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을 감추고 숨기려는 고민보다 일태구고의 고민으로 부끄러운 길, 행차는 없어야 한다.
성경 민수기 32:23에 ‘너희 죄가 정녕 너희를 찾아 낼 줄 알라’는 말씀이 있다. 감추고 숨겨서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죄를 하나님이 찾아내고 검찰 수사관이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너희(우리)죄가 너희(우리)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인간이 부끄러운 것은 스스로 알아서 부끄러운 부정을 하지 말고 그 부끄러운 길을 가지 말아야 하는데 탐욕에 눈이 어두워 불행하게도 이성을 잃고 만다. 그리고 부정이 발각되지만 않으면 된다는 착각으로 부정이 탈로 된지 않도록 지능적으로 이중 삼중으로 감추고 숨기고 검은돈을 세탁하고 요리저리 어두운 미로(迷路) 찾기 어려운 끝없는 미로를 꼭꼭 숨기지만 결국은 사필귀정(事必歸正) 사실은 사실대로 반드시 밝혀지고야 만다.
배운 사람이면 배운 사람다워야 하는데 간교하고 교활하게 자기 죄를 철저하게 감추고 부인하는 데만 급급하다 감춰서 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네 죄가 너를 고발한다’고 했다. 힘들게 배운 학문과 지식을 바르고 선량하게 쓰지 않고 부정(죄)를 짓고 죄를 은폐하는데 잘못 악용하면 안 된다.
때만 되면 줄줄이 검찰청 드나들고 형무소로 가는 것을 수 없이 보아 그때마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을 얻었을 법도 한데 여전히 주기적으로 부끄러운 사건들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니 바로 돈의 유혹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도대체 우리에게는 돈이 얼마나 있으면 족할까?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정권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이 정권 교체기에는 전 정권 실세들이 부정 혐의로 줄줄이 수사 받고 형무소로 가는 것이 일상화 되다시피 돼 버렸다. 추풍낙엽. 무성했던 잎이 떨어지고 화려했던 꽃이 떨어진다. 꽃이 떨어지는 것은 열매를 맺기 위한 자연의 이치이지만 실세들의 낙화도 열매를 맺기 위한 낙화인가? 가을이면 우수수 나뭇잎이 떨어짐은 나무들의 월동 겨울나기를 위한 준비이지만 수사받고 형무소로 가는 그들도 겨울나기 위한 낙엽인가? 겨울준비는 철저할수록 겨울나기가 편할 수 있다. 그러나 부끄러운 일로 잎이 떨어지고 꽃이 떨어지는데 줄줄이 줄서는 일은 하루 속히 없어져야 한다. 개인의 불행이면서 국가적 불행이다. 아무리 실력자라도 탐욕에 빠지면 눈이 어두워지고 실족할 수밖에 없다. 역발산(力拔山) 삼손이 왜 실패했던가?
정권교체기만 되면 어김없이 감옥행하는 실세들이 줄줄이 나타나는데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병은 하루 빨리 치유돼야 한다.
실세에 오르는 분들은 나름대로 갖출 것 다 갖추었다. 말 그대로 실력 있는 실세들이다. 그러나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부터 분명히 잘 알고 그 자리에 오르는 그 날부터 내려앉을 때를 생각하며 깨끗하게 호리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내려앉을 준비를 하라고 당부하고 싶고, 막중한 소임 수행에 정성을 다해 존경받는 실력자 되어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一太九顧의 교훈을 되새겨 보심이 어떨까 한다.
꿩은 약아서 인지 의심이 많아서 인지 그렇게 꿩이 좋아하는 콩을 만나면 허겁지겁 먹을법한데 그렇지 않다 웬 떡이냐 덥석 먹지 않는다. 콩 한 알을 놓고도 먹어도 되나? 요리 굴려보고 저리 살펴보고 살피고 또 살펴 조심조심. 콩 한 알을 놓고 아홉 번을 살핀다고 해서 일태구고(一太九顧)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 정도로 조심스럽게 먹는다는 뜻이다. 일확천금, 천재일우의 호기가 왔다 싶을 때 뭉치 돈이 눈앞에 놓였을 때 환장하면 안 된다. 일태구고의 고민을 해야 한다. 받아야 할 것인지 받지 말아야 할 것인지 심사숙고, 먹지 말아야 할 것은 받지 말아야 한다. 단호하게 물리치고 뿌리쳐야 한다. 감추고 숨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꼭꼭 숨기고 감추는 것을 보면 떳떳하지 못하니까 숨기고 감추는 것이 아닌가. 후환이 두려워서 기발한 머리로 탄로 나지 않도록 꼭꼭 숨기고 감추지만 자기 양심은 속일 수 없다. 감추어진 것들이 들어나지 않는 것이 없이 다 백일천하에 들어나게 돼 있다.
낚시에 물려 나오는 물고기가 어리석다고 하지만 인간 역시 어리석기는 마찬가지다 이권 앞에 분별력을 잃고 이성을 잃는 것은 물고기 보다 나을 것도 없다. 그래서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하지 않았던가. 탐심. 탐욕 멀리 멀리 하자. 두 번, 세 번 다시 태어나서 다시 고쳐 살 수 없는 단 한 번의 귀한 인생을 망치면 안 된다. 꼭 많이 가져야 한나 적으면 적은대로 좀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밝고 투명하게 새의 깃털 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고 복되게 사는 자가 현자가 아닐까.
하루 속히 공직비리 권력형 비리가 사라지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