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교회 현실
한국 천주교회는 6. 25 전쟁 후 지난 반세기 동안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주교회의 사목 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955년 20만 여명에 불과하던 신자수는 4백40만명으로 20배 이상 증가하였고 인구대비 신자비율도 현재 9.1%(한국갤럽 6.7%)로 6.25 전쟁 직후에 비해 9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조사에서 가톨릭은 신자수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교회 내외 적으로 많은 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통계상 한국 천주교회의 현실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A. 외적인 면 1. 신영세자의 급격한 감소 1955년 이후 1990년 초반까지 평균 7% 이상의 신자 증가율을 보이던 신영세자는 1990년에 3-5%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2003년에는 1.9%(2004년 한국갤럽 조사 1%)를 기록하여 30년 만에 최저기록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불교 5.6%, 개신교 4.2%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숫자입니다. 더욱이 미래의 교회 전망마저 더욱 어둡게 하는 것은 15-19세의 청소년 신자층이 개신교는 23.2%인 반면 천주교 신자는 6.9%로 개신교에 비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7세 미만의 어린이 영세자 수도 큰 복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출산율 감소에도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자녀 세례에 대한 무관심과 냉담자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보여 집니다. 따라서 교회 신자 증가의 둔화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선교에 대한 새로운 대책과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2. 냉담자 거주 불명자 증가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급격하게 냉담자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1993년 거주불명자를 포함한 냉담자 수는 신자 총수의 24.7%였으나 2003년에는 신자 총수의 35.7%가 냉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주불명자와 냉담자 증가의 큰 원인중의 하나는 1975년 이후 한국인이 매년 인구의 5분의 1이 이동하고 있으며 한가정이 평균 5년에 한번 이사를 하는 사회적 현상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 내외적 원인을 분석하고 냉담을 예방할 수 있는 신자 재교육과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하여 전입신자 흡수 등 다양한 사목적 접근이 시도되어야 하겠습니다.
3. 노령화 현상 교회는 사회의 노령화 현상보다 더욱 급격하게 교회 활동인구에 있어서 노령화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에서 본당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구역반장들의 연령을 조사한 결과 1994년도에 30대 미만이 35.5%였으나 2005년에는 2.1%로 32.4%가 감소하였습니다. 반대로 50대 이상의 구역반장들은 94년도에 15.6%에 불과하던 것이 최근에는 58.6%에 이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젊은층들의 교회기피 현상과 분석하고 젊은 교회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영성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노령화 사회를 위한 중장기 교회의 대책도 세워야 할 것입니다.
4. 본당 대형화와 신설본당 감소 서울대교구의 경우 지가 상승과 성전 부지 구입 등의 어려움으로 본당 신설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통합사목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의정부교구를 포함하여 1991년 이후 해마다 약 7-10개 본당이 신설되었지만 2004년에 들어서 4개로 줄었고 그 숫자는 더 감소할 전망입니다. 때문에 사제수의 증가로 사제 1인당 신자수는 2131(2004년 의정부 분가 후)명이지만, 실지 본당에서 책임사목을 하는 본당 사제수는 전체 사제숫자의 33%에 불과하여 본당신부 1인당 평균 4114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당 사제가 신자를 관리하고 성사를 집행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어 신자들을 위한 교육이나 강론 준비가 소홀해질 뿐 아니라 교회의 중요한 사명인 선교는 물론 신자들과의 인격적 만남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목구조에 대한 연구와 개편 등을 통하여 보다 효율적인 신자관리와 사목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5. 여성화 현상 한국 천주교회는 점차 교회 구성원이 여성화되어가는 추세에 있습니다. 1995년 남녀비율 격차가 9.22%였던 것이 2003년에 이르러 남성 42.1% 여성 57.8%로 그 격차가 15.7%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불교와 프로테스탄트보다 훨씬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인구주택조사보다 2배수가 많습니다. 1995년 조사된 레지오 마리애 총 단원수를 보아도 남성은 6만 여명인데 비해 여성은 그 3배 이상인 19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천주교 여성 신자의 비율이 높은 것은 외짝 교우가 많다는 것이며 가정 복음화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사목적 배려가 있어야겠습니다.
6. 중산층화 현상 한국 천주교회의 중산층화 현상은 가난한 지역과 부유한 지역의 신자 비율에서 잘 나타나 있습니다. 서초구와 강남구의 인구 대 신자 비율은 13.4%와 12.1%인 반면 강북구와 동대문구는 5.7%와 4.6%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이해는 도시와 농촌사이의 신자 비율에서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1998년 한국 천주교 통계를 보면, 서울대교구는 인구 대 신자 비율이 10%를 넘어선 반면 광역시나 신흥도시가 없는 가난한 농촌 지역인 안동교구는 4.7%에 불과합니다. 최근 통합사목연구소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월평균 400만원 이상의 소득자가 서울시민의 경우 12.3%인데 비해 본당에서 열심한 신자그룹에 해당되는 구역반장들은 이에 두배에 해당하는 21.9%가 이런 높은 소득을 가지는 가정입니다. 학력 또한 천주교 신자가 타 종교 신자에 비해 높으며 해를 거듭할 수록 고학력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천주교학력 및 소득 면에서 타종교보다 월등히 높게 나오고 있는 현상은 교회의 사목이 가진자 중심으로 흐르고 있으며 이는 곧 교회의 세속화 물질주의화를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B. 내적인 면
1. 미사 참례 1990년대 들어서 주일미사 참례자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습니다. 주일미사 참례자 비율이 2001년에 30.8%에서 2003년에는 26.9%로 하락하고 있으며 날씨가 좋거나 연휴가 겹치는 날에는 참례자가 더욱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주5일제 근무 등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생동감 있는 전례와 강론, 그리고 신자들의 삶에 유익한 강의 피정프로그램 등 신자들의 영적 생활을 위한 다양한 사목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2. 소공동체 모임 한국 가톨릭 교회 사목의 공유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소공동체 모임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통합사목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서울대교구의 경우 소공동체가 신자 상호간의 영적 친교와 개인의 영적 성장, 그리고 가정 복음화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응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994년 조사에 비해 구역 반장들과 반원들이 고령화되어가고 있음은 물론이고 소공동체 모임 빈도 또한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 바쁘게 움직이는 사회문제와도 깊은 연관이 있겠지만 소공동체 모임 빈도상의 문제는 서울대교구의 경우 무엇보다도 교회가 소공동체를 활성화를 위한 사목자들의 관심이 후퇴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소공동체에 대한 사목자들의 새로운 인식과 소공동체의 활성화 방안을 다시한번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3. 고해성사 전체 신자 중 판공성사를 받은 비율은 1960년대 전체 반수에 해당하는 50%에서 1990년을 기점으로 3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03년에 ‘한국천주교 통계’에서 판공성사 신자수는 31.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재고해자도 1960년대에는 신자의 반수가 연간 8회 고해성사를 받았으나 1998년에는 전체 신자의 3분의 2는 1년에 한번도 고해성사를 받지 않고 있으며 현재는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이러한 모습은 점차 신자들이 고해성사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죄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고 자신이 범한 죄에 대하여 스스로 관대하게 보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4. 혼인성사, 견진성사, 병자성사 전체 신자대비 성사혼율은 1993년에는 0.29%였으나 2002년에는 0.24%로 2003년에는 0.22%로 줄었으며 관면혼율도 1993년 0.51%에서 2002년 0.38%로 2003년 에는 0.35%로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1990년 이전에는 부모 중 한쪽만 신자라도 성사혼이나 관면혼을 받았으나, 이제는 신자들조차 성사혼이나 관면혼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조당과 냉담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5. 가톨릭 신앙의 정체성 혼란 2004년 한국 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에 의하면 천주교 신자들은 불교의 가르침인 윤회설을 적어도 인정하는 경우가 불교 36.8%보다 오히려 높은 39.7%에 이릅니다. 또한 종교를 갖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삶의 의미와 구원을 얻기 위해서보다는 78%가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라고 대답하고 있습니다. 기도 생활 역시 개신교는 59.3% 매일 하루에 한번 이상 기도한다고 응답한데 비해 천주교 27.8% 만이 그렇다고 대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사보고는 천주교 신자들이 타 종교에 비해 가톨릭 신앙의 정체성이 불분명할 뿐 아니라 신흥 영성 운동에서 보여지는 웰빙주의에 물들어 현세적 평화만을 추구하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리와 성서를 교육하고 생활화하도록 신자들을 이끌어주어야 하며 교회의 전통적 기도 방법들을 우리 시대에 맞게 재발견하여 신자들의 영적 성장을 도와야 할 것입니다.
6. 성소자 감소 우리 교회에 성직자 수는 아직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3년 현재 성직자 수는 3,615명으로 2002년보다 200명 이상이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대신학교 입학생수가 2000년에 254명에서 2003년 144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볼 때 미래에는 성직자수의 감소가 예상됩니다. 또한 수도자 역시 수련자들이 1994년에 1091명에서 2003년 676명으로 감소되었습니다. 영세자의 감소, 냉담자 증가와 함께 우리나라의 성소자의 감소는 교회의 현주소를 알려주고 있으며 미래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가 절실합니다.
종합의견
지금까지 교회의 외적인 면과 내적인 면에 대하여 그동안의 통계자료만을 참고하여 요약하였습니다. 교회 내외에서 조사된 자료들이 아주 미미하고 신뢰성과 정확성에 있어서도 부족한 자료이지만 분명한 것은 전반적으로 교회의 모든 지표들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표들은 단순히 사회적 현상으로 미루기에는 타 종교들과 비교해 볼 때 무리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이런 지표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회에서 오는 환경적 요인이라기보다 교회 내적 문제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급속한 양적 성장은 물론 우리 사회 안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한국 가톨릭교회가 이제는 다시 성장의 계기가 되느냐 그대로 주저앉느냐의 귀로에 와 있다고 보여집니다. 보다 근본적인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며 한국 교회의 전반적인 쇄신과 사목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2005년 7월 26일
요약정리 : 통합사목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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