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3대 미항
물안개 피어나는 언덕위에
이끼 낀 고성古城만이
먼 기적 소리를 잠재우며
낡은 벤치를 베고 누워
먼 곳에서 온 이방인을 반긴다.
오랜 무기였던 아름다움은
뱃사공들의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
한 움큼의 부귀를 누렸던
세계3대 미항은
지나온 시간과 함께 초라해진 몰골로
중세 속으로 사라지고
극심한 허기만이
공허한 도시에 탁류로 흐르고 있다
일상의 의미들이
주름진 아파트 베란다마다
형형색색의 빨래로 나부끼고
거리마다 쌓인 쓰레기와
그 속에서 꿈틀거리는 노숙자들
거리를 활보하는 길고양이 눈엔
회색빛 도시의 눈물이 비쳐진다.
연기처럼 흩어진 시야에 들어온
쪽빛 바다와 아름다운 해안선은
빛부신 하늘아래
잃은 세월 그리움으로 철썩대는데
마피아들의 본거지가 된
이태리의 변방 나폴리는
막이 내린 무대에 흐린 조명처럼
혼자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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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영상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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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폴리? 맞지요.
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