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香을 우려내는 가마솥]
취할 것은 탁귀(琢句)와 연의(練意)뿐이니
[대엽풍란(大葉風蘭)]
-고려 중기 평론문학을 주도한 최자(崔滋·)는 시평집『보한집(補閑集)』의 서문에다 이리 적었다.
'문(文)이라는 것은 정도(正道)를 밟아 나가는 문(門)이니 도(道)에 맞지 않은 것은 쓰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기운을 돋구어 말을 멋대로 함으로써 듣는 사람을 감동시키려고 때로는 험악하고 괴이한 말을 하게 된다. 더군다나 시를 짓는 것은 비(比) 註1, 흥(興)註2,, 풍유(諷喩)註3 을 근본함에 있어서랴.
그러므로 반드시 기괴함에 의탁한 연후에야 그 기운이 씩씩하고 그 뜻이 깊으며 그 말이 뚜렷하여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켜 깨닫게 하고 깊고 미묘한 뜻을 드러내어 마침내는 올바른 데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 만약 표절(剽窃)하여 묘사하고 지나치게 꾸미는 것을 선비는 본래 하지 않는다.
비록 시인에게는 탁련사격(琢練四格)이 있으나 그 중에서 취할 것은 탁귀(琢句)와 연의(練意) 뿐이다. 지금의 후진들은 성률(聲律)과 장귀(章句)를 숭상하여 글자를 다듬는 데는 반드시 새롭게 하고자 하기 때문에 그 말이 생경(生硬)해지고, 댓귀를 다지는 데는 반드시 유사한 것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그 뜻이 졸렬해져서 웅걸(雄傑) 노성(老成)한 기풍이 이로 말미암아 상실되었다.
註1 : 비(比). 시경의 문체의 하나. 비슷한 것을 이끌어다가 견주어 표현하는 비유법.
註2 : 흥(興). 시경의 문체의 하나. 먼저 다른 것을 서술하고 거기에서 연상하여 본론을 서술하는 은유법.
註3 : 풍유(諷喩). 풍자하여 비유하는 법.
- 文者, 蹈道之門, 不涉不經之語, 然欲鼓氣肆言, 竦動時聽.或涉於險恠, 况詩之作, 本平比興諷喩, 故必寓託奈詭, 然後其氣壯其意深其辭顯, 足利感悟人心, 發掦微旨, 終歸於正, 若剽窃刻畵, 誇耀靑紅, 儒者古不爲也, 誰詩家有琢練四格, 所取者, 琢句練意而巳, 今之後進, 尙星律章句, 琢字必欲新, 故基語生, 鍊對必以類, 故其意拙, 傑傑老成之風, 由是衰矣.
첫댓글.... 學而時習之不亦說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