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천역에서 / 박동환]
조용한 시골역이 수상하다
여기저기 소란하고 어수선한 것이
장이 열린 듯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
가을에 취한 손님들로 가득한
한 무리의 승객을 받고 있다
기차가 달리는 선로는 발걸음 가득하고
침목을 놀이기구로 착각한 꼬마들은
깡충깡충 뛰면서 기차놀이에 바쁘고
손잡은 부모의 얼굴은 분홍빛으로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듯 기분이 좋다
흰색, 분홍색, 자주색 코스모스가
여행객의 발이 되어 빛나는 철로를 감싸 안고
가을 햇살에 한껏 고운 자태를 뽐내며
사진 찍기에 바쁜 연인들의 미소가
가을 하늘 코스모스처럼 소담하다
l해설l
1914년에 행정구역 개편시 하동군 군북면, 곤양군, 진양면 대야천면을 통합해서 북천이라는 명칭으로 바뀐 북천, 그 북천면 직전리에 위치한 경전철 철도역이 이름이 북천역인데, 이 역은 모든 계절에 무궁화호와 남도해양열차가 정차하지만, 매년 가을이면 철길 부분을 제외한 역 구내 전체에 코스모스가 만발하며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일명 ‘코스모스역’이라는 별칭을 가진 곳이기도 합니다.
육중한 기차가 지나가고 나면 흰색, 분홍색, 자주색 각색의 코스모스가 가녀린 허리를 흔들며 어린소녀들 마냥 아양 섞인 웃음을 한껏 뿜어내고, 기차에 탄 승객이나 코스모스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풍경에 그만 정신은 혼미해져서 연신 아~ 아! 탄식도 아니고 절규도 아닌 기적소리를 뱉어냅니다. 세월 실은 기차가 멀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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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