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방 중심도시에도 통근용 보통열차를.
1970년대 센다이, 히로시마, 후쿠오카 등의 지방중심도시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 도시에도 통근을 위한 단거리 도시통근열차 수요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지방에 통근용 보통열차로 쓸 수 있던건 기관차+객차 편성정도가 전부였다. 특히 센다이 지역의 센잔선이나 도호쿠본선은 남단 끝의 직류구간의 운행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됐기 때문에 1978년 직교류 병용 전동차로 417계가 새로 제작되었으며 교류지역인 후쿠오카 지역을 위해 713계가 제작되었다. 마치 우리나라가 90년대 부산-울산지역의 통근수요 증가를 고려해 CDC를 사용한 도시통근열차를 운행한것과 같은 배경이라고 볼 수 있었다.
- 417계도 역시 초기엔 아카덴 도색이었다. (사진출처 : Wikipedia Spaceaero2)
2. 지방 중심도시 운용을 고려한 설계
이미 직교류 근교형 전동차로 415계가 제작되었지만 지방 중심도시의 철도노선은 415계가 운용될 환경과는 다른점이 많았다. 승강장 높이가 980mm로 낮아 이를 고려해 출입문에 단차를 두어야 했고 도호쿠의 추운 환경을 고려한 내한내설 설계를 적용해야 했다. 따라서 별도의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직교류임을 고려해 415계의 전장품을 그대로 사용하되 차체는 많은 수가 생산된 키하 47계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측면 2도어에 출입문 사이 공간은 크로스시트, 출입문 주변은 롱시트를 배치했다. 크로스시트는 기존 415계와 같지만 커진 일본인의 평균 체형을 고려해 폭과 좌석간격을 늘렸으며 이것을 차후 근교형 전동차들에 그대로 적용했다(415계 100번대, 113계 1000번대 등)
- 417계의 실내. 출입문 옆의 롱시트에 유리벽이 설치되는 등 약간은 고급스러워졌다.
- 출입문은 낮은 승강장을 고려해 단차가 있다. 당시 제작된 키하 40계등 디젤동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3. 지방 근교형 전동차의 파이오니아.
417계는 지방 중심도시의 근교형 전동차로서는 표준적인 실내 구성을 제안했고 이는 80년대 지역밀착형 다이어전환이 시작되면서 표준적인 설계가 되었다. 하지만 417계는 3량 5개편성 총 15량의 소수만 제작되었으며 재정사정이 열악했던 80년대엔 차량 신조보다 기존 차량의 개조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면서 신제된 713계나 기존 차량을 재생한 413, 717계 정도가 이 설계를 기초로 제작되었다.
4. 직류기기는 영원히 봉인한 채...
417계는 도입 초기 적13호(아카덴) 도색으로 도입되었다. 도입후 센잔선이나 도호쿠본선의 보통열차로 활약했으며 5개편성만이 도입된 이후에는 717계나 455/457계를 근교화 개조해 사용했기 때문에 더 이상 도입되지 않았다. 게다가 쿠로이소역 이남으로의 운행도 쿠로이소역 구내가 직류승강장, 교류승강장으로 나뉘었기 때문에 쿠로이소 이남으로 내려가지도 않았다. 결국 417계의 직류기기를 써볼 기회는 제작당시 야마구치의 히타치 공장에서 하카타까지의 시운전이 전부였다.
민영화 후 녹색띠의 센다이 전용 도색으로 바꾼 후 1988년 냉방개조, 1996년 출입문 반자동 스위치 개조나 실내 개선 공사등의 개조를 받으며 30년 가까이 운행되어 오다가 E721계의 대량 도입으로 인해 2008년 6월 전 차량이 퇴역했다. 퇴역 전 근처의 3섹터회사인 아부쿠마급행이 1개편성(K-1편성)을 구매해 2018년까지 운용했으며 한개 편성은 센다이차량센터내에 있는 센다이 레일센터 연수원에서 기기취급용 훈련차량으로 2019년까지 사용되다가 폐차되었다.
- 아부쿠마급행에서 운행중인 A417계. 마찬가지로 교류만 사용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양도"가 아닌 돈을 주고 "구매"한 것이다.
(사진출처 : Wikipedia Toshinori baba)
글 : 송승학
사진 : CASSIOPEIA님, Wikipedia