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이 어수선하면 '정감록'을 펼쳐 보는 습관이 있다.
'정감록'의 하이라이트는 십승지지이다. 난리가 났을 때 이곳으로 피란을 가면 목숨을 보존할 수 있다는 10군데의 장소이다. 하나같이 깊은 산골의 오지에 해당한다.
십승지의 첫 번째로 꼽히던 곳은 경북풍기의 차암 금계촌이다. 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의 명당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풍기는 산골 오지이면서도 명당에 해당하고, 들판이 있어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곳이다. 현재는 동양대학교가 이 근방에 자리 잡고 있다.
두 번째는 화산의 소령고기라고 되어 있는데, 안동의 춘양면을 가리킨다.
셋째는 보은의 속리산 아래 증항 근처이다.
넷째는 예천의 금당동 북쪽이다. 이 땅은 비록 얕게 드러났으나 병란이 미치지 않아 여러 대의 걸쳐 편안하다고 되어 있다.
다섯째는 남원 운봉의 동점촌 주변 100리이다. 운봉은 지리산 자락의 해발 400~500m높이에 자리 잡은 산골 분지이다.
여름에 운봉에서 보름 정도 지내본 적이 있는데, 삼복더위에도 선선한 곳이다.
여섯째는 공주의 유구, 마곡의 두 물줄기 사이이다.
일곱째는 강원도 영월의 정동쪽 상류이다. 수염없는 자가 먼저 들어가면 안 된다고 적혀 있다.
여덟째는 무주의 무풍 북쪽 골짜기이다. 덕유산은 어디든지 난리를 피할 수 있는 '덕산'이라고 전해진다.
아홉째는 전북 부안의 호암 아래와 변산 동쪽이다.
열 번째는 가야산 남쪽의 만수동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대목이 있다. 이북 지역은 '십승지' 내에 한 군데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임진 이북은 다시 오랑캐의 땅이 될 터이니 몸을 보전하는 것을 논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왜 십승지에 이북 지역은 한 군데도 포함되지 않았을까?
나는 '정감록'을 읽을 때마다 이 대목에서 의문이 생긴다. '정감록'을 만들었던 조선시대의 비결파들도 이북 지역을 위험하게 보았다는 말인가?
- '조용헌 칼럼' 중에서 -
경주 부근 양동마을에 갔을 때 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도 포근함과 명당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명당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살고 있는 주변이 아름답고 멋지게 보이고 포근하게 느껴지면 명당이 아닐까요?
마산과 창원, 진해 모두 살아 보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진해가 더욱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여름에는 1~2도 정도 기온이 낮은 것 같고 겨울에는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은 물론
바다가 너무 가까이 있어 좋고(모든 곳에서 5분 이내) 인정이 물씬 풍기는 경화장이 열리고, 탑산 전망대에 오르면 진해를 한 눈에 품을 수가 있고
너무 너무 멋진 곳이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내수면 생태 환경 공원 그리고 웅동 대장계곡(성흥사), 해양공원, 해군사관학교 박물관(개인관람 가능)
안민 고갯길,목재 박물관 등 인구 20만도 안되는 조그만 도시에 거론 하기가 벅찰 정도 입니다.
내가 사는 곳 주변을 자주 이용하고 사랑하고 즐기면 이곳이 바로 명당이 아닐까요?
우리 모두 가까운 주변을 관심과 직접 발로 둘러보고 살펴 보면 애착도 생기고 명당도 보이리라 확신합니다.
어제 본 글이 생각납니다.
本立道生(본립도생) 이라고 '기본이 생기면(서면) 나아갈 길이 보인다(생긴다)'
이번 주도 보다 기본에 충실하는 한주가 되시길 바라며 소죽도 정자에 부는 시원한 바람과 같은 겅호를 보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