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가 선풍기 바람에 가장 멀리 날아가는 사람이 A+학점
“이제 방학이다.” 하고는 버릇이 더럽게 들었다. 꼭 늦잠을 자는 것이다. 늦잠 잔다고 하였더니 막 커가는 학생들이 자듯, 저녁부터 시작하여 내내, 아침 10시-11시까지 잔다는 것이 아니다. 기껏해야 아침 8시까지였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사이 나이도 들 데로 들었고 진 갑까지 넘긴 영감이 되었으니 소변도 마렵고, “옛날 같았으면 늙은이가 더 오래 잘 수도 없었다” 우선 물리적으로 저녁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이니, 10시간 가까이 침대에 누워있어 허리가 아파오는 것이다. 그래서 허리 아픈 것이, 아침 6시 자동적으로 눈을 뜨게 하고, 이때부터 한숨 더 잔다는 것이 아침 8시가 되어서야 일어나 앉는 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하루에 두 번, 자는 꼴이 되었다. 정상적인 대학교수도 아닌 것이 버릇은 더럽게 들었다.
“못된 강아지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 격이다” 시험을 보자 마자, 그것도 강의라고 후~유 하며, 못된 교수의 나뿐 태도만 배운 것이다. 저도 교수가 되었다고 하면서 말이다! 나는 11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국제화와 동 아시아 협력체”라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예전에 연세대 국제학 대학원에서 강의하던 것을 영어가 아닌 한국 말로 강의를 하는 것이다. 온양온천이라고 더 잘 알려진 아산에 있는 순천향 대학에서 강의하는 것이다. 학기가 시작된 3월 초였다. 첫 시간에 보니까 작은 강당에 학생들이 가득 차, 굉장히 많아 보였다. 우선 학생들이 많은 것은 좋은데, 시험지를 채점할 때 생길 어려움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교수란 사람이 첫 시간부터 농담을 하였다.
“여러분, 혹시 이런 것 가지고 불만을 가질 학생이 있으면, 처음부터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즉 학기 말에 시험을 봐서 시험지가 선풍기 바람에 가장 멀리 날아가는 사람은 A+를 맞는 학생일 겁니다. 가장 머리가 비었을 테니까요. 빈 머리가지고 공부하느라고 한 학기 동안 고생하였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선풍기 바로 밑에 떨어지는 사람은 D학점 이고요! 이런 사람은 머리는 좋은데,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이라고 날라 다니는 연습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지요”
그러자 학생들 속에서 갑자기 큰소리가 낳다. 요즈음 신한 은행의 TV 선전문구중 하나였다.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어쩌면 그렇게도 화음이 딱 맞고 음색이 좋은지, 모를 지경이었다. 알고 보니 OO 학과 1학년 학생들이 체육대회 때 쓸려고 MT 에서 만들어낸 응원가의 일부였다. 그래서 또 한번 배를 잡고 웃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 6월24일까지 성적을 내고 6월30일까지 학점정정기간이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요즈음엔 전화 소리가 나를 깨우고 있다. 비록 늦잠을 자지만, 학생들은 9시부터 수업이 시작된다. 그런대 대학이 있는 곳은 신창이라고 좀 외진 곳이다. 아산에서도 한 정류장을 더 가는 전철의 마지막 역에 있다. 이곳에서는 아침이 일찍 시작되는 곳이다. 마음이 급한 학생들 입장에서는 첫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전화를 해 놓는 것이 좋다. 그래서 나를 깨우는 것이다.
어제와 오늘 아침에 4통과 3통의 전화를 받았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였고 등록금을 일부 돌려 받는 다는지 장학금을 타는 이야기라, 중요성이 이만 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친절하게 성적 평가기준을 설명해 주고 이해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학기부터는 학생들 숫자가 줄어든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학기 시작 전 수업태도와 출석률 그리고 시험을 잘 보라고 그랬지!” 라는 말로 끝나는데 “좋아요” 할 때까지 설명해 줘야 한다. 나~ 자신도 학생 때는 성적을 잘 받으려고 그러지 않았나? 끝,
첫댓글 선풍기를 돌려서 챗점하는 학점이라면 제는 분명히 A+를 받았을 것입니다. 아는것이 없으니까 백지로 내면 시험지가
가벼워 가장 멀리 날라갈거 아닙니까???ㅋㅋㅋ
글쎄요, 그것은 본인 생각이시고!
선풍기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로 ...
여하튼 그런 세대에 끼지 못했으니
할 말은 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