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을 갈 때 가족여행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그러나 일년에 한 번.
여름이던 겨울이던 막내 아들과 단 둘이서 떠나는 여행 계획이 있다.
작년에는 겨울 여행을 단 둘이서 한 경험이 있는데 부자간의 끈끈한 정을 새삼 확인하고 평소에 못 나
누었던 심도있는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여행이 되고 있다.
이번 아들과의 여행지는 경기도 포천 일대.
특히 산정호수를 중심으로 잡았다.
평소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올 여름 이 일대에 비가 많이 오고 있으나 대비를 잘해서인지 그다지 피해는 많이 입지 않고 있어 다행
이다.
산정호수는 1925년에 축조된 관개용 인공호수이다.
산정이란 이름은 "산 속의 우물같은 호수"라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한다.
이곳은 궁예가 후고구려를 건국한 철원과 인접해 있어서인지 그와 관계된 전설이 많이 전해지는 곳이
라고...
산정호수는 산세가 아름다운 명성산(923m). 감투봉(504m). 사향산(740m). 관음산(733m). 불무산(669
m) 등에 둘러 싸여 있으며 한탄강의 지류들이 계곡을 타고 흘러드는 곳이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명성산은 궁예가 싸움에 지고 와서 크게 울었다고 해서 울음산이라고도 불린다.
호수근처 패주골은 궁예가 도망친 곳.
망봉은 왕건의 군사가 쳐들어오지 않나 망을 보았던 곳이라고...
명성산 억새꽃 군락지는 가을 산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아쉽게도 이날 비가 와서 아들과 같이 명성산 산행은 포기하고 말았지만 호수를 내려다보며 운무를 휘
감고 있는 명성산은 그 아름다운 명성을 한 껏 뽐내고 있었다.
산정호수는 아름다운 산책로와 명성산 등산로와 더불어 겨울이면 아이스하키나 스케이트장으로도 유
명한 곳이다.
눈이 내리는 명성산과 호수, 그 속에서 스케이트를 지치는 사람들.
생각만해도 멋진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드넓은 호수안에 설치되어 있는 조각작품은 어떻게 보호하는지 궁금해진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아들과 같이 산정호수를 산책해본다.
보이는 풍경 하나 하나가 마치 그림같이 아름답다.
"와! 멋있다."하고 소리치며 까불댈것만 같던 아들 녀석이 의외로 멋진 풍경에 푹 빠져 말없이 걷기만
한다.
공원내에 설치되어 있는 조각품 하나 하나를 감상하며 걷다보니 어느덧 비가 멎는다.
비가 몰려왔다 몰려가는 장면도 마치 그림같아만 보인다.
이렇듯 인공적으로 설치한 조형물들도 자연과 더불어 보일때 그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것 같다.
목가적인 풍경에 흠뻑 취해 있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아들 녀석의 "배 고프다"는 말을 듣고서야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음을 깨닫는다.
포천 일동으로 이동하는 길.
백운산이 비구름을 머금고 우리 옆으로 다가선다.
강을 끌어안고 들판을 보듬어 안으며 펼쳐지는 백운산의 아름다운 자태에 다시 한번 빠져들어 본다.
도선국사가 창건한 흥룡사가 있는 곳.
선유담, 금병암, 취선대 등의 비경이 숨어 있는 곳.
백운산아!
거기 우뚝 서 있거라.
내 너를 만나러 꼭 다시 오마.
포천 일동, 이동에는 약60여군데 이상의 유명하다는 갈비집이 포진해 있다.
맛이 특별하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지금은 거의 모든 업소가 호주산 소고기를 쓰기 때문이라고...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던가?
이 녀석 참 맛있게도 먹는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여행.
그곳에 맛있는 음식이 있어 더욱 행복한 여행.
아들 녀석이 여행의 멋과 맛을 차츰차츰 알아가기를 기대하며 산정호수에서 가을을 맞이한다.
첫댓글 꼭 가 보고 싶은 곳이네요.. 아들과 아버지의 여행,, 참 좋은 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넘 아름다워요...
철원에 살았을때 산정호수 많이 가봤는데.. 커서는 한번도 못가고 오히려 잊고 지냈는데 많이 변했네요.. 내기억속 산정호수의 산책로..지금 제가 꿈꾸는 그곳이에요..ㅠㅠ
첫댓글 꼭 가 보고 싶은 곳이네요.. 아들과 아버지의 여행,, 참 좋은 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넘 아름다워요...
철원에 살았을때 산정호수 많이 가봤는데.. 커서는 한번도 못가고 오히려 잊고 지냈는데 많이 변했네요.. 내기억속 산정호수의 산책로..지금 제가 꿈꾸는 그곳이에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