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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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28년 전 데이트를 할 때 함께 묵주기도를 시작했었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서 그만두고 말았다. 우리는 각자 여러 가지 어
려움에 처해 있었고 그래서 어느 날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드리면서 만일 우리 두 사람이 다시 매일 묵주기도 바치기를 바라신
다는 곧 남편이 될 그 사람이 내게 언질을 주도록 해 주십사 간청했
다. 그러면 그것을 성모님의 신호로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날 약혼자인 그가 나를 데리러 왔고, 그는 내 소지품을 열어 보
다가 기도책을 찾았다면서 내게 내밀었다. 그런데 그 기도책은 내가
전에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책 표지에 성모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날 이후 우리는 거의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게 되었
다.
남편은 2002년 3월 31일 부활주일에 세상을 떠났다. 하느님께서
반 혼수상태인 그를 통해 그 방 안에서 하늘나라의 현존을 알려 주도
록 허락하셨다. 남편은 계단이 보인다고 했다. 우리 딸이 아빠에게
"계단을 올라가세요."라고 말하자 그는 자기 신발이 없어서 아직 계
단을 올라갈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 주 내내 남편은 매우 힘들어 했
다. 그런데도 계속 신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는 자기가 어떤
신발 가게에서 일을 했다고 생각하면서 신발을 사러 가야겠다고 했
다. 그리고 이미 돈을 지불한 자기 신발을 가서 찾아오라고 고집스
레 말했다.
몇 달 전, 친구가 전화를 해서 최근에 돌아가신 자기 어머니의 가
족 한 분의 말을 전했다. 그 사람은 그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말씀하시기를 저 위 - 허공을 가리키시며 - 에 있는 신발이 자
신을 하늘나라로 데려갈 것이라고 하시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는 것이었다.
나는 신발과 관련이 있는 성경 문구를 찾아보았다. 구약 성경에는
하느님께서 우리가 정화된 다음 하늘나라에 가기 위해 필요한 신발
을 주실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남편은 골수암으로 고통을 겪는 동
안 신발을 주문했는데 하느님께서 그 신발을 배달해 주셔서 계단을
오르기를 기다렸던 것 같다.
하늘나라의 현존을 알리는 또 하나의 사건은, 그 시기에 나는 남편
에게 우리가 존경하는 성인들을 초대하겠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그
래서 성 데레사, 성 요셉, 성 안토니오 그리고 다른 성인들께 남편의
병상에 함께해 주시기를 청했다. 그분들의 이름을 부르고 있을 때 말
을 거의 하지 못하던 남편은 그분들이 이미 와 계신다고 말했었다.
남편은 숨을 거두는 순간 "저쪽에 어느 여인이" 그를 부르고 계신
다고 했다. 그곳 벽에는 파티마의 성모님 사진이 걸려 있었다. 남편
은 그곳에 시선을 둔 채 숨을 거두었고, 목에는 스카풀라와 묵주를
걸고 있었다. 나는 성모님께서 남편과 함께해 주셨음을 안다. 남편은
생전에 성모님께 깊은 신심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기도책 표지의 성모님 그림으로 우리 부부의 삶이 시작되었고, 벽
에 걸린 성모님 그림으로 28년간 함께했던 우리 삶이 끝났다. 성모님
께서는 세 아이들과 우리 부부에게 큰 위안을 주셨고 매일 묵주기도
를 통해 성모님을 찬미하도록 우리를 일치시켜 주셨다.
- 폴로리다 타마락에서 카렌 J. 아폴리토
묵주기도의 위대한 힘은 여기에 있습니다.
묵주기도는 신경을 기도로 만듭니다.
물론 신경도 어떤 의미에서 기도이며
하느님께 경의를 표하는 행위지만,
묵주기도는 하느님의 삶과 죽음에 대한
위대한 진리를 묵상하게 하며
그 진리를 우리 마음에 더욱 가까이 다가오게 합니다.
- 추기경 존 헨리 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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