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세상과의 친교
예수님의 복음을 세상에 전하는 선교 활동은 교회의 근본적인 사명입니다. 그런데 과거 교회는 선교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세상 사람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가진 적이 많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진리를 모르는 무지한 자들”, “죄악에 빠져 헤매는 죄인들”, 더 나아가 “신자들이 피해야 할 죄악 덩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톨릭 교회는 50년 전 바티칸 공의회를 기점으로 세상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대화의 자세입니다.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기에 앞서서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과 친교를 이루는 데서부터 시작하려고 마음 먹었던 것입니다.
또한 과거에 교회는 세상사에 관심을 갖지 않고 교회 내부적인 일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는 세상의 여러 가지 문제들(인권, 빈곤, 노동, 평화,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세상 사람들과 협력하여 이런 문제들을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 현대인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모든 사람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제자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고뇌이다. 참으로 인간적인 것은 무엇이든 신자들의 심금을 울리지 않는 것이 없다(사목헌장 #1항).
소공동체 모임에서는 항상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없는지” 살핍니다. 신자들의 모임이 “우리끼리만 좋은 모임”에서 끝나서는 안되고, 세상 사람들에게로 다가가는 모임이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한 가정의 아버지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부부 간에, 부모 자식 간에, 자녀들 간에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더 나아가 이웃 가정들과도 사랑의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교회가 성부-성자-성령의 친교를 본받아, 친교의 공동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