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꽃, 이라는 유심론(안양대신문)

[맹문재]

<안양대신문>, 2012년 5월

꽃, 이라는 유심론

김선우

눈앞에 열 명의 사람이 잘빠진 몸매로 웃고 있어도

백 명의 사람이 반짝이는 선물을 펼쳐 보여도

내 눈엔 그대만 보이는

그대에게만 가서 꽂히는

마음

오직 그대에게만 맞는 열쇠처럼

그대가 아니면

내 마음

나의 핵심을 열 수 없는

꽃이,

지는,

이유,

<작품 및 시인 소개>

우리의 마음은 근원적이고 페르몬에 영향 받는 존재이기보다 학습하는 존재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대상을 인식하려는 마음을 가질 때 꽃도 사랑도 정의도 우주도 감싸 안을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이여, 이 계절처럼 푸르러라.

김선우 시인은 1970년 강릉에서 태어나 1996년 『창작과비평』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도화 아래 잠들다』『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가 있다.

 맹문재(시인, 국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