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아침 아이들과 함께 읽게 된 성경은 '오병이어' 기적에 대한 것이었다.
-참고로 우리 집은 아침에 네덜란드어로 된 어린이용 성경을 읽는다.
어린이용 성경이라함은 어린이들이 성경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사건 중심으로 성경을 다시 쓴 것으로
그림도 중간 중간 들어 있고 단어도 쉽고 구어체로 쓰여져 있는 성경이다.
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이 배불리 먹은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도 잘 아는 이야기일 것 같아
책을 읽기 전에 먼저 내용을 이야기 해 보도록 시켰다.
예림이와 예솔이가 한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7살쯤 된 아이가(예솔이의 생각.
그림 성경책들을 보면 예수님께 떡과 물고기를 드리는 아이가 7살 쯤 된 남자 아이로 나온단다.)
엄마가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라고 넉넉히 싸 준 도시락을 들고
예수님 말씀을 들으러 갔다가
저녁이 되어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 걱정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 떡과 물고기를 드리게 되었고, 예수님이 기도하시자 기적이 일어나
남자 어른 오천명이 먹고도 열 두 바구니나 남게 되었다는 이야기.
친구랑 나누어 먹으라고 넉넉하게 도시락을 싸 준 엄마의 마음씨와
자기 먹을 것을 예수님께 바친 아이의 착한 마음을 배워야 하다는 적용까지 하고
예수님은 기적을 행하실 수 있는 분이시라는 믿음의 고백까지했다.
그리고 아이가 예수님에게 준 물고기는 무슨 물고기였을까?
비린내가 나지 않았을까? 말렸을까, 구웠을까?
음식을 다 먹은 후 남은 음식을 걷었던 바구니는 어디에서 났을까? 등의 질문도 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예수님께 떡과 물고기를 준 아이는
저녁이 되었는데도 왜 집에 안 갔을까 하고 질문했더니
예림이가 말하기를 예수님도 열 두살 때 엄마, 아빠한테 말 안하고 성전에 남아 있었던 적이 있듯이
예수님 말씀을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집에 안 가도 된다고 했다.
예솔이도 그 아이 엄마도 예수님 말씀을 많이 듣고 오라고 도시락을 그렇게 넉넉히 싸 주었다고 말하며 언니 말에 동의했다.
엄마, 아빠와 같이 예수님 말씀을 들으러 온 것이 아니었을까?
떡 5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온 식구들의 저녁 식사 거리가 아니었을까 라고 물었더니
그건 아닌 것 같단다. 아이가 혼자 도시락을 들고 예수님 말씀을 들으러 왔단다.
우리 아이들 수준에서 스스로 성경을 읽고 또 교회에서 설교를 들으면서 정리한 성경말씀 내용이다.
속으로 약간 답답한 마음이 있었지만 말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이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자'고 하며
네덜란드어로 된 성경을 읽었다.
예솔이는 네덜란드어를 많이 잊어 먹었기만
그 날은 자신이 잘 아는 내용이어서 그런지 집중해서 잘 들었고, 내가 읽었을 때 무슨 내용인지 이해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네덜란드어 어린이 성경에는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에 대해 열심히 설교하시는 예수님.
해가 저물고 먹을 것이 없어 걱정하는 제자들.
아이에게 떡과 물고기를 받아 기도하시고는 많은 사람들이 배불리 먹도록 해 주신 예수님.
예수님이 주신 떡과 물고기를 배불리 받아 먹고는
당장, 이 능력 있는 예수를 '왕'으로 세워
로마로부터 해방, 매일 먹을 것에 대한 걱정으로부터도 해방을 원하며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모셔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데 예수님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왕'이 아니라
진짜 이 세상의 왕이시고, 온 우주의 왕으로 오셨음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예수를 왕으로 세우려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라와( 배 부름고 병 나음)
온 세상의 왕이신 예수님이 죄로부터 우리를 자유케 하시고 통치하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쉽게 비교하며 설명해 놓은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어린이용 성경이지만 성경 해석에 있어 이렇게 탁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그 성경을 쓴 사람이 유명한 목사도 아니고
그냥 결혼한 어떤 부인이라는 사실(작가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설명이 없다)이 더 부럽고 놀라왔다.
성경을 읽고 그 말씀의 하나님의 의도대로 이해하는 것이 참 중요하고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성경을 잘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는 일 역시 중요하고 어렵다.
첫댓글 글을 읽으며 부모로서 자녀에게 성경을 잘 가르쳐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