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엘리베이터 동영상 일부 보도 ‘뻥튀기‧조작’ 논란
"이런 영상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
"수많은 동영상 중 두 컷만 보고 판단하면 위험"
정인이 사망사건과 관련 첫 공판을 전후해 터져 나온 ‘정인이 엘리베이터 동영상’ 일부 보도와 관련 ‘뻥튀기‧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언론 등은 지난해 8월 양부 회사 엘리베이터 내 CCTV 동영상을 공개했다.
48초짜리 동영상은 양부 회사 건물 관계자가 경찰에 제보한 것이다.
한 언론은 “양모가 엘리베이터에서 유모차를 거칠게 밀어 정인이의 목이 꺾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이 열리자 다시 유모차를 거세게 미는 보호자’, ‘충격에 못 버티는 아기… 두 다리가 허공에 붕 떠’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또 다른 언론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사람이 내리자 정인이가 탄 유모차가 거칠게 밀려 들어온다. 양모가 뒤에서 있는 힘껏 밀어버린 것이다. 충격으로 정인이는 목이 뒤로 꺾이고 유모차는 그대로 벽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이 열리자 양모는 또다시 정인이 유모차를 거세게 밀어버리고 이번에는 정인이가 충격을 버티지 못해 뒤로 넘어지면서 두 다리가 하늘을 향한다.”고 보도했다.
시민 조모씨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그렇게 하는 행동을 봤을 때 도저히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사람의 탈을 쓴 악마라고 생각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앞바퀴가 들릴 정도로 거칠게 유모차를 미는 바람에 정인이의 몸은 크게 흔들렸다.”고 코멘트를 했다.
이런 보도를 본 시청자들은 ‘양모의 행동이 악마 같았다’, ‘충격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시청자들은 대개 그림을 대충 보고 기자의 음성을 듣고 이해해 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보도 영상과 48초짜리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사실과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양모는 유모차를 거칠게 밀지 않았다. 적당히 유모차를 밀었으며 엘리베이터 벽에 살짝 부딪혔다. 정인이 역시 고개가 꺾이지 않았고 머리만 약간 흔들렸을 뿐이다.
문이 열리자 양모는 또다시 유모차를 거세게 밀어버렸다. 앞바퀴가 들릴 정도로 거칠게 유모차를 미는 바람에 정인이의 몸은 크게 흔들렸다고 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양모는 엘리베이터와 건물 로비와의 틈을 넘기 위해 유모차 앞바퀴를 들어 민 뒤 다시 앞바퀴를 내려놓으니 정인이의 발이 하늘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48초짜리 영상과 달리 일부 언론이 보도한 동영상이 빠르게 돌아가는 바람에 유모차가 빠르게 이동한 것처럼 보여 조작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 동영상을 본 30대 여성들은 “이 두 컷만 보고 학대로 단정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모습은 주변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정인이를 양육하는 양모의 수많은 모습 중 학대(?)로 의심되는 두 컷만 공개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나머지는 대체로 정인이를 사랑으로 양육하는 모습이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정년퇴임을 한 교사들도 “인간을 완벽한 신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약간의 실수를 할 수 있다. 다른 좋은 모습이 더 많을 것이다. 지금 악화된 여론에 편승해 피의자를 일방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면 극히 위험하다.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3심에서 무죄로 석방되는 사람들도 많고, 복역 중에 진범이 잡혀 무죄로 나오는 이들도 있다.”고 충고했다.
변호사들도 “잘못 형성된 여론이나 의혹들이 명확히 해소된 이후에 증거와 법에 따라 명확이 판결해야 한다”고 했다.
기독 언론인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의 매를 맞지 않고 자란 사람이 있겠느냐. 한 번도 자녀를 체벌하지 않고 양육한 부모가 있겠느냐. 시시비비가 재판과정에서 충분히 가려져야 할 것이다.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각종 정보와 정황을 미뤄 볼 때 특별히 신중을 기해야 할 사건이다”고 입을 모았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