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아포라(adiaphora)
전라도 처녀와 경상도 총각이 결혼을 해서 재미있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이 저녁 참으로 감자를 삶아 왔는데 남편이 무심코 같이 내온 소금에 감자를 찍어서 한 입 먹었다.
그런데 그건 소금이 아니라 설탕이었다.
순간 남편은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아니, 무슨 감자를 설탕에 찍어 먹나, 소금에 찍어먹어야지? 도대체 감자를 설탕에 찍어먹는 건 어디서 배웠나?”
그러자 부인이 어이없다는 듯이 맞받았다.
“세상에, 감자를 소금에 찍어먹는 멍청이가 어디 있어요, 설탕에 찍어먹어야지?”
“뭐라고? 우리 경상도에서는 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는다고!”
“경상도 사람들 참 바보 멍청이들이네요! 우리 전라도에서는 당연히 설탕에 찍어 먹는다고요!”
그러다 서로 감정이 격해져서 남편은 ‘당신 아버지는 어떻고’ 등 처갓집 단점까지 들먹였고, 부인도 질세라 시댁 얘기를 꺼내다가 남편의 아픈 곳까지 찌르고 말았다.
급기야 둘이는 도저히 같이 못살겠다고 이혼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이혼 법정에 서게 되었다.
먼저 남편이 이혼 사유를 말했다.
“판사님! 제가 살다 살다 참 별꼴을 다 봤습니다. 글쎄 아내가 저더러 감자를 설탕에 찍어 먹으라지 뭡니까?”
그러자 부인도 지지 않고 말했다.
“세상에, 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는다는 말은 생전 처음 들어봤습니다. 그러고도 남편은 자기가 옳다고 우기지 뭡니까?”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판사는 기가 막히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두 분 다 참 어이가 없네요. 어떻게 감자를 설탕이나 소금에 찍어 먹는단 말입니까? 우리 강원도에서는 감자를 고추장에 찍어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