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물속이다
-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추모하며
최기종
아직도 물속이다.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아직도 진실은 인양되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이
말도 안 되는 사고로
말도 안 되는 대응으로
말도 안 되는 기다림 속에서
천 개의 바람이 되고 나비가 되고 리본이 되고 팔찌가 되고 풍등이 되고 종이배가 되어
아직도 물속이다.
아직도 세월네월이다.
왜 침몰사고는 일어났는지
왜 선내에 대기하라고 방송했는지
해경은 왜 구할 수 있는데도 구하지 않았는지
도대체 왜 CCTV영상은 바꿔치기 했는지
사고발생 어언 5년이 흘러갔는데도
사고발생 무려 1,825일이 지났는데도
우리 아이들이 아프다, 원통하다, 미안하다.
누구는
아직도 세월호냐고
아직도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냐고
그것, 다 끝난 것 아니냐고 지겹다고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아프다, 원통하다, 미안하다.
아직도 물속인데
아직도 오리무중인데
아직도 진실은 침몰중인데
내일의 아이들 위하여
내일의 세월호를 위하여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서는 아니 되기 때문에
다시는 거짓거리들이 숨어 있어서는 아니 되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아프다, 원통하다, 미안하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희망이다, 생명이다.
기다림의 버스를 타고 팽목항에서
리본은 멈추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질 않고
아이들은 그만 떠나고자 하나 아직도 세상은 물속이라고
진실은 인양 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