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입양강사 교육 때 이 부분을 논의한 적이 있다.
나에게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입양 강사들에게 몇 가지 토의 거리를 던졌다.
그 중에는
입양은 홍보할 일인가?
입양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수업을 하다보면 시설에 사는 아이들도 있는데 그 아이들 앞에서 입양은 좋은 일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등이 있었다.
모두 입양부모들이었고, 입양에 대해 나름 소신을 가지고 계시며
입양 강사로 활동했던 분, 활동하고 싶은 분들이 모였는데
양극단의 논쟁이 나오면서 토론이 아주 뜨거웠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입양은 개인적인 일이다. 드러내고 떠들 일은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입양 당사자에게는 알리지만 그 외 주변에는 굳이 알릴 필요 없다. 가능하면 적게 알리는 것이 좋다 고 생각하는 분이 있고
시설에 있는 아이들 대부분은 입양을 가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입양 못 간 건데, 그 아이들 앞에서 입양이 좋다. 부모가 생기면 좋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옳으냐, 그런 말을 하면 아이가 상처 받는다. 그런대도 그런 말을 해야겠냐,
입양 부모 중에 시설 봉사자보다 더 못한 부모도 있는데 -.-
입양이 더 좋다고 말하는 것은 입양 강사들 양심이 잘못된 거다. 등등의 의견이 있었다.
사실은 더 원색적인 표현들이 많았다.
입양 부모들도 참 생각이 다양하구나 싶었다.
다양할 수 있는데. 다양함을 다 인정하면 좋은데
어떤 경우는 선택을 해야 한다.
입양을 홍보할지 말지 선택해야 한국입양홍보회 문을 닫을지 더 활짝 열고 활동할지가 정해진다.
입양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설에 오는 봉사자만도 못하게 부모 노릇하고 있으면서 입양이 좋다,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음으로 양심이 있다면 입양교육 사업을 접어야 한다.
더구나 입양을 강조하여 상처를 받는 아이들이 생긴다면 더더욱 할 수 없는 거다.
이 의견을 존중한다면 입양교육을 접어야 하는 거다.
그 날 밤 많은 공방 끝에 결론이 났다.
그래도 가정은 소중하다.
가정이 없는 아이들에게도 가정이 소중하고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는 것이 시설보다 더 좋다고 말해도 된다. 그것이 보편적인 사실이다.
시설에 있는 아이들도 그 사실 인정한다.
알지만 자신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속상할 것이다. 그 점은 인정해 주자.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가정이나 부모의 중요성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아이들이 학급에 있어도 가정의 소중함 부모의 소중함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런 결론 덕에 입양수업을 계속 하기로 했다.
한 분이 명쾌하게 정리하시고 여러 명이 거들고 동의하면서
이렇게 결론이 났다고 나는 이해하는데
그 자리에 있던 모든 강사들의 생각이 모아졌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입양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지만 어쨌든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