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덕 감독님의 작품을 인터넷으로만 보다가 처음으로 극장에서 봤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작업을 하다가 아침 식사 후 인터넷으로 예매할 수 있을지 극장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이미 80% 정도가 예매 되어 있길래 운 좋은 날이구나 생각하며 서둘러 예매 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는데 관객은 스무 명이 안될 정도였다....
보트 엔진에 그물이 감겨서 남쪽으로 떠내려 가게된 주인공...
그리고 남철우가 자신의 감시원에 건낸 말 "그물에 잡히면 끝장이라우"...
원치않게 걸려 든 그물 (사상주의)에서 벗어 날려고 안간힘을 쓰면 쓸 수록 더 그 그물에 엉키어 빠져 나올 수 없고 그렇게 발버둥 치다 죽게 되는... 보트 엔진에 그물이 감기는 바람에 고장이 났는데 그 그물을 끊을려고 엔진을 계속 가동시키다 보니 결국은 엔진을 교체해야 할 만큼 고장이 나버리는 상황이 겹친다.
사상이라는 개념에 별 관심 없이 하루하루를 어부로 살아가는 주인공 그리고 그의 식구들의 삶이 자신들과의 의지와는 전혀 다르게 사상주의의 놀음판에 희생이 되는 것을 그려 내셨네요... 불의의 사고로 사상이라는 그물에 걸리는 순간 부터 누군가의 고귀한 삶이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다르게 사상주의 놀음꾼들의 판돈으로 밖에 취급되지 못하며 (즉 인간이라는 존재 그 자체의 상실) 결국은 그 판돈 역활 (인간이라는 존재의 상품화 가능 여부) 마저 없어지면 삶 그 자체를 빼앗아 간다는 현실을 이야기 한 것으로 생각된다.
주관적으로 김 기덕 감독님의 몇 몇 작품을 보면서 느꼈던 공통분모인 날카로움 (그로 인하여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도 없지 않았고) 이라는 요소가 이번 작품에서는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인간은 이렇다" 라는 에세이 같은 관점을 보여줬던 예전 작품들과는 달리 이 번 작품에서는 "교감 합시다"라는 관객인 나를 초대하는 메세지를 느꼈다.
혹시 김 감독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제가 예전에 제안했던 것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감독님 작품 번역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11월 중순 부터 영화 자막 처리하는 작업 배울려고 합니다. 나중에 번역및 자막작업하는 1인 회사 차릴려구요.
첫댓글 좋은글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