면 됩니다. 어느 사람이 누구를 미워한다고 해서 내가 따라서 미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같이 미워하면 끝이 좋지 않습니다.
수도는 주문이나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각기 도리를 다 잘하는 것이 즉 수도입니다. 도리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바른길을 말합니다. 각자의 도리가 있습니다. 내가 임원한테, 내가 후각한테, 내가 수반한테, 모두가 나의 할 도리입니다. 이것이 어렵습니다. 어려우니까 수도하는 것입니다.
지방에서 수련을 할 때 정신을 집중, 즉 정신을 모으는 데 마음을 두지 말고 주문만 읽어야 합니다. 2시간 이상은 하지 말고01 허령을 조심해야 합니다. 주문을 연습하는 식으로 하세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아 잘못되었을 때 바로 돌리지 못하면 못 고칩니다. 내가 너보다 낫다 하는 생각이 들어가면 그것이 허령이 됩니다. 그런 생각은 빨리 바꾸어 항상 남을 이긴다는 생각을 버리고 조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기 바랍니다.
1986. 2. 20(음 1. 12)
자기 잘못을 깨닫는 이가 현명한 사람이다
잘못을 깨닫는 데는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 하나는 허물을 짓기 전에 스스로 잘못된 생각을 자각하며 자제하는 개심(改心)이요, 둘째는 잘못을 저지른 뒤에 비로소 과오를 뉘우쳐 사후 반성하는 두 가지의 자각일 것입니다.
잘못이란 남을 경멸하는 자존심과 임기응변으로 사람을 속여 꾀는 모든 권모술수며 지위를 앞세워 불순언사(不順言辭)02로 하대하는 비도덕적 행위와 자기의 무능을 은폐하려고 남의 약점을 들추어 위협적이며 억압적으로 입을 열지 못하게 하는 것 등이 될 것입니다.
잘못이란 사랑으로 이어지는 인도(人道)의 본래정신(本來精神)을 저버리는 웅패(雄覇)의 인습(因習) 때문이니, 『전경』에도 “묵은 기운이 채워 있는 곳에는 새 운수를 감당키 어렵다” 하셨습니다. 이러므로 마음 지키기가 죽기보다 어렵다 하신 것이니, 우리 도인들은 훈회와 수칙으로 일상 자신을 깨달음으로 반성하여 교화에 힘을 기울이고, 심덕(心德)으로 너그럽고 착하게, 구덕(口德)으로 말을 덕기(德氣)03 있게, 신덕(身德)으로 행동과 처신을 바로 하여 현명한 수도자의 자질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진실은 만복(萬福)의 근원이 된다
진실은 성(誠)이 근본이 되는 것이니, 정성이 지극하면 마음이 밝아지고, 마음이 밝아지는 것은 정성 때문이니, 밝아지고서 거짓이 있을 수 없고 관계가 흐트러질 수 없으며 질서의 문란이 생길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돌보지 않고 함부로 날뛰는 어리석음을 고인(古人)들은 “당랑(螳螂)이 포선(捕蟬)하니 황조재후(黃鳥在後)로다” 하였습니다. 이 뜻은 사마귀가 매미를 잡아먹으려 노리고 있을 때 그 뒤에서 꾀꼬리가 사마귀를 잡으려 노리고 있다는 것으로, 자기 처지를 모르는 사마귀를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유한 것입니다. 자기는 살피지 아니하고 탐욕에 급급하면 위태로움이 경각에 닥쳐온다는 것을 말함이니, 이를 깨달아 지성으로 발심대원(發心大願)04하여 만복(萬福)의 근원인 진실의 자아를 완성하도록 교화육성하는 데 정성을 쏟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1986. 5. 20(음 4. 12)
토론회
우리 대순진리회의 『전경』은 구천상제님의 천하 대순으로 9년간 천지공사하신 공사기(公事記)로서 도주님께서 봉천명(奉天命) 9년 만에 상제님의 계시를 받으시고 회국(回國)하신 후 상제님의 공사에 시종(侍從)하여 온 종도들로부터 수록하셨던 기록에 의하여 성편(成篇)05된 것임을 알아두어야 할 것입니다.
『전경』에 대해서는 구천상제님의 천지공사기(天地公事記)로서 누가 감히 안다고 교육을 자날(自捏)06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선ㆍ교감들이 서로 상상하고 문장을 고증하여서 의견을 교환하고 진리에 왜곡됨이 없도록 정성을 다하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면 광구천하의 섭리와 광제창생의 상생이법(相生理法)을 깨닫고 종통의 맥락을 확연하게 명시하셨음을 알아 도주님의 창도 이념에 귀의할 것입니다.
도인으로서 『전경』을 대할 때마다 상제님의 분부를 받드는 것처럼 경건하고 진정한 마음으로 태도를 바르게 하여 나가면 깨닫지 못하였던 것도 점차로 생각에서 심오한 진리의 실마리가 떠오르는 법이니, 언제나 정성을 모아 나가면 여명(黎明)의 밝음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공자도 “삼인행(三人行)에 필유아사(必有我師)라”07 하였으니,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여 취사선택의 원리를 세워서 나의 소견만을 고집하지 말고 지식을 넓혀서 진리를 바로 깨달아 교화에 힘써 나가면 서로가 덕을 쌓는 것이므로 지식 유무를 초월하여 도인들은 한결같이 창도 이념의 신앙심이 격상하여 포덕천하의 무량공덕(無量功德)08을 속히 이룰 것입니다.
토론의 제목은 임의로 하되 포덕사업이나 수도상이나 기탄없이 폭넓게 제의(提議)09하고 받아들여 숙의(熟議)10하기 바랍니다. 항상 자비이존인(自卑而尊人)11으로 공경하여서 타산지석(他山之石)에 역점을 두어 나가면 일진월취(日進月就)12의 진전으로 막혔던 지혜가 열려 석연치 않았던 마음의 쌓임을 털어내고 구인산상(九仞山上)에 진일궤(進一簣)13하게 될 것입니다.
토론이란 내 잘못을 말없이 고치는 계기가 되고 또한 새로운 문식(聞識)14의 향상으로 나의 소심(小心)을 뉘우치고 폭넓게 배우는 길잡이의 역할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토론의 목적이 공격이 아님을 알고 토론장이 지식을 자랑하는 터라 생각하지 말고, 오직 마음을 하나로 사업도 하나로 뭉쳐 나가는 이화장(理化場)15임을 염두에 두어서 토론을 시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항상 장점을 취하는 교역처16로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여 옳은 것은 내가 취할 것이요, 합당치 않은 것은 버리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명랑한 분위기 속에서 꾸준히 배우고 개선하여 나가 토론의 본의(本意)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랍니다.
1986. 6. 13(음 5. 7)
✽ 아래의 각주는 위 훈시 말씀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무부 편집팀에서 첨부한 것입니다.
01 1979년 1월 1일부터 당시 본부였던 중곡도장에서는 수련반을 구성하여 봉강전에서 매일 저녁 8시부터 3시간 동안 수련을 시행하였다. 도전님께서 본부에서의 수련을 통해 지방에서도 수련이 가능하도록 열어주시자 지방에서 여러 시간 연속하여 수련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에 이렇게 훈시하신 것이다. 이후로도 수련 시간에 대해 “수련은 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하되, 한 번에 2시간 이상은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1시간 수련 후 10분이나 15분을 쉬고 계속합니다.”(1987. 10. 5), “수련 시간은 하루 3시간 이상 해서는 안 됩니다. 수련은 2시간 이상 연속해서 하지 말고 1시간하고 쉬었다 해야 합니다.”(1988. 8. 19)라고 훈시하셨다. 이를 종합하면, 지방에서의 수련은 2시간 이상 연속으로 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1시간 하고 쉬었다 해야 하며, 하루 총 3시간을 넘어서도 안 됨을 알 수 있다.
02 공손하지 못한 말.
03 어질고 넉넉한 마음씨가 묻어나옴.
04 마음을 일으켜 큰 소원을 가짐.
05 책을 엮어냄.
06 자기 마음대로 꾸며 날조함.
07 『논어』 「술이(述而)」편에 나오는 말로,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가운데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뜻.
08 헤아릴 수 없는 공덕.
09 의견이나 안건을 냄.
10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함.
11 자신을 낮추고 남을 존중함.
12 나날이 나아가고 다달이 발전함.
13 아홉 길 높이의 산을 만드는데, 맨 위에 마지막 한 삼태기의 흙을 채우는 것과 같은 진전이 있음. 이 말씀은 『서경(書經)』 「여오(旅獒)」편의 “위산구인, 공휴일궤(爲山九仞, 功虧一簣)”라는 구절을 바탕으로 하신 것 같다. 이 구절은 ‘아홉 길의 산을 만드는데,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도 공(功)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14 들어서 알게 된 지식.
15 이끌어 변화시키는 자리.
16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