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 치안 - 금지(禁止)된 소리”는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압류된 음반 속 금지된 소리 들을 복원하는 공연입니다.
금지곡은 독립군 투쟁이나 의거 활동과 같은 무력항쟁보다 표현의 수위는 낮았지만, 노래를 매개로 쉽고 빠르게 퍼져나갔기에 일제가 가장 경계하던 저항 방식 중 하나였습니다.
때문에, 일제는 ‘치안방해 및 풍속 괴란의 방지’를 명목으로 <축음기 레코드 단속규칙>을 시행해 음반을 검열했고, 검열된 음반 속 노래들은 그토록 염원하던 광복을 맞이한 후에도 급변하는 문화 속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잊혀졌습니다. 금지곡의 복원은 외세의 억압과 강요로 잃어버린 당시 예술가들의 저항의식을 재조명하고, 문란하다고 치부되며 사라진 민족 고유 풍속을 다시 찾는 중요한 역사의 확인입니다.
다행히 현대에 이르러 금지곡 음반 일부가 발견되었고, 한국음반아카이브 소장 배연형 선생님의 음원 제공과 실기 분야 여러 선생님의 자문을 통해 복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연 곡목은 전곡 금지곡의 복원으로 1부엔 민족의 저항의식을 담은 소리, 2부엔 민족의 풍속을 담은 소리로 나누어 전통민요, 신민요, 재담을 다양하게 구성했습니다. 정확하고 전문적인 정보의 전달을 위해 이 공연의 자문이자 음원 제공자인 배연형 선생님의 해설을 연주 사이 사이에 준비했습니다.
복원 연주회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으나, 해방 이전 당시 극장을 묘사한 무대 및 의상연출과 신민요에서 연주하는 복고풍 선양악 반주, 일본 순사를 노골적으로 풍자하는 재담 등은 시대극, 또는 역사극을 보는 듯한 재미를 더해 남녀노소 함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입니다.
저는 전통음악 분야의 청년예술가로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음에도 아직 다뤄지지 않은 영역을 연구, 무대화하는 작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본 공연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또 하나의 민족 항거 방식이었던 금지곡을 복원하고, 금지곡에 담긴 당시 예술가들의 저항의식을 회고하며 과거 일제의 억압으로 인해 소실된 민족 고유 풍속을 회복하려고 합니다.
부디 바쁘신 와중에도 귀한 걸음 하시어 외세에 의해 억압, 금지되었던 민족 고유의 소리들이 세상에 다시 나오는 순간을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