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현재는 언제나 슬프고 괴로운 것.
마음은 언제나 미래에 사는 것.
그리고 또 지나간 것은
항상 그리워지는 법이니.
_________
푸쉬킨이 지었다는 이 시는
내가 중학교에 가서 첫 국어 시간에
선생님이 판서와 풀이를 하시어
첫 만남을 이룬 글입니다
인생을 살아 가면서
이 시를 외워 두면 언젠가
어렵고 힘든 시절에는 한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선생님의 노바심절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쩌다 한번씩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생각하면
그때 그날의 만남이 생각납니다
오늘 우리 고등부
학생회원이 다녀 가며
모친은 일찍 여의고
아버지는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계시다는 소리를 하는데
문득 이 시가 떠오릅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어서
대입 수능 시험을
오십여일도 안남긴 상태에
아버지의 병상 모습을 보고 와
마음을 다잡을 길 없어
절에 와서 부처님 전
절이라도 올리고 가려는
법우의 마음이 아픔으로 전해 옵니다
그 무슨 말로도 위로와 힘이
되지 못함을 잘 알면서도
차 한잔 내어 주고 이런 저런 말로
위로를 해 보기는 하지만
그 위로조차 내 마음에 대고 하는
나를 위한 위로입니다
유마 거사는
중생이 병을 앓으므로
보살이 병을 앓는다는 말과
중생의 병이 나으면
보살의 병이 나으리라 하셨지만
보살은 본시 병이 없는 것
중생의 병이 낫기는
여간 어렵지 않으니
오히려 보살이 병이 나아
부처님의 지혜를 이루어서
그 한량없는 대지혜의 방편으로
중생의 병이 저절로 치유될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저녁입니다
우리가 즐겁게 회식하는 시간에도
어느 한쪽에서는 굶주리는 사람들 있고
내가 명품을 구매하러
여기 저기 발품을 파는 시간에도
최소한의 생필품조차 없어
고통받는 사람이 있을수 있으니
양껏 누리고 행복해 하는 것도
다 그 정도가 있어야 할것입니다
시월이 되면서
이곳 저곳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가 분위기를 띄우려
안간힘을 쓰는 것 같은데
그 엄청난 예산을 모으고 합하여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준다면
백성들이 기뻐하고 천신들이 옹호하는
그런 나라가 될수도 있을 것이라는
억지 생각을 하여 보기도 합니다
지금도 헐벗고 굶주리며
하루 하루 연명해 가는 북한의
주민과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동포와 종족으로서의 나눔의 장이
하루 속히 열려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아이를 학교로 내려 보내고
마음이 아련해 화선지를 펴고
먹과 붓으로 글자 몇자 쓰면서
위로의 힘을 보태 봅니다
우리 제자의 아픔이
한순간의 꿈처럼 깨어 나기를...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