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리더
-나에게도 자기결정능력 장애가 있는가?-
지도자가 결정하는 업무량과 품질에 따라 한 단체나 기관의 운명은 결정되고 흥망이 갈라진다.
전문 기관에서의 운명은 리더(기관장)에 따라 매우 심각하게 요동치기 마련이다. 10년이 발전되느냐 10년이 후퇴하느냐 순식간이다.
정부 산하로는 공기업, 시장형, 준시장형, 준정부기관, 기관관리형, 위탁집행형, 기타공공기관 등이 있다.
서울시 산하조직에서 직속기관으로는 서울시립대, 보건환경연구원, 인재개발원, 서울종합방재센터, 소방학교가 사업소로는 도시기반시설본부, 상수도사업본부, 한강사업본부, 어린이병원, 교통방송, 서울대공원 등이 있다.
투자출연기관으로는 서울교통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농수산물유통공사 등 23개 기관이 있다.
공공기관은 성격상 공공부문이 지니는 특유의 경직성과 성과측정의 어려움을 지니고 있어 어떤 방식이든 평가가 필요하다.
매년 실행되고 있는 경영평가제도는 공공기관의 경영개선 활동의 촉진과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사후평가기능을 강화하여 자율적인 책임경영체계를 구축하게 한다. 목표달성에 대한 책임의식을 강화하고 경영혁신과 경쟁문화 조성과 경영개선방안 도출 및 타 기관의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촉진하며 투명성을 제고하게 한다.
하지만 현재의 평가방식은 활동과 성격이 상이한데도 같은 유형으로 평가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화가 크고 경영의 자율성도 저해하고 있다.
계량지표의 객관성 문제와 평가위원의 전문성 부족 등은 오늘날의 경영평가보고서에 대해 어떠한 가치나 참신성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형화된 지 오래이다.
경영평가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평가하는 분야가 리더의 업무추진력 등을 통한 자질검증을 중요시하고 있다.
공기업 형태의 서울시 상수도본부는 서울시 산하조직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조직으로 4급 이상 고위직만 해도 물연구원을 포함하여 29명이나 된다.
1989년 본부로 출범한 이후 1대 백상승 본부장을 시작으로 18대 박명헌 본부장까지는 1급이, 19대 진익철 본부장 이후 28대 백호 본부장은 2급이 본부장을 역임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31년간 모두 28명이 상수도본부의 CEO로 활동했다.
이들은 면면이 특성과 강점을 살려 시 행정을 이끈 지도자들이다.
그래서 책임감을 갖고 맡은 일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한다는 DNA가 그 누구보다 강력한 인사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스쳐간 28명의 본부장중 수도를 사전에 체득하거나 함께 몸담았던 인물은 4대 이기창 본부장(상하수국장역임, 토목전공)과 상수도본부에서 3년간 경영부장을 역임하고 10여년 만에 상수도본부장을 역임한 26대 윤준병 본부장 단 2명뿐이다. 여타의 본부장은 상수도업무를 처음 입문하여 상수도 최고 지도자로 길고 짧게 임무를 수행했다.
이기창 본부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행정직 인사들인 이들은 상수도 조직은 매우 느슨하고 과거형에 머물고 있으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자기만족에서 벗어나지 못한 비리의 온상지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본부장으로 취임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같은 상황은 전국 특·광역시 본부장들도 대동소이하다.
상대를 믿을 수 없고 전문성이 없는 현실에서 스쳐간 많은 본부장들은 자기결정능력 장애를 앓고 있거나 아집과 오판에 의한 시행착오형 업무를, 유유자적 시간보내기, 나 홀로의 작은 왕국의 왕으로 지내다 간 인사도 상당수이다.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이며 그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는 힘은 곧 버리는 힘인데 그 버리는 것이 너무 더디고 어렵기 때문이다.
결정을 잘하는 사람은 쓸데없는 어지러운 변수들을 과감히 버린다, 욕심이나 주변을 기웃거리지 않고 수많은 변수나 나머지 가설등도 과감히 버린다,
대부분 결정을 못하고 시간을 소비하며 부하직원이나 주변을 탓하는 사람은 자신도 소화하기 어려운 과분한 욕심만 내다가 죽도 밥도 안 된 상태에서 그냥 내평개치고 떠나 버린다. 목적이 뚜렷하면 결정도 빠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명확하지 않기에 갈팡질팡하고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혼미하게 받아들이고 오랜 시간 속에서 결정시기도 놓쳐 버린다.
전문가집단에 대해서는 도둑으로 여기고 부정적 시각으로 소통마저 차단한다.
그러나 결단을 잘 내리는 사람은 자신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한다.
경험이 많은 분야는 직감으로 결정하기도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분야에서는 직감으로 결정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비밀스럽게 제3자의 전문가라는 인물들에게 몇 마디 얻어들은 조언 아닌 조언으로 판단하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서울시 상수도를 스쳐간 인물 중 상수도를 모르지만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오로지 한 분야에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히고 목적을 향해 무조건 달린 인물도 있다, 유수율 향상만을 위해 임기동안 모든 노력을 퍼부은 11대 박종옥 본부장, 밸브혁신을 위해 수입밸브라도 사용하겠다고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설정하고 직원들에게 던져준 6대 김의재 본부장이 그들이다.
15대 신동우 본부장은 상수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 상수도공사화방향에 대한 외부연구용역을 맡기기도 하면서 상수도의 미래를 살갑게 염려한 대표적 인물이다.
대외 신뢰도를 높인 21대 최동윤, 26대 윤준병 본부장등은 오로지 상수도의 발전과 혁신을 위해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히고 결정력도 빠른 판단을 한 인물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한 이상, 정확한 현재 상황파악, 적절한 기한, 정기적인 확인, 진정성 있는 목적이나 목표, 강한 동기부여를 통해 강력히 업무를 수행했다.
그 와중에서 상수도에 종사한 전문가들의 말을 경청했으며 진정성 있게 그들을 인정하고 귀담아 듣는 열린 마음을 소유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마케팅의 11가지 요소는 누가, 왜, 무엇을, 누구에게, 누구를 위해서, 누구와,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떻게, 얼마에, 얼마나, 어디서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추진력을 지닌 자는 자기결정능력 장애를 앓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 학설로 유명한 미국 LA 캘리포니아 대학 앨버트 메라비언 교수는 사람간의 의사소통에서 언어적 중요성은 7%에 불과하고 목소리 같은 청각적 이미지가 38%, 표정이나 눈빛 같은 시각적 이미지가 무려 55%%라고 말한다. 7:38:55비율을 그래서 ‘메라비언 법칙’이라고 말한다.
형식적인 목적과 목표보다는 진정한 목적이나 목표를 가지고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상수도의 지도자가 필요하다. 상수도운영이 위기와 난국에 처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온전히 상수도의 오늘과 내일을 염려하는 진정성 있는 CEO가 절실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