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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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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슈퍼모델 대회 1위
원래 마음속으론 맨유 주차장 2탄을 들고올 예정이었지만(사실 딱히 내용이 많지 않다는 ㅎㅎ) 이런 저런 일을 하느라 약간 정신 없는 일주일을 보내고, 차분하게 또 다시 일주일을 시작하려다 이렇게 이 곳을 방문했습니다. 포드 모델대회 1위를 한 강승현양 때문인데요. 포드 에이전시란 어떤 곳이냐. 엘리트 에이전시와 함께 미국 슈퍼모델(아니 세계 슈퍼모델계라고 해도 될듯)의 양대 산맥이지요. 정말 이곳과 계약하기 위해 줄을 선 예비 모델들이 수도 없을 정도로.
최근 여기 저기를 들썩이게 한 강승현 양을 전화로 인터뷰 했습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 스스럼없는 태도, 정말 20대 초반의 활기 넘치는 에너지 그 자체를 느낀 듯 했는데요. 아쉽게도 여러가지 사정으로 기사가 사장(死藏)되고 ㅠ.ㅠ 말았습니다. 간만에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그 못다한 이야기를 이곳에 싣습니다. 정말 유명해지면 진짜 쉽게 만나기 힘들 텐데 다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만날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일단 요기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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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니까 다들 저한테 ‘뷰티풀(beautiful)’, ‘퍼펙트(perfect)’를 연발하시며 난리가 난 거예요. 한국에선 그런 생각 못했는데, 요즘은 내가 정말 예뻐진 게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고호호.” 세계 최고의 모델 선발대회로 꼽히는 ‘포드 수퍼모델 오브 더 월드’ 대회에서 1등으로 뽑힌 뒤 뉴욕에 머물고 있는 강승현(21·동덕여대 모델학과 2년)씨를 19일 전화로 만났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강씨는 대회 28년 역사상 한국인으로는 물론 동양인으로도 처음 우승했다. 세계 49개국에서 선발된 모델과 겨뤄 이뤄낸 쾌거였다. 현지 언론은 ‘동양의 진주’라며 그녀를 격찬했고, 외모와 걸음걸이(워킹) 등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상금 25만달러(약 2억3700만원)를 받고 미국 최고의 모델 에이전시 중 하나인 포드(Ford)사와 3년간 전속 계약을 맺었다. 유명 스타인 브룩 쉴즈, 킴 베이싱어, 크리스티 털링턴 등이 포드 에이전시를 거쳤으며 현재 수퍼모델인 샤넬 이만, 미스 차이나 출신 두 주안 등이 소속돼 있다. “상금이 제겐 너무 큰돈이라 부모님께 다 드리려고요. 근데 사실 돈은 1년 뒤에 입금된다네요!”
강승현은 현재 포드측에서 마련한 모델 전용 아파트에 입주한 상태. 2월 열릴 뉴욕 패션 위크뿐만 아니라 밀라노·파리 무대에도 설 예정이다. “‘코스튬 내셔널(Costume National)’이란 브랜드를 좋아해서 거긴 꼭 서보고 싶어요. 알 만한 명품 브랜드 무대에 서는 건 모델 모두에게 꿈이고요.”
178㎝에 51㎏. 가늘고 긴 동양적인 눈매에 늘씬한 팔다리가 장점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돼지 삼겹살.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은 먹을 정도로 좋아해요. 굶는 다이어트는 안하고 운동을 해요. 지난해 9월 열린 한국 대표 선발전을 준비할 때는 한여름에 오리털 점퍼 입고 한강 주위를 몇 시간이고 걸었죠. 두 달 정도 하니까 5㎏쯤 빠지던걸요?”
3개월간 영어 공부도 ‘독하게’ 했다. “동양 아이라고 ‘왕따’당할까봐 대회 기간 중 다른 후보들한테 적극적으로 말 걸었어요. 여러 명과 정말 친해졌죠. 대회 끝나고는 서로 아쉬워서 막 울었어요.”
볼이 통통한 편인 강승현은 “볼살이 신경 쓰이기도 하지만 그냥 달고 다니기로 했다”며 크게 웃을 정도로 넉살이 좋았다. “앞으로 해외에 진출할 후배들을 위해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통화는 현지 시각 밤 11시에 끝났다. 꽉 찬 스케줄 때문에 그때야 저녁 먹으러 나간다고 했다. 마지막 한마디가 천상 한국인이었다. “아, 고추장 먹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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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고추장까지... 그녀의 털털한 분위기는 수화기 저편으로도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처음엔 '말을 잘 못하면 어쩌나' '속 얘긴 하나도 안하면 어쩌나' '아직 별 경험 없을 텐데 정말 색다른 경험 없으면 어쩌나' 등 별 생각이 다 들었건만 정말 친해지면 진짜 좋을 타입인것 같더군요.
기사에 못들어간(어차피 나가지도 못한 기사지만) 내용을 추가로 적자면
-어릴 적부터 키가 커서 '꺾다리' 등 별명 때문에 괴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큰 키를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 그녀 어머니의 키는 1m68, 아버지는 1m 75정도다. 지금 군대가 있는 오빠는 1m 85정도 된다고...
-요즘엔 모델 캐스팅 다니는 데 바쁘다고 합니다. 모델 캐스팅이란 디자이너 브랜드를 다니며 포트폴리오 보여주고 워킹 하면서 선택되면 가봉하고 등등 그런 일을 하는데요. 하루에도 8군데 이상 다닐정도로 무지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하네요. 다니는 곳마다 예쁘다고 해서 본인도 다소 당황할 정도...
-(저 같은 사람 포함ㅎㅎ) 많은 여성들이 다소 질투할 부분이지만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안찌는 체질이라고 합니다. 하루 세끼 꼬박 챙겨먹고 간식도 항상 먹을 정도로. 대신 무척 많이 돌아다닌다고 하네요. 그래서 굶는 건 질색. 굳이 다이어트 할 때는 운동으로 뺀다고 합니다.
-모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본격적으로 한건 고등학교 때 부터. 어릴적부터 큰 키도 영향을 받았지만, 고등학교때 길거리 캐스팅을 자주 당하면서 '혹시 내가 모델 자질이?'라고 느꼈다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머릿속에 생각있고, 대학에 진학해 '이번이 마지막이다' 싶어 도전했다고 합니다.
-뉴욕행은 이번이 처음이라네요. "여행 삼아서 왔어요.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와보겠어요!"라는 생각으로 왔다는데, 모델 아파트까지 입주했으니 그녀의 뉴욕 생활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네요. 아, 포드 아파트에서 아침은 준다고 합니다. ㅎㅎ
-원래 모델은 혼자 캐스팅 다니는게 정석입니다. 타이라 뱅크스도 그녀의 토크쇼에서 혼자 캐스팅 다니던 일화를 자주 말하곤 했죠. 승현 양은 당분간은 포드 측 사람들과 같이 다닌다고 하더군요. 그녀가 뉴욕 지리를 몰라서 에이전시에서 도우미를 붙여줬다고 하더라고요.
-그녀가 처음 '아 됐구나'를 실감한 건 뉴욕에서 지하철 탔을때. 이날 인터뷰 당시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봤다고 했는데, 그동안 한국 사정을 별로 모르니까 그냥 그런갑다... 했는데, 지하철에서 한국인들을 발견했다고 하더군요. 외국에서 들리는 한국말에 마냥 혼자 반가워 했는데, 그 중 한명이 그녀에게 다가와서 "네이버에서 봤다. 강승현씨 아니냐?"고 묻길래 정말 신기했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싸이월드도 들어가봤는데 방문객이 예상외로 너무 많아서 기절..일보 직전이라고...
-데본 아오키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그녀를 본 사람은 십중 팔구 데본 아오키(일본 출신 혼혈 모델. 샤넬 등 모델이 됐던 슈퍼모델)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한국 선발대회 직후 잡지 촬영을 했느데, 거기 한줄 평에 '데본 아오키를 닮았음. 아류는 되지 말것'이라고 써있더라고요. 저도 그 글을 보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누구 닮았다는 얘기 말고, 정말 제 이미지를 만들어서 '강승현'으로 기억되자고요.
-동양적인 부분은 정말 더 동양적인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선 화장을 해주는데도, 다른 서양 모델들은 아이라인도 굵게, 눈썹도 진하게 해주는데 저랑 중국 모델은 아이라인도 얇고 가늘게 눈썹도 거의 화장을 안해주더라고요. 그들이 보는 동양인 대로 그들 이미지대로 더욱 그렇게 만들어준다는 생각도 들고..."
평상시 모습입니다~. 술은 많이 마시진 못하지만 약간의 음주는 가능하다며.... 삽겹살을 가장 좋아한다니,, 왠지 음주가 먼 얘기가 아닌듯..ㅎ
그녀는 강조했습니다. 세계 패션계도 이제 한국,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고요. 몇년 전부터 주시되던 일이지만(예상외로 패션계는 무척 보수적입니다. 예전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질 벤시몽을 인터뷰할 때 그가 그러더군요. 80년대 말, 90년대 초반만 해도 흑인이 무대에 서는 건 터부시 됐다고요. 그의 주장에 의해 알렉 웩이 엘르 커버 모델이 됐을때 패션계는 수근거렸지만 곧 찬사를 보냈다고 하더군요. 흑인 다음에 아시아에 스포트라이트가 펼쳐진 지 몇년 안됐습니다~) 이제 아시아의 힘을 알았으니 그녀의 성공도 평탄한 듯 보입니다. "후배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뛰겠다"는 그녀의 다짐을 되새겨 봅니다. 홧팅홧팅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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