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장에서 지켜야 할 예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
탁구장 생활을 즐겁게 하려면 탁구장의 예절을 알아야 합니다. 여기에 적는 예절 항목들은 사설 탁구장에만 해당 되는 것은 아닌데요, 특히 사설 탁구장은 여러 분위기상 서로 더 예민해 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예절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사설 탁구장에 대한 설명에 이어 예절 항목을 다루려고 합니다.
(1) 자기 공을 준비합니다.
탁구를 치면서 자기 공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분들이 계신데요, 실력이 고수이건 하수이건 이것은 예의에 크게 어긋난 일입니다. 탁구는 어느 정도는 도제식으로 고수가 하수를 가르쳐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이 하수라고 여겨지면 되도록이면 자기 공을 들고 고수에게 탁구칠 것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꼭 그래야 하는 것처럼 당연시 되는 것도 조금 문제가 있겠지요. 고수 중에서 자기 공을 준비했다가 하수와 같이 칠 때 그 공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알게 모르게 하수들에게 존경을 받는답니다. 여러분들도 고수가 되면 공인심 푸지게 쓰세요. 반대로 하수이면서 고수에게 탁구치자고 한 다음 빈 손을 내 보이면서 공 없는데요, 이러면 고수가 다음 번에는 치고 싶지 않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오늘 공을 깜빡 못 챙겼다고 미리 양해를 구하고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2) 규정된 복장을 착용합니다.
이 부분은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입니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탁구장에서 탁구복을 정식으로 입고 탁구 치기에는 조금 민망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자기가 무슨 선수도 아닌데 탁구복이야, 하는 시선을 받는 것도 같고, 왠지 잘난 척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계면쩍은 마음에 일부러 탁구복을 입지 않고 탁구를 치기도 했더랍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탁구장에서 일반 셔츠 입고 탁구 치는 것이 오히려 예의 없는 일입니다. 특히 흰 옷을 입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탁구인들 중에서 유독 흰 옷에 민감하신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 분들은 게임에 져도 옷 때문에 졌다고 하실 거여요. 후에 억울함 당하지 않으시려면, 탁구복으로 흰 곳은 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 이유요? 공이 흰색이니까요. 순간적으로 공이 잘 안 보일 수 있을까봐 그런 겁니다.
그리고 탁구를 위해 전문적으로 제작된 것이 아닌 상의들은 순간적으로 팔을 빠르게 휘둘러야 하는 상황에서 팔 부분에 옷이 감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전문적인 탁구옷은 팔과 어깨가 닿는 부분을 가급적 무게감 없도록 제작하고 있으므로 일반적인 셔츠류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바지는 탁구 반바지와 다른 반바지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탁구는 운동의 특성상 다리를 많이 벌리고 있게 되므로 바지 통이 넓고 허벅지에 옷이 감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슷해 보여도 타 종목 반바지를 입어 보면 다리를 벌리고 있는 자세에 안 맞거나 혹은 순간적으로 움직이는데 바지 가랭이가 걸리적 거리거나 하는 수가 있지요. 아무튼 이런 면을 고려할 때, 예의상으로도 그렇지만 자신의 실력 발휘를 위해서도 전문적인 탁구 의류를 입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신발의 경우는 어느 신발을 신던 예의에 크게 어긋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슬리퍼류는 예의가 없어 보이구요, 경기 중에도 위험하겠지요? 짚신은 너무 미끄러워서 넘어질 수 있습니다. 나막신 등도 좋지 않구요. ^^
탁구화를 여러 종류가 있지만 탁구화를 고르기 전에 탁구장 바닥 환경과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잘 살펴야 해요. 발을 많이 구르거나 탁구장 바닥이 쿠션 없는 단단한 것이면 쿠션 없는 전문 탁구화 보다는 다소 쿠션이 있는 일반 운동화를 신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 좋을 수도 있습니다. 탁구를 오래 치다 보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바로 무릎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딱딱한 바닥에서 쿵쿵 찍어 대며 탁구를 치다 보면 무릎이 견뎌 나질 못 합니다. 그러므로 다소 경기력을 희생하더라도 먼저 몸을 챙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 나무로 된 바닥에서 탁구를 친다면 일단 탁구화가 여러 모로 좋습니다. 탁구화는 실외에서는 신지 않아야 합니다. 바닥면이 생고무 재질로 되어 있어 마찰력을 높이도록 되어 있는데 실외에서 신으면 금방 상합니다.
(3) 코치와 상급자를 예우 합니다.
이것은 코치와 고수가 인격적으로 더 훌륭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코치와 고수는 초보자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이고, 또 그것을 베풀지 베풀지 않을 지를 그들이 결정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을 위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사실 우리 나라에서 고수와 하수 간에는 단순히 탁구 실력을 떠나 스승과 제자 같은 묘한 관계가 종종 일어납니다.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은연 중 생각나면서 초보 입장에서는 마음이 상할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싫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이, 고수가 자꾸 가르쳐 주고 상대를 해 주어야 하수는 실력이 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수에게 고수의 대접을 해 주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그럼 고수, 혹은 코치님을 위한 예우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분들이 가르쳐 줄 때 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되도록이면 따지지 않는 것입니다. 탁구는 사실 십인십색의 다양함이 용인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포핸드 자세, 백핸드 자세에 대해서도 하나의 교과서적인 정설이 있을 수 없고 기본적인 라켓의 움직임은 비슷하되 세부 동작에서 수없이 다양한 경우의 수들이 용인이 되지요. 그래서 그분들이 터득한 그 비법이 나에게 꼭 맞는다는 법은 없습니다. 또 많은 경우 고수 각자가 가르치는 내용들이 상이합니다. 코치님에게 배우는 내용도 마찬가지이구요.
그런데 아직 초보자인 상황에서 고수 A 님이 얘기해 준 내용과 고수 B 님이 얘기해 준 내용이 다를 때, 다소 당황스러운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요. 그러면 그냥 듣고 나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취사 선택하면 되는데, 어떤 분들은 A 한테는 B가 이러던데요, 이러시고 또 B한테는 A 가 이러던데요, 이렇게 말하십니다. 이건 딱 미움 받기 좋은 태도입니다. 사실 고수들이 조언해 주는 내용은 배우는 그 당시에는 별로 공감 안 가고 이해 안 갈 내용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력이 늘어 가면서 뒤늦게 공감하는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왜 그 상황에서 A는 이렇게, B는 이렇게 말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배우는 단계에서는 잘 모르면서 딴지걸지 말고 우선은 경청하고 받아 들입시다.
코치에게 레슨을 받을 때 레슨 전 후로 공을 주어야 할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코치가 같이 공을 주워 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시기도 하는데요, 제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면 공은 레슨을 받는 분이 줍는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레슨을 해 주는 입장에서는 공을 줍는 그 짬이 잠시라도 허리 펴고 쉬는 시간인데요, 그 시간도 공을 같이 줍는다면 쉴 시간이 없어요. 레슨하는 것, 생각보다 허리 아프고 다리 아프고 피로도가 높습니다. 볼박스 짬짬이 몸을 쉬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자기보다 상수에게 탁구 치기를 요청할 때, 되도록이면 자기 공을 가지고 가는 것이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좋겠습니다. 그리고 탁구를 치고 난 뒤에는 음료수를 뽑아 같이 마시면서 혹시 고칠 내용이 없는지 물어 보면 어느 누구든 잘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하수가 상수보다 이래저래 잔돈이 많이 들어가지요.
첫댓글 흰 옷을 입으면 안되는 이유는 공 색깔 때문만은 아닙니다. 땀이 나게 되면 그.....저.....저....때문에 ㅋㅋㅋㅋ
눈이 두개 더 생기죠? ㅋ
테니스는 흰색옷을 많이 입던데 그럼 그...저...저..그 눈 두 개는?ㅋㅋ
오스카님 연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제가 어제 겪은 일인데요. 상대방은 탁구실력이 지역4~5부는 되어 보이고 탁구경력도 꽤 있어보이는 40대 초반으로 보였습니다.
저는 탁구실력이 지역2부 수준이고요 나이는 60대 초반입니다.
상대방이 몇 가지 탁구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제 주관적인 판단임)을 했는데 본인은 그것이 하등의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행동거지가 아주 예의가 바른 것으로 보였습니다.
제가 눈에 거슬렸던 부분을 아래와 같이 열거해 보겠습니다.
1. 포핸드롱을 한 4~5차례 쳤는데 갑자기 상대방이 포핸드 쪽으로 이동해서 백핸드 숏블럭으로 응대를 하네요.
뭔가 포핸드가 문제가 있는가 싶어 서로 백핸드 연습으로 바꾸었습니다.
저는 상대방 포핸드볼은 거의 포핸드로 응대하고 제가 포쪽으로 이동하여 상대방 연습시켜 주듯이 백핸드 숏블록으로 응대하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원한다던지 상대가 워낙 초보라 저의 숏블록이 서로 랠리를 이어가는데 도움이 될 경우에만 포쪽에서 백핸드 숏으로 응대합니다.
그 당시 제 탁구가 상대방에게 너무 못치게 보였나 하는 생각과 함께 조금 기분이 언찮았습니다.
2. 백핸드 연습만 하니 지루하여 올라운드 플레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에 아무런 말없이 저에게 서비스하라고 볼을 던져주는데...
볼이 자신의 코트로 흘러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서비스하지않고 저에게만 서브하라고 10여차례 계속 볼을 던져주니 참 난감하더라고요.
처음 1~2회는 제 서비스의 리시브가 어려워서 요구했지 않았나 싶어 별 거부감이 없었는데요.
리시브를 잘 하면서도 10여차례 계속 저의 서브만 요구하여 제가 볼을 다시 건내며 상대방쪽 볼은 상대방이 서브하도록 하니 아무런 말없이 정상적으로 올라운드 플레이를 하더군요.
저의 경우 상대방 서비스의 리시브가 어려워 또 받아보고 싶으면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재차 서브해 주길 부탁하는데요.
그것도 2~3번이지 아무런 말없이 10여차례 요구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는 행동으로 보여집니다.
3. 결국은 회원의 권유로 3파전 겜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심판보는 회원도 저와 연습했던 회원분의 실력을 몰라 상대방에게 핸디를 물어보니 상대방은 서로 초면이니깐 서로 핸디없이 맞치기를 원했습니다.
심판보는 회원이 저를 쳐다보며 어찌할까 말설이고 있어서,
제가 초면이니 그럼 함 맞쳐보자고 동의하여 겜을 하게 되었습니다.
겜결과는 제가 확실히 기억은 못하는데요...
6:11
2:11
3:11
각 맷치 스코어가 대략 위와 같았고요 겜스코어 3:0으로 이겼습니다.
제가 일방적으로 이기긴 했지만 만약 핸디겜을 한다면 4점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겜을 해보니 구력도 꽤 있어 보였습니다.
일단 3:0으로 제압(?)해 놓으니 제 실력이 입증된 것 같아 기분은 좋았습니다.
중•고수분들중에도 탁구예절을 안 지키시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중•고수분들이 먼저 탁구예절 지킴에 모범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탁구실력을 떠나서 서로 예의바르고 정중한 마음으로 탁구를 즐겼으면 합니다.
이 번에 오스카님이 연재하는 글들은 탁구 초보분에게 많이 도움이되며 올바른 탁구장 문화의 정립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특이한 분이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글을 읽고 새로운 사실을 하나 처음 알았습니다.
짚신..나막신..오스카님도 농담을 하시는 분이구나 라는 걸^^
탁구장 예절은 알려진 것만 해도 수십가지인데, 이옥규님 경험처럼 새로운 매너들이 끝없이 추가되는 것이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새대가 바뀌니 옛날 말투가 점점 썰렁해 지네요. 농담이 더 줄어듭니다. ㅜㅜ
나이어린 고수가 연배 높으신 하수를 탁구장 밖에서 만난다면 인생의 선배가 된다는 사실을 가끔 잊는 것 같아 안타까울때가 있기도 합니다 ㅠㅠ
좋은 공부가 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매번 바닥을 쿵쿵거리는 것도 좀 그렇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