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시네>
-2003. 10. 17. 금. 백장미-
가로등 밑으로
외로운 빗방울이
한 점 두 점
시간 속으로 떨어진다.
긴 여정 길에
바라 볼 달이 없고
쳐다 볼 별이 없어
쇼팽 전곡 들으면서
빗방울과 얘기를 해 본다.
일상은 흘러가도
단풍은 화인되어
세월 안에 머문
내 그림자도 찾고
지워지려는 젊음도 찾아
가슴에 향기를 만들어 간다.
한 쪽에선 아픔으로
다른 쪽에선 환희로
지구는
병들고 찌들어도
단풍이 오는 시월엔
아름다움에 취해
다 지우라는
신의 선물인가 보다.
한 나절 단풍 속에 취하다
변덕 많은 비를 만난 이 밤에
또 다른 향기를 찾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
전신주 위로
빗줄기 타고 올라가야 할 것 같다.
**************
바쁘구나!
행사가 부럽기도 하지만
실은
조금은 시들하다.
감격 보담
실망이 잦은 탓에
내 편견을 버리려
무진장 노력한다.
언제 또 가려나?
그 때 까진
또 다른 망각으로
다 지워 볼까 한다.
애 써라~~
<듬성 거리는 가을>
-2003. 10. 20. 월. 백장미-
내려앉은 하늘이
시월의 찬란함을 먹어
듬성듬성
가을은 엉거주춤
한낮의 거리도
한밤의 거리도
갈 곳 없는 바람만
오르내린다.
단풍은 어디로 갔을까?
이미 다 떨어진 잎새 인데
눈앞은 황홀이고
가슴은 식어 가는
하나 두울
막 내리는 무대처럼
가을은
그렇게 서 있네.
잊혀진 가을을 찾아
남녘으로 떠나 보면
한 잎 두 잎
갈피 속에 넣을
내 미련스런 그리움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얼른 단장하고
길을 나서 보련다.
이뿐 가을 찾으면
다시 신나게 얘기하마.
카페 게시글
메일 보관방
20여 년 전 이메일을 펼쳐보며 176
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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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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