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질문’엔 입 닫은 이재명·이낙연…싱거웠던 첫 국민면접
김상범·탁지영 기자 ksb1231@kyunghyang.com
2021.07.01. 20:45
[단독]"文·김정은 친서 교환"…비대면 정상회담 논의된 듯
시진핑 “中 억압하면 머리 깨져 피흘릴 것” 美에 경고
ㆍ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 경향신문 막 오른 경선 레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공명선거·성평등 실천 서약식’에서 각자 서명한 서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춘숙 당 전국여성위원장…
성추행 사건·조국 사태에
지지율 상위권, 답변 피해
다른 후보들은 반성 촉구
더불어민주당이 1일 ‘국민면접’을 열어 9명의 대선 예비후보 진용을 처음 선보였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잘못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으며 “뼈아프다”고 했다. 다만 이재명 경기지사 등 유력 주자들이 당내 성비위 사건과 ‘조국 사태’ 같은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해 경선 흥행을 위한 ‘독한 질문’이라는 애초 콘셉트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처음 만나는 국민, 독한 질문’ 제목으로 대선 예비후보 9명의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후보들이 취재진을 상대로 면접을 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예비후보들은 현 정부의 가장 실패한 정책으로 부동산 대책을 꼽았다. “주택 정책에 회한이 많다. 대단위 주택을 공급할 것”(정세균 전 국무총리), “너무 규제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최문순 강원지사), “양극화 주범은 불로소득에 기댄 토지 독점에서 비롯되는 문제”(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의 발언이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고집을 꺾지 않은 실책이 뼈아프다”고 날을 세웠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장관이 해당 부처 인사 정도는 맡을 수 있어야 청와대가 여유 있게 나머지 인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배출한 것도 우리 당과 우리 정부다. 엄중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들은 민감한 질문에 대체로 답변을 피했다. 양향자 의원 보좌진 성추행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예비후보들은 선뜻 손을 들지 않았다. 박용진 의원이 “아무도 손을 안 들어서 먼저 들었다. 지도부가 과감히 결심하고 출당조치하는 것이 맞다”고 말하자 김두관 의원과 최문순 지사 등이 비슷한 의견을 보탰다. 조국 사태에 대한 입장에도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등 선두권 후보들은 답변하지 않았다. 다른 후보들은 “조국 사태가 아닌 윤석열 사태”(최문순 지사), “윤 전 총장의 라이벌을 죽이기 위한 수사였다. 가혹했다”(이광재 의원) 등 윤 전 총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 지사는 청년문제와 차별금지법 관련 일부 공통 질문을 제외하고는 발언 신청을 하지 않았다.
처음 상견례를 한 후보들은 열띤 토론보다 서로를 칭찬하는 등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후보 1명이 다른 후보를 골라 질문하는 ‘너 나와’에서 추 전 장관은 양 지사를 지목해 “충남에서 좋은 정책을 펴 온 우리 당의 보배”라고 추켜세웠다.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이광재 의원과 정세균 전 총리는 서로를 지목해 질문하고 답했다.
이 지사와 박 의원도 서로를 지명했다. 이 지사는 “(법인세 감면이) 가능한 것인지 나중에 토론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며 박 의원의 감세론을 간접적으로 비판했고, 박 의원은 “이 지사와 양자 구도로 대한민국을 들썩들썩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