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산에 다녀온지도 무척 오래 되었다.
산행 거리가 짧아 발길이 내키지 않은 탓도 있고, 여름에 찾기 좋은 산이지만 옥계계곡이 피서객으로 넘쳐나는 고로 번잡한 것이 싫은 탓도 있어서일 터...
이번에는 산성골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아 산행지로 향하는데 엊그제까지 많은 비가 내려 산성골로 내려올 수 있을지 은근 히 걱정이 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날씨가 맑아 오늘 산행에 기대감을 주지만...
주차장까지 올라오며 보니 옥계 계곡의 수량이 너무 많아 피서객들이 물가에 잔뜩 몰려있는데 물속으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산행에 앞서 의논을 한 끝에 산성골은 위험할 것 같아 포기하고 팔각산만 그냥 한 바퀴 돌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을 하기로 했다.
긴 계단을 올라가는데 108계단이라지 아마...
등로는 초장부터 가파르고 폭우에 바닥이 쓸려 가 엉망이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경사가 심하고 바닥이 꽤 거칠다.
조망이 트이며 가야할 봉우리들이 늘어서 있고...
좌측의 바데산은 구름에 덮여 있다.
우회로가 싫어 바로 올라간다.
구불구불 돌아가는 옥계 계곡 앞으로 옥산 3리 마을이 정겹다.
살짝 당겨보니 세찬 계곡물이 용틀임을 하는 듯...
패랭이꽃.
곳곳이 거친 암릉이라 자칫하면 발이 삘 듯 조심조심 올라간다.
곳곳에 이런 안전 밧줄이 설치되어 있었다.
1봉에 올랐다.
급할 것이 없으니 쉬엄쉬엄 진행한다.쉼터에서는 느긋하게 쉬고...이때까지만 해도 조망이 꽤 좋았지만,
상투바위(1봉).
비 온 뒤의 바위는 제법 미끄러웠다.
2봉.
여기서부터 주위는 희미해지며 시야가 막히기 시작하고...
우회로로 가지 않고 우측에 바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그냥 진행한다.
3봉은 제법 위험해서 우회하게 등로를 정비해 놓았지만 우리는 그냥 바로 급경사로 올라간다.
잠깐 치고 오른 능선에서는 거대한 암벽 옆으로 살짝 내려서 돌아가고...
예전에 있던 로프는 어디 갔는지 흔적조차 보이지 않고 그냥 바위를 잡고 올라가는데 바닥이 무척 미끄러워서 조심해야 했다.
3봉 아래에 있는 표지석.
제법 위험해서 이곳까지 올라오는 산객은 거의 없다.
3봉을 향하여 급경사를 기어 올라간다.
3봉.
개스가 몰려오며 사방이 안개에 휩싸여 주위를 돌아봐도 곰탕 국물 뿐.
3봉을 넘어 내려가는 급경사 벼랑에서 준비해 온 로프를 꺼내 설치하고...
꽤 급한 경사라 로프를 가져 오지 않았더라면 생고생을 할 뻔 했다.
다시 급경사내리막이 나타나며 길도 보이지 않지만 로프를 설치하지 않고 그냥 사면으로 조심해서 내려올 수 있었다.
이어 정규등로로 합류하여 4봉으로 이어지는 철계단을 올라간다.
4봉.
4봉에 자라고 있는 멋진 소나무.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
5봉으로 향한다.
아침에 보여 주었던 맑은 날씨가 그립지만 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딘데...
지나온 4봉을 돌아보고,
계속 진행한다.
5봉 오름길.
5봉.
곳곳에 멋진 소나무들이 끈질긴 생명력으로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는 듯 하다.
가야할 5봉을 바라보지만 점점 진해지는 곰탕이 시야를 가로막고...
6봉 모습.
5봉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6봉 오름길.
6봉.
6봉에서 돌아 본 5봉.
다시 5봉.
7봉으로 향하는 능선.
7봉 역시 짙은 안개에 둘러싸여 있다.
바위 능선길로 진행하다 보니 우회로에 서 있는 7봉 표지석을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암릉 위에서 내려다 보니 표지석이 밑에 서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7봉.
계단을 올라가면 8봉이 나온다.
8봉. 팔각산.
여덟개의 모가 난 바위봉우리가 연이어 있는 팔각산은 봉이 8개 솟았다는 뜻에서 유래된 산 이름이라고 한다. 흔히 옥계팔봉이라고 부르는 이 팔각산은 독립된 암봉으로서 그렇게 높지 않으면서도 각종 기암괴석들로 이루어진 산세와 주위의 경관이 여간 아닌 명산이다.
달 밝은 날에 팔각산 정상에 오르면 그림자가 동해바다에 어른거린다고 한다. 옥같이 맑고 투명한 물이 흐르는 옥계계곡과 그 비경이 팔각산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다시 산성골로 갈까 하다가 그냥 바로 하산하기로 한다.
고도가 낮아짐에 따라 시야도 점점 멀어지고...
바데산은 아직도 구름을 덮어쓰고 있다.
옥계 계곡이 내려다 보인다.
평소 같으면 피서객들로 바글바글하겠지만 거센 물살 탓에 물가에서 그냥 구경만...
지나온 능선을 돌아본다.
하산 길은 경사가 제법 심하다.
주차장으로 내려서기 직전 우측 지골로 들어가 시원하게 알탕을 하고 산행을 끝낸다.
산행 시간과 거리는 의미가 없어 생략한다.
그냥 느긋하게 하루를 즐긴 산행이었다.
하지만 대부부 그냥 지나치는 3봉도 들러볼 수 있었고 아기자기한 암릉산행으로 시간을 보냈으니 그런대로 제법 알찬 하루였다고 할 수 있겠다.
아직 여름 초입이라 피서객이 그리 많지 않아 번잡함도 피할 수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