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낯선 전화를 받았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선배라 했다.
까무잡잡한 얼굴 자그마한 키
유난히 반짝이는 눈동자
이태복 선배였다.
인도네시아 정착 이야기, 운영중인 자바문화원 이야기
인도네시아의 한국 문협활동 이야기와 인도네시아에 정착해 터를 잡은 지 30년의 이야기, 두 권의 시집을 상재했으며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차분하게 들려주었다.
그러나 선배의 방한 목적이자 가장 관심이 갔던 이야기는 국내에서 출간한다는 소설 <암바라와>에 관한 이야기였다.
가제본 된 소설 원고와 함께 대강의 이야기를 들었다
<암바라와>
인도네시아 지명으로 일제에 끌려간 위안부가 있던 곳
소설은 일제 치하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인 고려독립청년단의 활동과 일제에 의해 인도네시아까지 끌려온 위안부들의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로 하고 있다.
거의 모두가 다큐에 가까운 실화, 실명에 실제 지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남아있는 당시의 현장을 꼼꼼하게 답사하고 조사하여 쓴 Faction에 가까운 소설.
만주, 남미, 독일 등으로 떠난 우리 민족의 디아스포라 이야기는 여러 경로로 접한 바 있지만 동남아 지역의 이 같은 아픈 역사는 많이 기록되고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다.
소설 <암바라와>은 그 이산의 역사를 기록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 생각했다. 곧 책이 출간되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초판이 매진되었다고 한다. 지난 토요일 안동 경북도청에서 국내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대구 경북지역의 작가 문인들이 많이 오셔서 작품과 그 안에 담긴 역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기념식이 진행된 안과 밖에 현장을 담은 사진들이 함께 전시되어 잊힐 뻔한 역사를 생생하게 전하는 현장감을 더했다.
소설을 완성하는 데 5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한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소리 없이 이렇게 자기 앞의 일을 하면서 역사를 살아간다.
소설 <암바라와> 출간을 계기로 동남아 일대에서 일제에 의해 자행된 만행들에 대한 관심과 한민족의 디아스포라 역사에 대해 알려지지 않고 묻힌 여러 사실들이 재조명되는 기회가 되기를.
이태복 시인-소설가님,
큰 일 하셨습니다. 애쓰셨습니다.
소설 <암바라와>,
많은 독자들의 손과 마음에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