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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가고픈 생각을 자주 했고요. 자연과 함께 유년기를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정서적으로 풍요로운지 알기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전원으로 가고 싶었죠.” 그래서 김경아(38세) 씨는 기회만 닿으면 형제 및 주변 사람들에게 ‘ 시골에서 집 짓고 살자’는 제안을 했단다. 대부분 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선뜻 용기를 내어 동조하는 이가 없었다. 같은 아파트 부녀회 임원이던 최정옥(41세) 씨도 정원이 보이는 집에서 살고 싶은 막연한 소망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다고. 결정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요. 생각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잖아요. 솔직히 언니한테도 혹시나 해서 물은 거였는데 흔쾌히 허락하더라고요. 마음이 맞았던 거지요.” 마침 눈에 들어온 곳이 하갈동 청명전원마을이었다. 주변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있어 편의시설 및 교통 조건이 만족스러웠고 이주 후 아이들이 전학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라 더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도 나름 불편함을 감수하고 따라와 줬는데 내 의견만 내세울 순 없더라고요. 나와 아이들 의견의 합일점이 바로 이곳이에요. 생활에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 소박한 전원생활도 맛볼 수 있는 곳이지요.” 주택 외관이 머릿 속에 맴돌던 전원주택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 두 사람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 에스디하우징은 2008년 10월말부터 두 주택 공사를 동시에 시작해 3개월 후 마무리했다.
평소 모임이 많은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공용공간과 개인공간을 철저히 분리시켰다. 1층은 공용공간으로 좌측에 거실, 서재, 공부방을 드리고 우측에 주방/식당 공간을 마련했다. 김경아 씨는 컴퓨터 엑셀 프로그램으로 평면도를 직접 그려가며 공간 계획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서재는 책을 보며 사색하는 개인적인 공간에서 개념을 확장해 독서는 물론, 손님 방문과 차를 마시며 조용히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사용한다. 서재 뒤로 조그만 독서실을 마련해 각 공간 효율을 높인 것도 김 씨의 아이디어. 특히 서재는 지금 주방/식당 위치와 바꿔 더 크게 만들었으면 북 카페 느낌이 나서 더 근사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독서실을 만든 것은 잘했다는 생각이에요. 책상 뒤에 바로 침대가 있으면 눕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잖아요.” 부부침실은 특이하게 둘로 나눠 침실방과 안방을 만들었다. 아늑한 침실 분위기를 선호하는 남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개인 손님 방문 시 마주치는 동선을 최소화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 1층 거실은 2층까지 확장시켰으나 2층에서 답답하지 않을 정도만 오픈시켜 층별 분리감을 더욱 강화했다.
퇴근 후 정원 가꾸기부터 여러 가지 힘쓸 일이 많아 ‘ 노예 같다’고 투덜대던 남편이 어느새 재미를 느끼고 아이들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웃과 친해질 계기가 생겼고요. 직장 외에 새로운 인간관계가 생긴 것 같아 남편도 좋아하는 것 같고 저도 참 보기 좋아요.”
거실 옆으로 계단실이 추가돼 가로 폭이 더 넓다. 평면 계획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1층은 부부 전용공간으로, 2층은 자녀 미연(16세) · 범진(15세) 둘만의 공간으로 구획했다. 앞서 박 씨의 주택이 공간을 분할하여 다용도로 활용한 반면 이 주택은 거실 및 주방/식당 공간을 중심으로 공간을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관을 중심으로 좌측은 공용 공간(거실, 주방/식당)으로, 우측은 부부 전용 공간(안방, 안방욕실)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또한 계단실을 현관 옆으로 위치시켜 상대적으로 넓어진 현관 후면 공간을 활용, 후정 덱을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온 가족이 사용하는 공간이기에 더넓게 나오기를 바랐는데 여러 가지 여건상 조금 작아졌어요. 하지만 지금 크기도 만족해요. 주방과 거실을 대면형으로 설치해 벽으로 다 막아버렸을 때보다 훨씬 넓게 느껴지거든요.”
주방을 거실을 향하도록 설치하고 식당 공간은 아치형으로 주방은 창문모양으로 오픈시켜 거실에서 보기 깔끔할 뿐 아니라 주방에서는 식사 준비를 하면서도 가족과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흰색 원목 몰딩은 원목 가구와 어울려 고급스러운 분위기 형성에 일조한다. 박 씨의 주택과 같이 독서실 개념의 간이 공부방을 만들고 가족실과 별도의 조리대를 설치해 불필요한 동선을 최소화시켰다. *
바람이 불 때마다 반짝반짝 거리는 강의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아니?”라고 전원의 아름다움을 전했단다. 상대적으로 도시와 가까운 전원마을이라 아이들에게 그 감흥을 전부 안겨주진 못하지만 울타리가 필요 없는 이웃과 씨앗에서 꽃과 싹을 틔우는 기쁨을 얻었으니 더 바랄 것이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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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지네요..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