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류계에 나가는 여자가 시간만 있으면 미장원에 들려 옆집에 사는 여자가 게으르다며 흉을 보곤 합니다. 이때 미용사도 맞장구치며 “저도 그 분이 우리 미용실에 자주 와 몇 번 그 집에 가 본적이 있는데 여사님이 보신대로 너무 집안이 어지러웠어요 보는 눈은 다 똑같은가 봐요” 라며 박자를 맞췄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장원에 성격이 좀 까다롭고 빈틈없는 친구가 와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얘 너는 다른 사람들 외모만 꾸미지 말고 미장원 안 밖도 정리해라 정말 귀신 나오겠다 손님들이 이런 곳을 보면 오고 싶어 하겠니” 라며 깨끗이 정리 정돈해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흉은 쉽게 보지만 자신들의 살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모 병원의 게간지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몸에 두 개의 주머니를 달고 나온다고 합니다. 앞 가슴 주머니 안에는 다른 사람의 실수와 단점이 가득 담겨 있고 등 주머니엔 자신이 범한 실수와 허물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다른 사람의 실수는 쉽게 찾아내 허물과 흉을 볼 때마다 꺼내 쓴다고 합니다. 그러나 등 주머니에 들어있는 자신의 온갖 단점과 허물이 담겨 있지만 그것을 까맣게 잊어 버린다고 합니다. 이런 모순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하여는 아주 너그럽고 관대해 아주 심각한 잘못이 발견되더라도 다른 사람의 잘못 만큼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끔 피치 못할 일이 있을 땐 잘못을 인정하지만 쉽게 잊어 버리고 맙니다.
날 짐승들이 사는 마을에 까마귀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가려고 막 나설 때 옆을 지나던 제비를 만나게 됩니다. 제비는 까마귀를 보며 “너 지금 어디로 가는 중이니?” 까마귀는 씩씩거리며“사실 나는 이곳에 살고 싶은데 이웃들이 내 울음소리가 듣기 싫다며 나를 미워해 그래서 다른 곳으로 가는 거야!” 그 말에 제비가 “네 기분대로 울어대는 울음소리를 바꾸지 않으면 어느 곳에 가도 환영 받지 못할 걸” 사실 사람들 중에는 까마귀처럼 시도 때도 없이 남 흉만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 탓과 흉만 보면 사람들은 그의 곁에 오래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