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백화산(284m)
충남 태안군의 진산인 백화산은 태안 8경 중 1경으로, 기묘한 바위들이 서해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져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백화산은 우리나라 중부권을 가로지른 가장 큰 산줄기인 금북정맥의 산으로 산 전체가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지고 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바다와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경관을 선보인다.
정상에 서면 태안읍이 발아래로 내려다보이고 넓은 평야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특히 푸른 바다가 일렁거리는 해상국립공원 태안반도가 한눈에 들어와 탄성이 터져 나온다. 산의 이름은 산의 모양이 마치 흰 꽃이 활짝 피어 있는 것 같이 보여 백화산이라 명명했다고 전해진다. 백화산의 등산 코스는 금북정맥 종주 코스를 비롯하여 여러 갈래로 나있어 자신에 맞은 코스를 선택할 수 있고 산이 높지 않아 가족 산행이나 연인산행 지로도 적당하다.
태안군민 체육관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산길 입구엔 대형안내판이 서있다. 바로 바위가 나타나는 기분 좋은 길로 산을 올라간다. 산에는 소나무가 많고 시야가 트이면서 서산 팔봉산이 조망된다. 이제부턴 기묘한 바위들과 팔봉산을 벗 삼아 산을 오른다. 신기하게 생긴 침대바위, 흔들바위, 의자바위, 악어바위 등이 보기 좋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도 멋지고 푸른 바다가 마음을 한껏 부풀게 한다.
산행한지 1시간쯤 소요돼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의 조망은 가슴이 후련하게 씻기는 기분 좋은 느낌을 받는다. 백화산서 바라본 태안군은 산과 평야와 도시가 어우러져 영락없는 한 폭 산수화다. 금북정맥의 산 팔봉산이 눈길을 끌고 태안해안국립공원의 풍경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정상을 뒤로하고 500m쯤 내려서니 유서 깊은 사찰 태을암이 반긴다. 태을암의 창건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백제시대부터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청하고 있다. 법당에 모셔진 마애삼존불상은 백제시대 초기에 제작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불상으로 알려졌고 특이하게도 중앙에 작은 불상이 있고 좌우에 큰 불상을 배치했다. 2004년 8월 31일 국보 307호로 지정됐다. 경건히 합장하며 업장을 참회한다.
태을암서 조금 더 내려서니 백조암의 기묘한 자태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어서 차도에서 다시 산에 붙어 낙조봉으로 불리는 나지막한 봉우리에 올라선다. 이름 그대로 이 봉우리의 낙조풍광은 일품일 것 같다. 낙조봉은 시야가 트여 전망이 좋고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여 쉬어가기에 제격인 곳이다.
낙조봉을 뒤로하고 산을 내려오며 오늘 산행을 회고한다. 백화산 산행은 널찍한 평야와 나지막한 산들이 적당히 어우러져 아름다운 산야를 이루고 있는 태안군을 조망하며 기분 좋게 걷는 코스이다. 사색을 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단련할 수 있어, 백화산 산행은 산객들의 삶의 활력소가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