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이명애초대전
<공존>과 <변이>, 나노입자에서 우주를 보다
자연의 한층 깊어진 섭리를 느끼며 인생의 변화와 깊이를 느껴보게 되는 가을, 우주의 순환과 공존 속에 펼쳐져 있는 무수한 인과관계를 절제된 색감으로 표현한 이명애 화백의 전시회가 열린다.
갈대숲의 정취와 거대한 오백장군이 맞아주는 제주 돌 문화 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10월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기획초대전은 시절의 정취와 제주에서라야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신비와 깊이가 어우러진 전시라 할 수 있다.
이명애화백이 “인생은 스스로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를 풀어가는 여정이요, 그 가운데 선결되어야 할 것은 공존과 조화였다”고 말했듯이, 조은영 교수(현대미술사학회장)는 평론을 통해 “삼십년 넘는 세월동안 지속되어온 이명애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들이 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이 세상을 구성하는 존재들, 곧 수많은 생물과 무생물, 나노 입자와 모래 한 알 같은 미생물과 그 생명의 거대한 터전인 세상, 너와 나, 그리고 우리, 개체와 전체, 소우주와 대우주의 공존 및 그들 사이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를 <공존 coexistence>과 <변이 variation>라는 연작을 통해 표현해 왔다. 얼핏 보기에는 비구상 작업으로 보이는 정형과 무정형의 화면공간에서 작가는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근간이 되는 요소로서 ‘객관과 주관, 혹은 전체와 개체와의 관계를 정립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여기에서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전체를 구성하는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의 개개 개체, 혹은 대우주를 형성하는 수많은 소우주들 간의 가시적인 혹은 비가시적인 관계, 그 유기적이며 변화하는 관계이다.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 식으로 말하자면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찰나에서 영겁을 보고 영위하는 것이며,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거대한 우주공간 속에 보이는 하나의 행성을 한갓 점 같은 존재에 불과하나 그 개체 속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하나의 세계가 펼쳐져 있으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로 평했다.
이명애는 컴포지션(composition)과 쉐입드(shaped)작업을 통해 특히 “개체와 개체의 공존, 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지는 개체와 전체의 관계와 변이라는 주제를 아울러 추구하면서 선배화가들이 고집했던 사각 캔버스, 점과 선의 패턴, 그리고 유화를 주 매체로 한은 방법론을 버렸다”면서 “사각캔버스 대신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재료들을 대거 응용하여 화면을 직접 제작, 쉐입드 캔버스(shaped canvas)를 대담하게 도입하여 자연의 생명력과 존재성을 전달해줄 수 있는 천연재료들을 주 요소로 하였고, 동시에 전통적 개념의 ‘순수 서양화’는 버렸으나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에 상응되는 매체개념을 도입하여 회화와 도예와 조각과 설치의 혼종성(hybridity)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명애 작가는 가공되지 않은 주변의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주최측의 기획의도는 감물빛 제주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과 공존의 조화를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되어지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