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여름성경학교 교사 강습회에 다녀왔다.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아가씨들과 아줌마들, 그리고 퇴근 후 바로 달려온 듯한 아저씨들까지
다양한 모습의 교사들이 여름성경학교를 준비하느라 모인 모임이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교회마다 성경학교를 연다
그런데 그 내용이나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내 어릴 때만 해도 여름 성경학교는 성경을 집중해서 배우는 기회였지만
요즘 성경학교는 다르다.
뭔가 활동은 많지만 여름성경학교답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이 시점에서 잠깐 ‘여름성경학교 다움’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 다우리교회만이라도 ‘여름성경학교 다우리’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점검해 보았으면 한다.
어쨌거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열리고 있는 2013년 여름성경학교 교사 강습회에서
나는 나눠주는 안내책을 죽 훑어보았다.
그 중에 눈에 띄는 한 강좌가 있었는데 청소년 사역전문가의 특강이었다.
지방의 한 교회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룩한 한 사역자의 강의였는데
도입부분은 공감이 갔다.
현재 중고등학생들이 예배를 지루해하고 따분해하고 있다.
그 결과로 참석률이 떨어지고 있고 중고등부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현실을 잘 관찰한 것 같았다.
특히 지난 주일 설교와 연결되어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내용을 읽었다.
그런데 현실 진단에 이은 대책, 처방부분은 참 생뚱맞았다.
주일 설교와는 완전 딴판이어서 더위를 먹은 듯 갑자기 머리가 어찔할 정도였다.
그 분이 내놓은 처방은 4F로 정리된다.
예배를 지겨워하고 따분해하는 청소년들을 교회로 불러들이기 위한 전략
첫 번째 F는 fun이다 학생들이 재미있어 할 만 한 거리를 많이 제공하라
두 번째 F는 food. 맛있는 것을 많이 먹여주라. 토요일이든 주일이든 학생들이 모일 때는 꼭 먹여라
세 번째 F는 festival. 기존 예배 형식을 고수하지 말고 콘서트보다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예배를 기획하라
네 번째 F는 future. 미래지향적인 비젼을 제시하라.
4F전략은 대략 이렇게 정의된다.
강의안 후반부는 이 4F전략을 교회에 어떻게 접목시켰고, 어떻게 실행했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런 식의 교회 성장 전략을 한두 번 접한 것은 아니지만
그날따라 참 충격적이었다.
예배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요. 교회를 세우기 위한 방안이라고 하는데
정작 예배의 주인이신 하나님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는 전략.
그냥 사람만 많이 모으겠다는 의도만 드러나는 전략.
이것이 과연 예배를 살리는 전략일까?
그렇게 모인 그들은 과연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일까?
내가 누구인지.
내가 예배하는 대상인 하나님이 누구신지. 그 분이 어떠한 일을 하셨는지에 관심 가지지 않고
콘서트보다 더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예배를 추구한다는데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어이가 없었다.
이 참담함을 참지 못하고 주위를 둘러보며 나눌 이를 찾았지만
그날은 감히 어느 누구와도 말을 섞지 못하고 조용히 돌아왔다.
저 강의를 막을 수도, 취소할 수도 없음이 슬펐다.
뭐라도 배워서 잘해보겠다는 의욕에 넘치는 많은 교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마음이 아팠다.
예배가 지겹고, 따분하다는 이들에게 예배다운 예배를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첫댓글 우리 애들도 교회에서 성경공부 하고 싶어서 중고등부는 좀 하나 하고 갔더니 설교는 짧고 2부 성경공부는 한하고 그냥 자장며 먹다, 놀다 오네요. 교회에서 예배에 집중을 아무리 하고 싶어도 아이들이 떠들어서 집중이 안된대요...ㅠㅠ
이제 성경배우는 것은 교회에서 기대하면 안될까 봐요... 다우리로 가야하나....ㅠㅠ ㅋㅋ
ㅠㅠ 공감합니다. 그런데 혹시 그 강사가 부교역자가 아닌가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부교역자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교회와 담임목사님들은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부서의 숫적 부흥이 좋은 부교역자, 능력있는 바른 부교역자의 잣대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위 강사처럼 하면 감성적인 10대들을 일시적으로 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일시적일 뿐, 그들의 삶은 절대 하나님 중심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저 같은 부교역자들은 현재 10대들과 앞으로 교회를 세워가야 하는데... 담임목사님들~ 당신께서 목회하는 세대만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ㅠㅠ
진리를 알면 참 예배가 즐거운데 ...엄마가 깨어 있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