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디카시 달력 - 도서출판 시와 실천

[청조]

시사모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전국모임) 회원 들과 디카시를 사랑하는 시인들이 모여

디카시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참여시인 (24명) ( 1- 12월 순서)

박준희, 이인철, 곽인숙, 김병수, 최재우, 유레아, 김승, 김선미, 구수영, 고바다, 김숙자, 김영빈

강미옥, 신미균, 이상옥, 최광임, 장한라, 복효근, 김종회, 소화, 공광규, 원종섭, 이어산, 김왕노

[청조]

1-12월 달력에 나와 있는 디카시 창작법
(참고사항으로 읽기)


디카시1. 인쇄매체 방식의 새로운 소통 혁명으로 가창되던 시가(詩歌)가 노래와 결별한 시(문자시)로 독립을 가져왔음은 주지하는 바다. 근자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시대가 도래 하면서 역시, 시에 대한 새로운 모색과 정의가 요구된다 하겠다. 여기에 디카시가 있다.

[청조]

디카시2.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다.

[청조]

디카시3. 동양시학에서 제화시 같은 경우 그림의 형상을 표현하기 위해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림으로 다 표현하지 못한 작가의 정신세계까지 표현한다. 디카시는 동양시학적 관점에서 보면 제화시, 그것도 자제시의 전통을 현대에 와서 새롭게 계승한 것이다.

[청조]

디카시4. 서양시학에서 구체시는 언어의 전달 기호적 특성인 추상성에 만족하지 못하고 언어로 형태성을 부여하려 했다. 한국에서도 전통 시형식의 해체와 전복을 시도하며 사진을 시에 도입하기도 했다. 디카시는 서양시학적 관점에서는 구체시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것이다.

[청조]

디카시5. 시인도 시 쓰기라는 인지 시스템의 한 단위라고 보면, 디카시는 시 쓰기의 인지시스템을 확장하는 것으로, 인간 신체의 새로운 확장인 디지털카메라를 시 쓰기에 활용함에 있어 그 도구가 인간의 마음이나 의식의 일부까지 담당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청조]

디카시6. 텍스트라는 것은 종래, 교재 즉 책이라는 뜻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기호론적 관점에서 세계가 전부 텍스트이다. 이런 현대의 새로운 언어관의 변화 위에서 디카시는 기존 시의 범주를, 영상기호와 문자기호를 하나의 텍스트로 하는 멀티 언어 예술로 확장한 것이다.

[청조]

디카시7. 디카시는 넓은 의미에서는 사진시의 범주에 넣을 수도 있지만 사진을 시 쓰기의 소재하는 사진시와는 달리 디지털 환경 환경 자체를 시 쓰기의 도구로 활용한 디지털 시대의 최적화된 새로운 시 양식으로, 세계적 보편성을 지닌다는 점에서도 사진시와는 다른 개념이다.

[청조]

디카시8. 포토포엠은 시사진이다. 완성된 시에 어울리는 사진을 물리적으로 엮여 주로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는 포토포엠은 시와 사진이 각각 독립성을 지닌다. 디카시는 사진과 시적 언술이 하나의 텍스트로 구축돼 분리될 수 없다는 점에서도 포토포엠과 구분된다.

[청조]

디카시9. 흔히 포토포엠을 사진시와 같은 의미로도 사용하며 사진을 대상으로 하여 시를 쓰는 것을 말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역시 디카시는 사진 이전에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의 포착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도 사진시로의 포토포엠과도 다른 개념이다.

[청조]

디카시10. 디카시는 사진시, 포토포엠(시사진)과는 달리 시인 본인이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느낄 때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찍고 그 느낌이 날아가기 전에 5행 이내로 언술하여 영상과 문자를 한 덩어리로 SNS를 활용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는 것을 비전으로 한다.

[청조]

디카시11. 영상 없는 하이쿠도 한 줄만으로 다 말할 수 있다. 디카시는 영상과 문자의 입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일반 문자시처럼 문자로 다 말하는 것처럼 써서는 안 된다. 원래 시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것이 최고의 시다. 디카시의 언술이 길어야 할 이유가 없다.

[청조]

디카시12. 디카시의 시적 언술은 좀 심하게 말하면 반 줄도 길다. 침묵하고 있는 영상을 깨워 영상의 말문을 터주게 하는 것만으로도 족한 것이다. 아니면 영상의 이해를 돕는 정도로 그쳐도 좋다. 그만큼 디카시는 서정시가 본래 꿈꾸었던 촌철살인의 극순간 예술을 지향한다.

[청조]

디카시13. 문자시와는 달리 디카시는 영상기호와 문자기호라는 두 개의 입을 가진 디지털 시대 전대미문의 새로운 시이다. 영상이라는 입으로 말하고 문자라는 입으로 각각 말하는 것 같지만 두 개의 입은 한 목소리로 수렴되는 완벽한 하나의 텍스트인 것이다.

[청조]

디카시14. 문자시는 현대사회의 복잡다단한 현실을 반영하다 보니, 점점 산문화되면서 태초의 서정성에서 많이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 디카시는 극순간 멀티 언어 예슬로 순간 포착, 순간 언술, 순간 소통을 통해서 현대시가 놓치고 있는 서정시의 비전을 실현한다.

[청조]

15. 디카시는 문자시와 경쟁 관계가 아닌, 상보적 관계다. 디카시는 극순간 예술로 문자시가 간과하고 있는 순간적 서정성을 중시한다. 디카시가 영상을 액세서리로 하고 문자시처럼 문자성 자체의 완결성을 추구한다면 굳이 디카시를 쓸 이유가 없다.

[청조]

디카시16. 디카시의 문자의 경우 문자시처럼 완벽한 텍스트성을 갖춘 것은 아니다. 디카시의 문자는 그 자체로서는 시가 아니다. 흔히 편의상 디카시를 말할 때 영상과 시의 결합이라는 하지만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영상과 문자가 한 덩어리로 시가 되는 것이 디카시다.

[청조]

디카시17. 디카시의 영상의 경우도 사진예술처럼 그 영상 자체로 완벽한 예술성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디카시의 문자가 독립된 시가 아니듯이 영상 또한 그 자체로 독립된 사진예술이 아니다. 디카시의 영상과 문자는 서로 함께 할 때 존재 의미를 지니는 불가분의 관계다.

[청조]

디카시18. 디카시도 문자시와 마찬가지로 시라는 관점에서 공통된 창작 방법을 가지지만, 문자시와 달리 디카시는 영상과 문자의 멀티 언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창작 방법에 있어 문자시와 차이가 난다. 디카시는 디카로 시적 감흥을 찍는 것에서부터 창작은 시작한다.

[청조]

디카시19. 디카시는 주로 스마트폰 디카를 활용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이 날아가지 전에 찍고 그것을 곧바로 언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자시 창작과는 달리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쓰기 보다는 착상, 성장, 초고가 하나의 프레임으로 압축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청조]

디카시20. 디카시는 극순간 예술로 문자시보다 더욱 영감에 많이 의존한다. 문자시가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뤄진다면 디카시는 99%의 영감과 1%의 땀으로 창작된다 할 수 있다. 그만큼 디카시는 시인의 상상력보다는 사물이나 자연의 상상력에 기대는 바가 크다.

[청조]

디카시21. 디카시의 창작 순서는 먼저 찍고 그 다음에 언술한다. 이런 관점에서 디카시는 창작 순서에 따라 영상을 위쪽 혹은 왼쪽에 배치하고, 문자는 아래 쪽 혹은 오른쪽에 배치한다. 꼭 이런 방식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창작 순서에 따라 배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청조]

디카시22. 스마트폰과 SNS가 표상하는 새 문학의 자리에서 시의 양식 또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시가 문자 예술로서의 자리를 지키면서 새롭게 적응하려는 몸짓이 있는가 하면 시의 몸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도 있는바 그 대표적인 사례가 디카시다.

[청조]

디카시23. 디카시는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일상성’을 가졌고, 복잡다단한 세상을 상징적으로 요약하는 ‘압축성’, 전자매체 영상문화의 시대를 반영하는 ‘영상성’을 가졌기에 기존의 문학과 확연히 구별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의 면모를 보인다.

[청조]

디카시24. 전문 시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찍고 쓰는 것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글쓰기 풍속도이다. 디카시는 본격 문학으로서 1급 시운동을 지향하지만 생활문학으로서 남녀노소 누구나 향유하고 창작할 수 있는 시놀이적 성격도 지니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