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산(馬川山 27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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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양에는 문양은 없고 마천산이 있다.
마천산 자락에는 문양역이 있고 부곡리(釜谷里)가 있다.
부곡리에는 온천은 없고 논메기매운탕식당이 많다.
문양역은 지하철 2호선 서쪽 끝 종점이다.
종점(終點)에서는 더 갈 데가 없다. 더 갈 데가 없으니 끝(終)이다.
시작이 있었기 끝이 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으면 영원한 것일까-
시간은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일까-
세상에는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는 일은 많고 많다.
종점인 문양역에는 사람들이 많다.
인생의 종점이 가까워진 노인들이 많다.
젊은 노인도 있고 늙은 노인도 있다.
젊은 노인은 허리가 곧고 다리에 힘이 아직 남아 있다.
젊은 노인은 젊은 할머니와 짝하여 앉아 논다.
2층 대합실은 만남의 공간이 넓다.
젊은 할머니들이 운영하는 카페에는 아메리카노가 3천원이지만 한산하고
노인행사를 가끔하는 휴게실에는 노인들이 북적인다.
역 정문 맞은편에는 팔각정 쉼터가 있다.
쉼터 옆 길바닦에는 인생의 종점이 얼마 남지않은 할머니들이 노인들이 좋아 하는
우엉잎, 호박잎, 깻잎, 파, 풋고추등 자가생산 농작물을 팔고 있었다.
그들도 노인이지만 한 푼을 벌려고 하루를 바둥거린다.
살기에 넉넉하지는 않겠지만 구차하지는 않으리라- 그 중에는 땅부자들도 많으리라.
다만 즐겁게 쓰는데 보람을 느끼려고 그러리라-
사람마다 즐거움과 보람이 따로 있어 무엇을 하거나 보람된 하루가 이어지면 바로
그것이 행복한 생이리라-
어디서 트롯트 가요가 멋드러지게 흘러 나온다.
애잔한 가사와 절절이 꺽어지고 흔드는 곡조가 저마다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팔각정 쉼터와 주변 공간에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북적거리고 카톡으로 통보한 시간이 다 되어 가니 청노인 다섯명이 차례로 미소를 띄며 나타났다.
한 달만에 보는 얼굴들 모두 서로 방가 했다.
다섯 얼굴들은 그 군중에서 제일 싱싱해 보였다.
오늘 산행코스는 7.5km 3시간 원점회귀코스다.
입구에 설치된 안내도를 살펴 보고 일행은 산행을 시작하였다.
모두 힘찬 발걸음을 내 디뎠다.
오늘 컨디션이 좀 다운된듯한 KS친구가 코스단축의견을 제시하여 중간 지점에서
탈출코스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등산주력이 좋은 그였지만 해외로 국내로 사업에 진력을 다해 기력이 많이 소모된
듯 하였다.
산행은 처음 20분이 가장 힘들고 1시간을 넘기면 그 날의 산행은 무난히 성공한다.
40여분을 오르니 쉼터가 나왔다.
쉼터를 전세내어 SD친구가 주재하여 노래교실을 시작하였다.
손수 그려온 악보는 1971년도에 발표된 최희준의 "길"이다.
길 최희준
"세월따라 걸어 온 길 멀지는 않았어도
돌아보니 자욱마다 사연도 많았다오
진달래꽃 피던길에 첫사랑 불태웠고
지난 여름 그 사랑에 궂은비 내렸다오
종달새 노래따라 한 세월 흘러가고
뭉개구름 쳐다보며 한 시절 보냈다오
잃어버린 지난세월 그래도 후회는 없다
겨울로 간 저 길에는 흰 눈이 내리겠지"
모두 악보를 보며 따라 불렀다. 부를수록 감정이 깊어져 갔다.
SD친구는 학창시절부터 찬송가로 목소리가 다듬어 졌고 지금은 성악부르기모임
에서 활동하고 있다. 좋은 취미- 늙지 않는 비결이다.
최희준의 노래는 젊은 시절 우리들의 마음을 자극하였고 지금도 그의 노래는 우리의
감성을 자아 내게 하고 또 자신의 18번 곡으로 자리매김한 사람이 많다.
꽁지에 오던 김변은 지금 그의 꽁지가 보이지 않았다.
젊을 때나 지금이나 산행주력은 변함이 없다.
그는 몸이 가볍고 급경사 코스에도 숨가뿐 기색이 없고 다리가 굵지 않아도 힘이 있다.
그에게는 오늘 코스가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일주일에 5일을 사무실에서 민원과 법조문에 시름하는데도 그 주력이 어디서 나오는
지 알 길이 없다. 대단할 뿐이다.
1시간여를 오르니 마천산 정상이 나왔다.
낮은 정상이지만 그래도 이름이 있는 산의 정상이다.
정상에서 정상을 맞이할 때에는 감동과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정상에 대한 예우다.
정상표지판의 높이 표지가 낮아 사진을 비켜찍고 있을 무렵 우리보다 많은 무리
의 산객들이 올라와 가는길을 물었다.
거기에는 우리 HM친구를 알아보는 두 사람이 있었다.
대중출신 백진태씨와 최희길씨 였다.
우리 HM친구가 느닷없이 "대구에서 가장 좋은 학교는 어디?!" 라고 큰소리로 물었다.
우리는 서슴없이 "대 구 중 학 교!"라고 외쳐주니 상대방 일행들이 대소(大笑)하였다.
특히 우리 HM친구과 상대일행의 백진태씨와 최희길씨는 입이 귀에 걸리려 하였다.
정상 앞에서 자리를 잡아 간식배낭을 풀었다.
물 500ml 1병만 가져오라 카톡했는대 펼쳐진 매뉴는 만찬수준이었다.
조모여사님이 챙겨준 도마도, 호두과자, 전여사님이 챙겨준 감자, 샌드위치, 최여사
님이 챙겨준 맥반석 계란, 오이, 또다른 조여사님이 챙겨준 불가리스, 모씨가 가져온
바나나, 홍초 석류음료-
넘치고 넘쳤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D52D435D2176E924)
산길은 계속 이어졌다.
적당한 오르막과 가파른 오르막이 산허리를 따라 이어지고 이어졌다.
숲속 그늘길의 연속이었지만 햇볕쏱아지는 초원길도 있었다.
초원길은 옛 고향 산 같았다.
7.5km의 길이 만만치 않았다.
만만하게 보았기에 만만치 안았고 만만하게 보지 않았으면 원만했을 길-
인생을 만만하게 본자 삶이 고난스러웠을테고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한 자 무난
한 인생길이었으리라-
선두가 탈출지점을 잃어버리고 정상코스로 온 사실을 도착지를 거의 다 왔어야
알았다.
무지하면서 똑똑한 체하는 지도자의 부하들은 목숨을 버려야 할 순간도 많으리라.
지도자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지도자는 지도자의 자질이 있어야 하고 지도자 다워야 한다.
잘못된 길을 왔음을 속이려 했지만 후미는 이미 알아 차렸고 그러나 억울해 하지
않았다.
억울해 하지 않은 자 大人 속이려 한 자 小人-
정상보다 1시간이 더 소요되의 4시간만에 하산주 식당에 도착하였다.
4시간을 걸어도 후미의 얼굴들도 생기가 아직 남아 있었다.
즐거운 산행~ 멋진 하루 -
빠가사리 매운탕이 나오기전에 여섯사람들은 하나의 감정이 되어 건배를 외쳤다.
"산에 가기전에! 산에 많이 가자!"
2019. 7. 7
記 우 진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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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만난 대중출신 백진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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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만난 대중출신 최희길씨>
첫댓글 정겹고 멋진 친구 분들과 산행을 하실만큼 건강이 좋으시니 다행이고 반갑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사장님~
마천산 수년 전 두어 번 올랐답니다 완만한 코스라 오르긴 다소 수월하지만 재밌는 산행길로 기억합니다 도시철도 종점인 문양역 역시 매기매운탕" 으로 마무리 하산주~ 고향 분이 자라하고 있어 가끔 갔었지요~^^
야생화님 반가워요 ~
산행 많이 하시나요?
건강하실때 많이 가세요~
오랜만에 방문 합니다.어떻게 잘표현 했는지 같이갔는 기분이네.프로 작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