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수행품 53장】 일심에 집착하는 것(법박)을 놓아라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공부하는 사람이 밖으로는 능히 모든 인연에 대한 착심을 끊고 안으로는 또한 일심의 집착까지도 놓아야 할 것이니 일심에 집착하는 것을 법박(法縛)이라고 하나니라. 사람이 만일 법박에 걸리고 보면 눈 한 번 궁글리고 몸 한 번 동작하는 사이에도 법에 항상 구애되어 자재(自在)함을 얻지 못하나니, 어찌 큰 해탈(解脫)의 문에 들 수 있으리요. 그러므로, 공부하는 사람이 성품을 기르되 모름지기 자연스럽게 기르고 활발하게 운전하여 다만 육근이 일 없을 때에는 그 잡념만 제거하고 일 있을 때에는 그 불의만 제거할 따름이라, 어찌 일심 가운데 다시 일심에 집착하리요. 비하건데, 아기를 보는 사람이 아기의 가고 옴과 노는 것을 자유에 맡겨서 그 심신을 활발하게 하되, 다만 위태한 곳에 당하거든 붙잡아서 가지 못하게 하고 위태한 물건을 가지거든 빼앗아서 가지지 못하게만 하면 가히 아기를 잘 본다고 할 것이어늘, 아기를 본다 하여 아기를 붙잡고 굳게 앉아서 종일토록 조금도 움직이지 아니하면 아기는 자연히 구속에 괴로와 할 것이니 일심에 집착하는 폐단도 또한 이에 다름이 없나니라.]
핵심주제
【류성태】 법박의 극복
【한종만】 일심에의 집착을 놓아라
【신도형】 법박을 조심하라
대의 강령
1) 공부하는 사람이 밖으로는 모든 인연에 대한 착심을 끊고 안으로는 일심의 집착까지도 놓아야 하는데, 일심에 집착하는 것이 법박이다.
2) 법박에 걸리고 보면 눈 한 번 궁글리고 몸 한 번 동작하는 사이에도 법에 항상 구애되어 자재함을 얻지 못하니 큰 해탈의 문에 들 수 없다.
3) 공부하는 사람이 성품을 자연스럽게 기르고 활발하게 운전하여 육근이 일 없을 때에는 그 잡념만 제거하고 일 있을 때에는 그 불의만 제거하면 되는데, 어찌 일심 가운데 다시 일심에 집착하는가.
4) 비하건데, 아기를 보는 사람이 아기의 가고 옴과 노는 것을 자유에 맡겨서 그 심신을 활발하게 하되, 위태한 곳이나 물건만 금지하면 아기를 잘 본다고 할텐데, 아기를 붙잡고 앉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아기는 구속에 괴로와 할 것이다. 일심에 집착하는 폐단도 이와 같다.
용어 정의
인연(因緣) 인(因)과 연(緣).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 직접적인 원인을 인(因), 인과 협동하여 결과를 만드는 간접적인 원인을 연(緣). 농사의 경우, 종자는 인, 비료나 노동력 등은 연.
착심(着心) 사물에 집착하는 마음, 사랑하는 것,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등에 집착하는 마음. 착심 떼는 공부가 생사 해탈 공부.
일심(一心) 사심 잡념·번뇌 망상이 들어있지 않는 전일(專一)하고 온전한 마음. 이 일을 할 때에 저 일에 끌리지 않고, 저 일을 할 때에 이 일에 끌리지 않아 오직 그 일 그 일에 전심 전력하는 것.
법박(法縛) 법이라는 고정관념에 집착, 속박되어 교법을 듣고도 진실한 뜻을 깨닫지 못하거나 실행하는데 도리어 부자유스럽게 얽매이는 것. 법을 자유자재로 활용 못하고 법에 얽매이어 자승자박하는 것.
구애(拘碍, 拘礙)되다 거리끼거나 얽매이게 되다.
자재(自在) 자유 자재. 나아가고 물러감에 장애가 없고,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걸리고 막힘이 없는 것.
해탈(解脫) 일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되는 것. 인간의 근본적 아집·집착으로부터의 해방. 탐욕·애착·분노·어리석음 등 온갖 구속과 속박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얻는 것.
성품(性稟·品)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근본 성질로서, 누구나 부처가 될수 있는 본래 마음.
육근(六根) 심신을 작용하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 눈·귀·코·입·몸·뜻. 육입(六入).
잡념(雜念) 수행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옳지 못한 생각. 좋은 생각도 기도나 좌선 때 하면 잡념.
집착(執着) 어떤 사물에 고집하고 애착하는 것. 마음속에 깊이 새겨 두고 잊지 못하는 것. 대상에 고집하여 마음이 떨어지지 아니 하는 것. 집착하는 마음은 생사 해탈에 큰 방해가 된다.
주석 주해
【류성태】 일심을 참으로 열심히 하다보면 법박의 의미도 알게 된다. 여기에서 자연히 해탈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무시선의 강령에서 육근이 무사하면 잡념을 제거하고 일심을 양성하며, 유사하면 불의를 제거하고 정의를 양성하라는 말을 참고해 보자. 법박 속에 있으면 구애되어 교법 실천에 있어 중도 및 해탈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법률과 도덕이 서로 구애되지 아니한다(전망품 18장)고 하여 법박에 걸릴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였다. 지나치게 법을 의식하는 것도 일종의 법박이다.
【박길진】 어떤 선사에게 한 승이 묻기를 명경과 같이 진애(塵埃 티끌)가 하나도 없는 경지에서 더 진보할 길이 있느냐고 하니 그 명경을 깨어버리고 오라 했다. … 백척간두에 진일보하라는 말이 있다. 공부인은 법박에서 다 놓아버리고 한걸음 나아가야 한다.
【조정중】 참된 수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걸림 없는 마음으로 육근 동작을 하되 다만 필요 없는 잡념이 일거나 탐심과 진심과 치심이 일어날 경우에 이를 법으로 대치하여 소멸시킬 뿐, 따로이 평상시에 법을 국집하여 법으로 인하여 성품의 순연한 면목을 속박하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신도형】 ① 법박이란 : 일심에 집성(執省)하는 것이다. ② 해탈을 공부하는 사람은 능히 밖으로 모든 인연에 대한 착심을 끊고 안으로 일심의 집착까지 놓아야 한다. ③ 법박의 폐단 : 눈 한 번 궁글리고 몸 한 번 동작하는 사이에도 법에 구애되어 자재함을 얻지 못하여 대해탈의 문에 들 수 없다. ④ 참다운 양성은 자연스럽게 활발하게 기르는 것이니 육근이 무사하면 잡념만 제거하고 육근이 유사하면 불의만 제거하라. 어찌 일심 가운데 다시 일심에 집착하리요.
관련 법문
【대종경선외록 14. 주세불지장 3절】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도인들이 해탈을 얻어 나갈 때에 첫째, 일체 욕심에는 묶이지 아니하여야 되나 법에는 묶여 있어야 되고, 둘째 법에 묶여 있다가 법까지 끌러 버려서 묶일 물건도 없어지고 묶이지 아니할 마음도 없어져 버려야 부처님의 참 해탈 경지인 것이다."
【대산종사법어 제2 교리편 66장】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철은 용광로를 거쳐야 정철이 되고 법은 성리에 근거해야 대도 정법이 되며 도인은 성리를 단련해야 큰 도인이 되느니라. 도가에 견성하는 공부 길이 없으면 그것은 정도가 아니니, 이는 성리를 단련하지 않고는 참 도를 얻을 수 없고 참 법을 전할 수도 없는 까닭이니라. 그러므로 성리는 빌려서라도 보아야 하는 것인바 공부하는 사람이 성품 자리를 보지 못하고 법에 구속되면 천진(天眞)을 잃고 허식에 걸려 제도받기 어렵고 큰 공부도 못하나니, 우리는 소리 없는 큰 소리[無聲之大聲], 빛 없는 큰 빛[無光之大光], 공덕 없는 큰 공덕[無功之大功], 이름 없는 큰 이름[無名之大名], 그 자리를 터득해야 하느니라.」
위 내용은 【류성태(2008), 대종경 풀이 上, 310~311】,【신도형(1974), 교전공부, 600】【원불교 대사전】,【원불교 용어사전】,【원불교 경전법문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