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 》》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앞에 치는 여성들이 존경스러웠다. 여성임에도 그 먼 거리를 향하여 장타를 날린다.
그런데 그곳은 장거리기 때문에 정체가 되어서 갤러리처럼 모여 있는 장소였다. 그들의 시선은 허약한 나의 멘탈에서 비롯된 집중력을 뺏어 갔다. 여지없이 *오비가 나거나 벽을 맞고 튀어나왔다.
어느 골프 선수는 시장통 같은 곳에서 골프 연습을 하고 왜 양궁 선수들이 축구장처럼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는 곳에서 활 쏘는 훈련을 하겠냐는 A님의 말이 맞았다.
파크 골프라는 레저 스포츠는 흔들림 없는 멘탈과 거듭된 훈련의 성과물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나의 재능인 듯 보이는 우연들은 거기서 끝이 나고 말았다.
될 듯 말 듯 그러는 게 약이 올라서 더욱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럴 일은 없지만 내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그 단계를 쉽게 돌파했다면 나는 파크 골프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께는 전부 다 다른 곳으로 사람들이 가기 때문에 여의도를 아무도 같이 가자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그 중독성은 숫기가 없는 나를 그곳으로 가게 만들었다.
땡볕이 내리쪼이는 티박스 존 근처에 어느 연세 드신 분이 나를 쳐다보더니 "혼자 오셨어요?"라고 묻는다. 아주 우연이지만 우리 두 사람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세 사람이라면 더 좋고 네 사람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둘이서도 충분했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았을 때 나처럼 혼자 온 어느 여성이 합류하였다.
내가 모르는 사람, 그것도 비 환우랑 환우 티 내지 않고 파크 골프룰 치다니 가슴이 뿌듯했다. 시간이 갈수록 그분들보다 내 플레이가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 여성이 나에게 "버디!"라며 축하해 주었다.
그 말은 다시는 아래로 추락하지 않을 것 같은 시그널로 들렸다.
그저께는 자는데 죽을 것처럼 힘들었다. 이러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어서 어제는 파크 골프를 쉬고 통기타70 버스킹 팀을 따라갔다.
그런데 버스킹팀 시인이 묻지도 않았는데 나한테 그런 말을 했다. "☆☆님 걸음걸이가 많이 좋아졌어요. 전에는 걷는 모습이 안 좋았는데 오늘은 그냥 일반 사람들 비해서 차이를 모르겠어요." 그녀가 종종 봤던 나에게서 불현듯이 느끼는 평가이다.
그녀는 부산 두륜 공원에서 공연을 했기 때문에 파킨슨 환자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 줄 알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나의 걸음걸이는 전에 비해서 많이 달라졌다. 약을 먹으나 안 먹으나 극적인 차이가 없었던 몸 상태가 약을 먹으면 효과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어제는 만7, 8 천보를 걷던 파크 골프를 쉬었더니 옛날 건강했을 때 같은 느낌이 살짝 났다. 5,000 보 정도 걷는 어제의 일상생활쯤은 여력이 생긴 것처럼 가슴이 뿌듯했기 때문이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는 말이 있다.
파킨슨 환자인 나는 운동을 멈출 수가 없다. 게으름 멈추는 그것은 바윗돌을 애써 굴려 올려서 능선까지 올린 것 같은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노력 같은 그 바위들은 더 깊은 계곡으로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 경기를 할 수 없는 지역
덧붙이고 싶은 말 | 보행장애가 있는 우리 환우들 잔디밭을 걷는 파크 골프를 하면 1만 보쯤은 지루하지 않고 그냥 걷게 됩니다. 골프채 하나 사놓으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고 부대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환우님들께 두 손 들어 적극 추천합니다.
카페 게시글
┌…♡ 밀크천님의 방
2) 파크 골프 예찬론
밀크천
추천 0
조회 44
22.05.29 07:47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삼년전에 엄니와 같이 상암동 노을 공원에 갔었는데 그곳에 파크 골프장이 있더랬습니다
엄니 휠 체어 몰고 페어웨이를 누비며 한바퀴 돈 기억이 남네요
시끌 벅적한 웃음소리들 어른들 자치기 놀이는 빠져들면 재미있습니다
오묘하게 잘 안되는 매력이 있지요 그래서 그만둘수 없게 만듭니다
오랫동안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
가을님 표현이 재미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가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