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볼 스파크를 튜닝하다가
손을 거쳐간 옛 블레이드들의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면서
잊혀진 명품들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우선 생각나는 추억의 명품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오겹합판
스티가 올라운드 클래식 - 오겹합판의 교과서가 된 전설의 명품. 지금까지도 굳건한 마니아층을 갖고 있으며 탁구 역사상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블레이드 1위입니다. 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시판되며 사용됩니다. 얘의 중간층이 강화된 올라운드 에볼루션도 폭발적 인기를 누렸죠.
아발록스 P500 - 공링후이와 왕난에게 참피온 타이틀을 선사한 전설의 명품으로 역시 아직도 시판되고 있죠. 짜릿하고 명료한 타구감이 일품입니다.
도닉 발트너 디콘 - 영원한 탁구 황제 발트너의 어린 시절부터 전성기까지의 주무기로 얘 역시 지금도 시판되고 있습니다. 짧은 공 컨트롤과 블록, 카운터스매쉬에 특화된 특별한 감각의 명품으로 발트너가 사용했던 반다 오펜시브 스타일의 계란형 j.o shape와 넓적하고 짧은 헤드의 도닉 스타일 두 가지로 나옵니다.
버터플라이 요니에르, 히노키 쉐이크 크라이저 - 히노끼로만 만들어진 합판들로 요니에르는 가볍고 부드러운 타구감, 히노끼 쉐이크 크라이저는 보다 강력한 타구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둘 다 단종되었죠.
버터플라이 파워드라이브 - 히노끼 표층의 강력한 드라이브 공격용 합판. 얼마 전까지 우리 국대들의 합판이 코르벨이었듯 예전에는 얘가 국대를 비롯해 거의 대다수 선수들의 합판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응답하라 80년대. 저도 첫 셰이크 블레이드로 구입했던 추억이.. 프리모라치카본의 FL 그립을 연상케 하는 굵은 FL 그립에 살짝 바니쉬 처리가 되어있었던 그립이 특이했고 묵직하고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파워드라이브를 만들어주던 든든한 합판이었죠.
버터플라이 프리모라치 - 최고의 컨트롤과 가장 무난한 성능을 가진 보편성의 최고봉. 해외 유명 탁구 블로거들이 꼽는 최고 발란스, 최고 성능의 명품이기도 합니다. 오겹합판으로 이름만 따왔을 뿐 프리모라치선수가 이걸 쓰진 않았습니다. 프리모라치카본과 구분해야 했었죠.
버터플라이 어돌센 - 코르벨의 원형으로 공격용 오겹합판의 수작. 바니쉬로 코팅되어 반짝거리는 그립이 특징이었고 코르벨 외에도 장이닝, 또 누구 누구의 이름으로 디자인 바뀌어 출시되었으며 아직도 오겹합판의 기준점이 되고 있습니다. 고.슴.도.치. 탁구클럽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탁구닷컴을 비롯한 여러 탁구 사이트와 브랜드에서 블레이드 기본 반발력의 기준점으로 잡는 스피드 수치 90 의 주인공.
DHS 허리케인 킹 - 지상 최고의 포어핸드 왕리친의 블레이드. 왕리친의 성을 따서 킹으로 이름 붙여졌고 중국러버와의 상성은 가히 킹이었던 드라이브 머신. 2도 나오고 아류들도 수없이 나왔지만 그래도 오리지널 킹이 최고.
칠겹합판
스티가 클리퍼 - 칠겹의 교과서. 지금도 파워드라이버와 숏핌플 유저들에게 끊임없이 선택되는 명품 중의 명품. 세계 참피온 류궈량과 세계 최장수 현역 헤지원할배의 블레이드이기도 합니다. 헤지웬할배는 거의 평생 싸구려 PF-4 를 쓰다가 몇 해 전에 얘로 바꾸었죠. 옆면에서 보이는 중심의 붉은 두 층은 다른 브랜드, 다른 모델들에도 수없이 패러디되는 클리퍼의 상징입니다.
아발록스 P700 - 클리퍼에 비견되는 숏핌플에 최적인 합판으로 백핸드에 숏핌플 붙이고 마구 패대기치던 배불떼기 왕타오의 무기였기도 합니다. 스윗스팟이 유난히 좁아 우리 아마츄어가 잘 쓰긴 좀 힘들긴 하지만 숏핌플 조합에서의 성능 만큼은 클리퍼를 상회한다고 봅니다.
아릴레이트
버터플라이 키샷, 티모볼 스파크 - 아릴레이트가 탁구용 특수소재로 처음 쓰이기 시작한 당시의 명품들. 아릴레이트만 들어간 얇은 합판으로 절제된 울림과 든든한 타구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컨트롤 발란스가 압권이었죠. 둘 다 단종되어 아쉬울 뿐입니다.
아릴레이트카본
버터플라이 비스카리아 - 아릴레이트와 카본 섬유를 가로세로로 교차 직조하여 아우터 파이버 스타일 특수소재로 사용한 최초의 ALC 블레이드. 최초 발매된 지 3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선수 뿐 아니라 아마츄어에게도 최고 인기 블레이드로 자리잡고 있는 참 끈질긴 녀석이죠. 티모볼 스피리트, 티모볼ALC, 장지커, 장지커 블루드래곤, 장지커ALC, 린가오위엔, 마츠다이라 켄타, 또 누구 누구.. 수도 없이 많은 디자인 변경과 네이밍으로 버터플라이의 대표적 마케팅 수법의 주인공이 된 블레이드.
버터플라이 코페레이트 - 히노끼 표면 아래에 아릴레이트카본을 넣은 특별한 구조로 가변반발력의 원조격인 블레이드. 큰 헤드에 가늘고 FL 밖에 없는 그립으로 보편성은 떨어졌지만 그 성능 만큼은 가히 최고 수준이었던 추억의 명품입니다. 지금 나온다면 꼭 다시 구입하고픈.
자일론
닛타꾸 트레멘도스 - 몽듕이, 핵폭탄 등에 비유되던 매우 묵직한 구질을 만들어내던 닛타꾸의 명품. 왜 단종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좋을 텐데요. 초기 자일론 섬유의 특별히 질긴 재질을 자랑하느라 (물론 잘 할 수 있음에도) 사이드를 깔끔하게 가공하지 않고 일부러 너덜너덜한 노란 자일론이 삐져나와 남겨진 채로 판매했던 유별난 마케팅의 블레이드였죠.
카본
버터플라이 게르겔리 - 히노끼 표층에 강력한 직조카본을 사용한 게르겔리는 발매 당시 놀라운 스피드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고 프리모라치카본으로 디자인 변경된 후 지금까지도 히노끼카본의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히노끼, 직조카본, 키리 의 세 겹 구조에서 나오는 상상을 초월하는 파워는 여러 브랜드에서 따라할 수밖에 없었구요. 아릴레이트나 자일론 등의 소재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잠시 주춤하다가 공이 커지고 무거워진 지금 다시금 재조명되는 블레이드이기도 합니다.
스티가 그라파이트우드 - 직조하지 않은 카본 가루를 한 층 넣은 툭별한 블레이드로 스티가 특유의 자연스런 타구감에 카본의 파워가 합쳐진 최고의 블레이드. 전체 색상을 그라파이트를 연상케 하는 은회색으로 물들였었고 당시 다른 블레이드 가격의 너댓 배 이상을 상회하는 매우 높은 고가로 판매되어 관심을 끌었던 명품이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수많은 명품들이 있었죠.
생각나시는 추억의 명품 블레이드가 있으면 댓글로 소개, 자랑해 주세요.
근래에 발매된 블레이드들 말구요.
구력 좀 되신 분들만 아실 만한 것들..^^
추억에 빠져 옛날에 썼던 명작들 기억해내느라 머리 아픈 공룡
첫댓글 슐라거가 빠졌네요
포티노도 빠지고
빠진 게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명품은 아니라 안 넣은 겁니다.
다커 7P-2A 시리즈 써보셨는지요? 굉장히 궁금한 제품이라서요...
그건 제 옛 글에 있습니다.
지금도 몇 자루 갖고 있지요.^^
며 몇자루... 츄릅... ㅋ
하나는 착하게 드릴 수 있어요.^^
작년 글 읽고 왔습니다. 그땐 안파신다고... ㅋㅋㅋ
그저께 특별한 녀석을 질러서 당분간...ㅠㅜ
@kuma 공룡 마음은 바뀌는 거죠~
그 때 그 때 달라요~
ㅎㅎ
@공룡 저도 현 주력을 만나고 더 이상 안지르려고 했는데
공룡님을 만나서...-_-
@kuma 우리들 마음은 늘 바뀌는 거죠~
용품들이 다 써주길 기다리고 있는 거죠~
@공룡 궁금함을 누를수가 없네요.
혹시 착하게 주신다는 생각엔 변함 없으실까요? ㅎㅎ
@kuma 어이쿠
이미 두 개 주변분들께 분양해서 이젠 드릴 게 안 남았어요.
제것만..
진작 말씀하시지..
@공룡
트레멘도스는 "Zylon"이라는 이름 사용에 대해 저작권인가 문제가 있었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두 자루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과 몇년 전에 다시 사용해봤을 때는, 과거의 그 독특한 괴랄한 타구음은 여전했지만 성능은 크게 다가오지를 못했었습니다.
그렇군요.
아무래도 공이 바뀌어서 그런가 보네요.^^
그 동안 다른 훌륭한 애들에게 익숙해진 탓도..
자일론 이름은 그런 것 같아요.
웬만한 브랜드들이 자일론이라고 표기하지 못하고 Z 라고 쓰고 있죠.
소개해주신것들 중 트레멘도스와 비스카리아를 보유하고 있네요^^
제게는 아쉽게 단종된 메이즈(림바+alc아우터) 라켓이 지금도 소장중인 소중한 블레이드이고요. 예전에 엑시옴에서 나온 아마데우스(히노키표층 7겹합판)도 아주 좋았는데 다시 구하기엔 단종이라 아쉽습니다.
저도 아마데우스는 한자루 가지고 있는데, 게을러서 그런지 러버도 아직 못붙여 보고 있는 중입니다. ㅠㅠ
루디악도 자격미달인가요 ㅠ
그럴 리가요.^^
제 취향이 아니라 적지 않은 것 뿐입니다.
추억..이라기엔 루디악 나이도 적고.^^
아발록스 P500, P700은 계속 눈독 들이고 있습니다. 구성이 제 취향이더군요(특히 백핸드 숏이다보니..). 저보다 나이가 많은 블레이드들도 많고.. 간접체험 잘 했습니다
P500의 짜릿함은 중독성이 있어요.
두번 째 층의 북유럽 소나무가 정말 짜릿한 울림을 선사하죠.
엑시옴 푸가도 얘랑 많이 비슷해요
저에겐 처음듣는 라켓들이 많아서 재밋게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좀 낡아서요..ㅋ
추억에서 꺼내다 보니 오래된 옛 물건들의 기억이 많습니다.
@공룡 이런 글이 자주 올라와도 좋을것 같아요!
저는 구형은 아니지만 코르벨이 하나 있네요
완제품 이후에 처음으로 산 라켓이라 애정이 있는데 최근에 좀 크게 깨져서 마음이 아픕니다ㅠ
제가 생각하는 명품은
5겹
1.오펜시브 클래식
2.허리케인킹
3.바이올린
7겹
1.클리퍼CR
2.아발록스 P700
히노키카본
1.프리모라츠 카본
번외로 내 마음의 명품 -유크라시아
입니다 ㅋ
거의 비슷하시네요.^^
바이올린은 제게도 당근 명품인데 추억 까진 아니고 나온 지 얼마 안 된 블레이드로 생각돼서 넣지 않았어요.ㅋ
내 마음의 명품에는 저는 칼릭스.^^
번외품....사용중입니다^^;
오래간만에 차분히 내용을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는 글을 만나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분들(?)이 많아서 신비감만 느끼고 갑니다.
그래도 제가 탁구를 시작할 때 진가를 모르고 가지고 있던 게르겔리가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요즘의 용품시장은 특수소재 일변도라서 어떤 측면에서 보면 참 재미없는 시장입니다.
다른 레트로풍의 트랜드처럼 예전 명품의 리뉴얼이 또 유행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가능성 낮은 기대만 합니다.
제가 좀 낡아서..ㅋ
제 추억이라 하면 최소한 80~90년대 이야기니까요.^^
레트로 트렌드..까지는 아니어도 스티가에서 출시한 노스탈직 시리즈가 그런 의미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해 전에 폭스바겐 비틀과 FIAT 500 이 옛 모양 거의 그대로 다시 나온 것처럼요.^^
코란도나 레토나 같은 거 오리지널 각진 지프 형상으로 다시 나옴 좋겠구만요.
잘읽었습니다!!
다커스피드90중펜이... 저에게는 명품입니다^^
다커 스피드 시리즈는 진짜 명품이죠.
부드러운 타구감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요.
저도 일펜 칠 때 다커 스피드70 을 좋아했었어요.
재밌게 봤습니다~~
오버드라이브 가티엥은 어떤가요??
아, 걔네도 있었네요.^^
야사카의 가시앙 엑스트라하고 오버드라이브.
본문에 들어갔어야 했을 애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제가 잘 쓰고있는 버터플라이 클리어필드
앗 클리어필드를 아직껏 쓰고계세요?
대단하십니다.^^
그것 또한 명품의 반열에 오를 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