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욕 무탐의 평안
크게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고 밥 세 끼 먹게 되면 먹고 하며 살면 큰 걱정은 없을 것입니다.
무욕 무탐의 생활이야말로 수행자의 삶이겠지요. 그런데 그게 전부일까요. 치열한 삶을 사는 중생들이 살아가는 사바세계에서 언제나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요.
그렇지 않다고 확신합니다. 홀연히 일어나는 마음은 나와 남을 평화롭게만 내버려 두지 않지 않든가요. 아침에 어느 분이 요즘이 일생에서 제일 행복하다면 무욕 무탐이라서 그렇다나요.
틀리지는 않지만 옳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평지풍파이고 연기적인 세계이므로 평안히만 있고 싶다고 해서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붓다께서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나는 세상과 싸우려고 하지 않으나 세상이 자꾸 싸우려고 한다고요. 평온하지만 그 평온은 삶의 한 부분입니다.
할 일과 해야 할 일이 쌓인 저도 지금 고뇌하지만 평온합니다. 산사에 조용히 앉았는데 서쪽 바람에 동쪽 숲을 흔드는 것입니다.
평온한 삶을 기원합니다. 하지만 평온함이 시전 속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산에 오를수록 바람이 셉니다. 그 속에서 평온해야 할 것입니다.
일을 하지 않아 평온한 것이 아니라 일을 하면서도 평온해야 하는 것, 그것이 정중동이고 동중정일 것입니다. 복잡한 시장 속에서 선정을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
빠라미따
202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