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사람들은 "감기 석 달에 입맛은 소태 같어도 참꼬막 맛은 변치 않는다"며 참꼬막 자랑이 대단하다. 유난히 쫄깃하고 깊은 맛을 내는 덕분에 벌교 꼬막은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단다. 슬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말부터 꼬막 제철이 시작된다. 벌교에 자리한 시장에서는 꼬막이 넘쳐나고 이를 맛보려는 이들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물론, 세상 좋아진 지금이야 제철 따지지 않고 사철 언제든 무엇이든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제철에 맛보는 꼬막 맛은 냉동과는 다른 '쫄깃함'이 스며있다.
예전에는 11월만 넘기면 꼬막이 넘쳐나 "물 인심 다음으로 후한 것이 꼬막 인심"이었다는데, 너무 유명해진 지금은 1kg에 1만원도 넘나드는 귀한 몸이 되었다. 이것도 매년 잡히는 양에 따라 달라진다니 기억해두자.
꼬막은 자연산 참꼬막과 양식 새꼬막, 그리고 피꼬막 세 가지로 나뉜다. 이름에서부터 감이 오지만 참꼬막을 으뜸으로 친다. 새꼬막이 낫다는 이들도 간혹 있다. 골이 거의 없고 줄무늬만 있는 새꼬막은 똥꼬막이라고 한다. 삶아서 밑반찬으로 내놓는다. 식당에 가면 내놓는 꼬막반찬이 바로 새꼬막이다. 상대적으로 대형의 피꼬막은 양념장을 살짝 더해 회로 먹는다. 아삭한 식감이 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