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인천대학교로 향하는 길은 벚꽃이 분분했다. 찬란한 태양이 비치는 캠퍼스에서도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바람 따라 날아온 꽃잎이었다.
비트로 팀원들과 대학생들의 일정을 조율하고 나서 인천대학교를 재능기부 대학으로 선정한 후 제일 먼저 동아리 회장에게 요청한 것이 있었다. 이제 막 라켓을 잡은 테린이 보다는 후배들을 가르칠 만한 실력이 있는 학생들을 우선순위로 모집해 달라고 요구했다. 오랜 시간 대학생들을 상대로 재능기부를 하다 보니 주어진 시간 안에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실력자들에게 깊이 있는 지도를 하는 것. 그리하여 배운 것들을 당장 훈련 시간에 후배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상의 길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비트로 팀원 11명이 전원 참석했다. 지난달에 일정을 잡았으나 폭설로 취소되어 모처럼 대학생들과 만나는 자리인 만큼 직장에서 조퇴를 하고 참가한 팀원들도 있었다. 나와 가족이 아닌 타인을 위해 매 달 시간을 낸 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비트로 팀원들은 대학생들을 위한 테니스 재능기부를 13년째 해 오고 있으니 이 행사를 후원해 주는 주)학산 비트로도 대단하지만 비트로 팀원들의 나누고자 하는 의지 또한 자랑할 만하다.
꽃이 피고 새순이 돋고 있는 봄의 활기찬 기운이 맴돌고 있는 캠퍼스에서 햇빛 샤워를 하고 있을 때 오후 다섯 시가 되자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수업을 늦게 마치는 학생들을 기다릴 수 없어서 먼저 실력별로 팀을 나눠 지도해 나갔다.
기초반은 조익준과 천영덕이 지도했다. A그룹은 이순규 고운섭 박현도가 맡았다. 코트 두 면에서 수준에 맞는 지도를 받던 학생들의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가 떠올랐다.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고차함수 푸는 해법을 알아 낸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워했다.
인천대학교 테니스 동아리(UITC)는 70명 정도의 부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매 주 화요일과 목요일은 정기적인 레슨을 하고 주말에는 자율적인 랠리와 게임도 가능하다고 한다. 동아리 회장 정예서는 “타 대학에서는 테니스 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는데 우리 대학에서 가장 우선시 하는 것은 참여도와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다”며 “선배들과 하는 한 가족 체육대회와 경인지구대회 그리고 양구와 춘천등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돈독한 우의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A그룹 발리를 담당했던 이순규는 “발리 면 만드는 법과 몸통 꼬임을 이용한 스윙으로 공에 스핀을 주는 방법을 설명하고 지도했다”며 “습득력이 너무 빨라서 당황할 정도였고 동아리 분위기도 밝고 좋아 올해 재능기부 초청대회 단체전에서 인천대가 4강안에 들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고 했다.
A그룹 스트록을 지도한 고운섭은 “포핸드 스트로크에서 상향 스윙을 하는 학생들에게 하체를 이용하는 법과 가로스윙에 대해 가르쳤다”며 “스트록 랠리에서의 리듬을 유지하는 법을 특히 강조했는데 전반적으로 실력이 우수하고 흡수력이 뛰어나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학생들에게 일대일 지도를 할 수 있는 것은 여성 팀원들과 남성 팀원들이 그룹을 나눠 볼을 던지는 팀, 그리고 스윙하는 학생들 곁에서 스윙을 교정하는 팀과 설명하는 팀으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가능하다.
기초반 지도했던 조익준은 “몸 쓰는 방법과 즐겁게 테니스 하는 방법을 같이 시도해 보았다. 기본적인 틀에 얽매인 자세 교정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움직임을 통해서 스텝을 몸으로 느끼도록 하니 학생들이 잘 따라왔다”며 “공을 가지고 놀이로 할 수 있는 방법부터 접근한다면 중간 이탈자가 없이 즐겁게 테니스를 배우게 될 것임을 전달했다”고 한다.
기초반 지도자 천영덕은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의지가 넘치는 학생들을 보니 너무 기특하고 감사한 마음에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발리의 개념을 알려주며 기본기를 지도했는데 하루 만에 발리를 익히기는 어렵기에 앞으로 발리가 늘기 위해서는 어떤 연습을 해야 하는지 시범을 보였다”고 전했다.
A그룹 투핸드 백핸드를 지도했던 박현도는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일 때 비트로 팀원들에게 재능기부로 테니스를 배우던 학생이었다. 졸업 후 취업을 하고 사회인이 되어 비트로팀에 합류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학생들의 심정을 잘 이해하고 궁금해 하는 것들을 시원 시원하게 해결해 주고 있었다.
박현도는 “높은 볼을 대처하는 방법과 쭉쭉 앞으로 뻗어 나가는 백핸드 구사 그리고 몸으로 오는 공을 받는 방법 등에 대한 지도를 해 나갔다”며 “학생들이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열의를 갖고 배우려는 적극적인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최고 실력자라는 4학년 남일홍은 테니스 구력 6년으로 대학생 대회에서 우승한 학생이다. 실력자답게 모든 스윙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남일홍은 “나의 포핸드로는 팀원들의 발리를 뚫을 수 없다는 것에 놀랐고 포핸드 스윙 마지막에 낚아채보니 더 드라이브가 잘 감기며 안정적으로 볼이 들어갔다”며 “오늘 배운 백핸드는 당장 후배들에게 바로 지도해 줄 계획이다”고 했다.
휴학을 많이 한 이유건은 26세 맏형이다. 20세 부터 라켓을 잡은 그 학생은 발리가 좋아 특히 복식 경기를 잘 한다는데 비트로 팀원들로 부터 배운 내용이 기대 이상이라고 했다. 이유건은 “백핸드 높은 볼 처리하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이해가 잘 되었다”며 “백핸드 라이징 볼을 치는데 어렵게 타이밍을 잡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타점을 잡아 자연스럽게 스윙하면 좋다는 내용을 꼭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비트로팀을 이끌고 있는 송 팀장은 마지막 인사에서 “매 달 서울 경기 지역의 각 대학을 순회하고 있는 비트로팀의 대학생 재능기부는 주)학산 비트로의 후원을 받아 이루어지고 있는 행사다”며 “순수한 한국 브랜드인 비트로가 대학생 테니스 저변확대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쏟고 있음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 폐회사를 들은 학생들은 모두 힘찬 박수를 보냈다.
재능기부를 마친 후 팀원들이 코트를 벗어날 때까지 학생들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뭔가 아득하니 몰랐던 내용들을 시원하게 알게 되니 탁 트인 것 같다고 했다. 비트로 팀원들은 이미 개시가 된 2024년 전국대회에 출전해서 한일 교류선발전에서 우승을 하고, 상하이 마스터스 관전 티켓을 따는 농협배에서도 우승을 하며 다양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과 자신의 달란트를 나눈다는 것은 그 어떤 것과 비교를 할 수 없는 커다란 기쁨이라고 했다. 또 사업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고 지칠 때 학생들과 함께 코트에서 보내다 보면 오히려 에너지가 충전이 된다고 하니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일이다. 의미 있는 일은 그래서 계속되는지도 모르겠다. 글 사진 송선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