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에 파스탁C-1 양면 맥스 조합을 늘 가지고 다니며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거의 주력처럼 쓰고 있습니다.
이제껏 사용하던 주력은 발트너 센소카본 j.o.shape 에 앞면 아우루스, 뒷면 파스탁G-1 조합.
주력에 비하면 에이스 조합은 우선 두껍고 많이 잘 나가는 조합이죠.
초기에는 연습 랠리 때 쓰기 편해서 연습용으로만 쓰고 게임은 주력 조합으로 했었는데 피곤하거나 힘이 없거나 임팩트 신경쓰기 귀찮은 날엔 게임용으로도 썼습니다.
최근 며칠은 작정하고 아예 얘만 주력으로 사용해보고 있습니다.
에이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 보고자 함입니다.
기본적인 것은 첫인상에서 크게 달라진 바는 없습니다.
시원시원하게 잘 나간다.
스매쉬와 전진에서의 카운터 공격이 참 신기하게 잘 들어가고 그 위력이 정말 대단하다.
회전을 걸 때 붙어가거나 끌리는 감은 좀 떨어진다.
모처럼 붙인 45도 짜리 미디엄 경도 러버가 생각보다 물컹해서 좀 어색하다.
이 정도...
그런데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꾸준히 쓰다 보니 어느덧 이 조합에 거의 익숙해졌네요.
익숙해진 후 느끼는 것은 드라이브 공격시 끌림이나 회전이 부족한 게 아니고 워낙 조합 자체의 스피드가 높아 사용자가 느끼기 전에 회전이 충분히 걸려 튀어나간다는 점입니다.
많이들 쓰는 프리모라츠 카본이나 티모볼ZLC 같은 애들은 스피드가 뛰어나도 걸거나 때릴 때 쩍~ 하면서 순간 블레이드에 공이 붙어 머무르는 찰나가 느껴지지만 에이스는 닛타꾸의 TNT 처럼 퉁~ 쏘면서 튕겨내는 감각이라 표면에 붙어 머무르는 느낌이 없어서 마치 회전이 덜 걸리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공에 부여되는 회전은 다른 조합과 큰 차이 없이 사용자의 능력치 만큼 만들어지네요.
이 조합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짧고 빠르고 매우 컴팩트한 스윙으로 두껍게 수평스윙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감각적인 차이를 완전히 극복하기만 한다면 당장에라도 주력을 삼을 수도 있을 친근한 조합이 되었습니다.
단식은 아직까지는 기존 조합이 나은데 복식에서는 에이스 조합이 빛을 발하네요.
오늘은 에이스 조합으로 단복식 다 하는 친선 리그에서 모처럼 전승으로 우승했습니다.
구장 식구들 말로는 제가 에이스 조합으로 구사하는 드라이브의 궤적이 기존 조합보다 직선으로 낮고 빠르고 무겁게 형성되어 파괴력이 훨씬 높다고 합니다.
짧게 놓는 스톱이나 보스커트 등의 대상 기술에서 힘조절이 잘 되어 공이 높이 뜨거나 길게 튀지 않게 제어할 수만 있다면 이 조합을 주력 삼아 즐탁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예전에도 힘 센 조합을 사용할 때는 처음엔 좋다가도 어느 시점을 지나면 컨트롤 난조가 찾아오면서 다시 얇은 올라운드 목판 조합을 찾게 되었었기에^^ 섣불리 결정하거나 호언장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단지 그런 면에서 평생토록 애증관계에 있는 프리모라츠 카본과 에이스는 비슷한 듯하지만 또 많이 달라서..
프리모라츠 카본은 임팩트 각에 민감하다면 에이스는 무척 융통성이 높고, 프리모라츠 카본이 평소에 계속 괜찮다가 컨디션 떨어지는 어느 순간 철판처럼 딴딴하게 느껴진다면 에이스는 좀 벙벙할 수는 있어도 부드러운 감각을 항상 느낄 수 있다는 점.
티모볼ALC 류가 컨디션 좋을 땐 정말 최고의 블레이드지만 컨디션 나쁠 땐 속이 텅 빈 수수깡처럼 마구 허무해진다면 에이스는 빈 느낌이 늘 좀 있어도 그 정도의 공동감까지는 느끼게 하지 않아 또 늘 받쳐주는 감이 안에 깊숙히 버티고 있다는 점도.
아무튼 에이스는 전진에서 빠르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는 데에 최적화된 블레이드로, 미디엄이나 소프트 러버와의 상성이 뛰어나고, 스매쉬와 카운터 공격의 성공률과 위력이 매우 높고, 빠르고 두껍게 앞으로 채는 정점에서의 스피드 드라이브가 참 잘 구사되는 멋진 앱니다.
(다 써놓고 글 올렸다가 한 가지 추가합니다.)
제가 로빙에는 좀 약한 편입니다.
높은 공 스매쉬하다가 실수가 잦아 일부러 스톱도 놓고 하회전으로 깎아내려 치기도 하고^^ 기다렸다가 내려오면 걸기도 하고..
그런데 에이스를 들고서는 로빙볼에 대한 스매쉬의 성공률이 정말정말 높아져서 다 때려내고 있습니다.
너무 잘 들어가고 파워가 넘치니 계속 때리게 됩니다.
스매쉬는 포어든 백이든 진짜 잘 들어가네요.^^
계속 세컨드로 갖고 다니며 사용하다가 또 다른 점이 발견되거나 하면 글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에이스 라켓이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에이스 적응의 최대 관건은 러버조합이었던것 같습니다. 하드한 러버는 제 실력으로는 컨트롤이 어려워서요.
타구감의 적응은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비거리가 잘 나오는 라켓이다보니 전진에서 오버미스를 줄이기 위해서 빠르고 컴팩트한 임팩트에 좀 더 신경을 써서 타구해야하는 점이 개인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스매싱을 잘 섞어쓰시고 라켓특성에 잘 적응하시면 공룡님의 말씀대로 한방의 쾌감을 맛볼수 있는 좋은 블레이드라고 생각합니다 ^^
사용기 잘 봤습니다
저는 에이스 전면 MXP. 후면 만트라로 전,후면바뀌가면서 치고 있는데
라켓무게가 83g인데 공이 좀 날린다는 느낌이 강한데 이부분은 좀 어떠신가요?
아무래도 잘 나가는 조합은 폴로스로 끝부분을 지그시 눌러주는 게 필요하지요.^^
라켓의 반발력 만으로 팡 때려내면 순간 튕기면서 공이 날리기 쉬운데, 드라이브든 스매쉬든 두꺼운 임팩트를 하면서 스윙의 끝을 수평 또는 그 아래로까지 눌러준다는 느낌을 추가해 보신다면 공에 무게가 실릴 거라고 봅니다.
보스커트나 플릭 등의 대상 기술들 역시 그렇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도 내에선 그렇고.. 더 상세한 기술적인 내용들은 탁구 실력이 더 뛰어나신 분들께서 첨언해 주실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