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취업을 해서 병원에 출근하니 내가 살거 같다
집에서 놀고 있느니, 수시로 개 데리러 와서 나한테 스트레스를 풀고 가는데
ㄴㅐ가 치매가 올거 같았다.
첫 월급을 한달 근무하는 동안 속상해서 2번 울었다며 용돈이라며 20만원을 주는데
받고 싶지 않았다.
내 통장으로 계좌이체로 넣었단다
돈보다도 수시로 와서 나를 들볶지 않는거만해도 너무 고마워서
퇴근하기 전에 딸 집에 반찬을 몇가지 만들어서 갖다주기로 마음 먹었다.
어느날은 저녁시간에 가보니 피자를 먹고있고, 아니면 닭튀김을 먹고 있엇다.
그렇지 않아도 시험관시술을 해도 애가 안들어서는데 안좋은 거만 먹으니 참,
반찬가게에서 산 건 안 먹는다며, 4가지 갖고 가면 3가지는 도루 갖고 와야한다
몇일전엔 1개에 삼천원하는 호박을 세개사서 나물을해서 갖다 주었더니
이런건 안 먹는다며 거절당해서 내가 먹다가 상해서 버렸다. 너무 많아서
또, 파김치가 먹고 싶어서 반찬가게에서 한 봉지에 만원하는걸 사서 반을 갖다가 냉장고에
넣고 왔는데, 오늘 가보니 버렸는지 없다
주부들, 특히 여자들은 자신이 만든 반찬을 식구들이 안 먹어주면 그 자존심이랄까? 굴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남자들은 퇴근할 때 '수고 많이 하셨다'고 듣는게 보람이란다. 지금은 맞벌이가 많아서 그것도 옛말이지만)
한마디로 살 맛이 안난다. 그런데 우리 딸은 지금 나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걸 자행하고 있다.
오늘은 명태국을 심혈을 기울여서 끓였다.
국물을 먼저,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서 끓이고, 갈치는 만오천원에 세마리를 사서 제일 굵은 토막을 두 토막 굽고
감자는 흙이 시커멓게 묻어있는 제주도 감자를 잘 물색해서 오천원어지치를 사서 3개를 채썰어서 팬에 양파와 볶아서 갖다 주었다
딸이 오기전에 부랴부랴 집의 부엌에 놓고 나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집의로 오면서 이내 실망하기 시작했다
맛없다고 혹시 버리는 것 아닌가?
버리면 너무 아까운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딸한테 폰을 쳤다.
저희집에 막 도착하는중이란다
"부엌에 세가지 반찬을 해 놓았는데 안 먹을거면 내가 다시가서 갖고 오겠다" 고
폰이 왔는데
"다음부터는 갈치구이와 감자볶음은 해 와도 된다나~
감자볶음엔 양파와 당근을 넣어도 좋다고."
겨우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