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식날 우리는 한달 후 개학을 맞이할 나에게
카드종이에 편지를 써서 테라스 문 앞에다 부착했었다.
그리고 말 잘 안듣는 혁수에게도 롤링페이퍼처럼
특별히 응원의 메시지도 따로 또 썼었다.
2학기 때도 잘 해볼것을 기대하며 스스로 응원하는 것도 좋지만
나중에 1학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볼 때
기억에 남는 게 없으면 무슨 소용일까
그래서 방학식이 있기 며칠 전부터
큰 도화지에다가 마인드 맵을 그려왔었다.
생각나는 에피소드마다 하나씩 써나가고
줄을 긋고 키워드를 쓰다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눈에 보였다.
그리고 오늘은 방학 첫 날.
날다 입구에 들어서는데
전날 대청소를 하고 간 흔적들이 눈에 보였다.
깔끔하게 정돈 된 가구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내 마음도 정리가 된듯 가벼워졌고 다시 가다듬자고 마음 먹었다.
방학이긴 하지만 검정고시 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에
검정고시 수업 위주로 시간표가 짜졌고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날다에 나와서 공부하기 분주하다.
검정고시를 보는 건 나도 마찬가지라 같이 공부하고
마리아 선생님이 추천해준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독서를 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끔씩 다른 학생들이 생각날 때면
전화해서 안부를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